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선거소음」 유권자는 괴롭다

입력 1998-06-01 20:10수정 2009-09-25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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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와 확성기를 이용한 선거운동이 6·4 지방선거의 두드러진 특징으로 드러나고 있지만 이로 인한 유권자들의 고통과 불편도 크다.

후보들은 선거열기도 없고 가두유세를 하더라도 사람들이 모이지 않아 전화와 확성기에 크게 의존하고 있지만 유권자들로선 때를 가리지 않고 걸려오는 전화와 밤잠을 설치게 하는 확성기 소리가 짜증스럽다.

개정 선거법은 전화의 경우 밤 11시부터 다음날 오전 6시 사이를 제외하고는 이용이 가능하도록 돼 있다. 확성기는 가두차량에 설치된 확성기의 경우 밤 10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휴대용 확성기는 밤 11시부터 오전 6시까지를 각각 제외하고는 사용이 가능하다. 제주시 도남동에 사는 주부 김모씨(36)는 요즘 전화공포증에 시달리고 있다. 단체장과 광역 및 기초의원 후보들로부터 하루 10여통이 넘게 지지를 부탁하는 전화가 걸려오기 때문이다. 김씨는 깜짝 깜짝 놀라게 하는 벨소리가 싫어 낮에는 아예 아이들을 데리고 놀이터로 나간다.

부산시의 각 구별 선관위에는 하루 4∼5통씩 전화홍보에 항의하는 유권자들의 전화가 걸려오고 있다. 울산시를 비롯한 경남지역의 다른 선관위들도 사정은 비슷하다.

전화홍보에 대한 후보들의 집착은 대단하다. 국민회의 하일민(河一民)부산시장후보의 경우 오전 오후 두 차례에 걸쳐 60명씩의 자원봉사자들이 전화로 지지를 호소하는데 통화량이 하루 8천∼9천통에 이른다. 부산시 선관위 관계자들은 광역의원과 기초단체장 후보까지 합치면 후보당 하루 통화량이 5백통이상이라고 집계했다.

경기도도 마찬가지. 국민회의 임창열(林昌烈)도지사후보와 한나라당 손학규(孫鶴圭)후보는 38개 지구당별로 5∼10명 규모의 전화홍보팀을 가동하고 있는데 지구당별 통화량이 하루 1천∼2천통에 달한다고 관계자들은 말했다.

여기에 ‘확성기 유세’가 가세하고 있다. 대구시 선관위에는 확성기 소음에 항의하는 전화가 하루 20∼30건씩 쏟아지고 있다. 사정은 부산 광주 충청도 등 다른 지역도 같다. 부산 영도구 동삼동 주공아파트 주민 최은희씨(33)는 “후보자들이 아예 아파트 단지 입구에 차량을 세워 놓고 밤늦은 시간까지 확성기를 틀어대 5세된 아이가 잠을 못자고 있다”고 말했다.

〈전국종합〓6·4선거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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