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6과 민추협]5·16 부활하고… 민추협 갈등 분열

  • 입력 1999년 5월 16일 20시 49분


《16일은 고(故) 박정희(朴正熙)대통령과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가 주도한 5·16쿠데타 38주년이고 17일은 80년대 김대중(金大中)대통령과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주축이 됐던 민주화추진협의회 창립 15주년 기념일이다. 그러나 역사는 흘러 JP와 공동정권을 탄생시킨 DJ는 ‘박정희와의 화해’를 선언한 반면 YS는 DJ를 ‘독재자’라고 규탄하고 있다. 5·16과 민추협은 어떤 역사로 남게 될까.》

‘5·16’은 부활하는 역사이고 민추협(民推協)은 죽어가는 역사인가.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고(故) 박정희(朴正熙)대통령과의 화해를 선언하면서 5·16은 급격한 템포로 현실정치의 화두로 떠올랐다.

5·16의 주역이자 ‘유신본당’임을 자처하는 김종필(金鍾泌)국무총리는 현정권의 명실상부한 2인자다. 또 DJP간 내각제 담판을 앞두고 있고 여러 형태의 정계개편론이 거론중인 상황을 감안할 때 5·16이 현실정치의 매개가 될 가능성도 부인할 수 없다.

특히 국민회의의 전국정당화와 영남권을 향한 이른바 ‘동진(東進)전략’을 추구해온 김대통령이 화해선언 다음날인 14일 대구시 업무보고 자리에서 “내가 박전대통령과 화해한 것은 나와 영남주민 여러분이 화해한 것”이라고 강조함으로써 5·16은 이미 현실정치의 한 복판에 진입한 것이나 다름없게 됐다.

국민회의 일각에서는 ‘박정희와의 화해’가 내각제담판의 ‘접착제’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같은 현집권세력과 5·16세력간의 관계와 달리 3당합당 및 김영삼(金泳三)정권 출범 이후 서로 딴 길을 걷기 시작한 민추협세력은 점차 분열의 골을 넓혀가고 있다.

김전대통령은 김대통령을 이미 ‘독재자’로 규정했고 현정권 출범 이후 끊임없이 가능성이 타진돼온 민추협세력의 연합, 이른바 ‘민주대연합’은 물건너간 얘기처럼 취급되고 있다.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까지 ‘제2의 민주화투쟁’을 선언하면서 민주대연합의 가능성은 점점 멀어지고 있다.

다만 올해 민추협 기념식때 김대통령과 김전대통령이 이례적으로 축하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인데다 김대통령이 아직도 ‘상도동과의 화해’를 포기하지 않고있어 상황을 속단하기는 힘들다.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이와 관련, “김대통령이나 동교동계가 이인제(李仁濟)씨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는 배경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무튼 5·16과 박정희, 그리고 두김씨와 민추협이 향후 정국에서 어떤 ‘현재적 의미’를 띠게 될지 정치권은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창혁기자〉ch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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