채용도 아웃소싱시대…대우自販 첫 시도

  • 입력 1999년 6월 17일 19시 24분


대우자동차판매는 14일 신입사원 채용 행사를 열면서 업계 최초로 모험적인 시도를 했다.

채용과 관련된 업무를 본사 인사팀이 직접 챙기지 않고 채용 전문기관인 ㈜한국고용정보에 대행을 시킨 것. 대우자판은 행사를 마친 뒤 ‘대성공’이라고 자평했다.

우선 과거 신입사원 선발 때에 비해 경비가 절반 이하로 줄었다는 점을 내세운다. 게다가 면접을 제외한 채용 방법 결정, 행사 진행, 모집 공고 등 채용과 관련된 제반업무에서 ‘해방’된 것이 무엇보다 큰 이득이었다는 것.

업계에서는 이번 행사를 놓고 “회사의 대표적 업무라고 할 수 있는 신입사원 선발분야에까지 아웃소싱이 확산된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라는 분위기.

국내기업들의 아웃소싱 활용 분야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과거에는 임시직 고용, 급식 대행, 시설 관리 같은 간단한 수준에 머물렀지만 최근 들어선 총무 유통 의료 영업 마케팅 등 분야를 가리지 않고 확산되는 추세.

전문가들은 “아웃소싱은 원래 ‘핵심만 남기고 나머지는 맡긴다’는 개념이었는데 요즘에는 아예 ‘핵심부분까지도 효율성만 높으면 맡긴다’는 분위기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한다.

▽‘굴뚝 없는 제조업체’ 속속 등장〓지난해 10월 설립된 안경테 제조업체 ‘신영한’은 대표적인 ‘굴뚝 없는 제조업체’. 올해 매출 목표는 80억원이지만 직원은 25명에 불과하다. 분명 제조업체이지만 자체 공장도 없고 디자인실도 없다.

신영한은 국내 아웃소싱의 개념을 넘어 ‘글로벌 소싱’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해결하는 곳. 생산은 일본의 안경테 산지인 후쿠이 단지의 공장들에 맡겼고 디자인은 일본과 이탈리아의 디자인 전문업체를 이용한다.

이 회사 강화섭이사는 “회사 설립 단계에서부터 치밀한 기획을 통해 이같은 컨셉트의 회사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초기 투자비용과 디자인개발비용 등을 고려할 때 아웃소싱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판단했다는 것.

휴대전화 단말기 ‘스카이’를 만드는 SK텔레텍 역시 자체 공장을 두지 않고 있다. SK텔레텍은 제조는 국내 중소업체에, 기술개발은 일본 업체에 맡긴 뒤 제품 기획과 마케팅에만 주력하고 있는 중.

이밖에 동원산업 한국야쿠르트 필라 등 최근 신규사업에 진출하는 업체들은 대부분 제품기획과 마케팅만 담당하고 나머지는 외부에서 조달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회사의 ‘기밀’을 취급하는 전산분야를 전문업체에 맡기는 기업도 늘고 있다.

▽아웃소싱 시장 급속 성장〓아웃소싱 시장도 덩달아 급속도로 규모가 커지고 있다.

아웃소싱 전문지 ‘기업과 인재’를 발행하는 기업경제신문사의 김용관부장은 “눈만 뜨면 새로운 분야의 아웃소싱 업체가 등장하고 있어 아웃소싱 업체의 수는 추정하기도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한 전문연구기관의 최근 분석에 따르면 국내 아웃소싱 시장은 2001년이면 10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지속되면 될수록 아웃소싱의 분야는 확대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지난해 대규모 고용조정 이후 임시직 계약직 사원 고용이 일반화하면서 근로자 파견업체가 크게 늘어난 것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또 기업들이 분사를 통해 기존 업무를 분사 기업에 넘기는 것도 아웃소싱 분야 확대의 대표적 원인으로 꼽힌다.

〈금동근기자〉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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