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시대]경찰조직 변화 예고…「지방경찰제」도입 밝혀

  • 입력 1997년 12월 20일 20시 03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 당선자가 공약사항인 지방경찰제 도입을 거듭 천명함에 따라 경찰 조직의 변화가 불가피하게 됐다.

경찰 내부에서는 대체적으로 지방경찰제 도입이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반응이다.

경찰은 그러나 차기 통치자의 의지가 확고한 만큼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드는데 주력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외국의 지방경찰제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에 돌입했다.

현재 경찰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지방자치제가 뿌리를 내린 서구 선진국가들과는 달리 국내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지방 경찰제가 도입될 경우 예산 확보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는 점.

지방 경찰청장에 대한 임명권이 지방자치단체장의 권한 아래로 들어갈 경우 전국적인 협조체제에서도 많은 문제점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것 또한 경찰의 입장.

이같은 우려때문에 경찰은 중앙과 지방 경찰이 이원화돼있는 미국식 경찰제보다는 중앙과 지방경찰이 적절히 섞여 있는 일본식 경찰제를 표본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다.

일본의 지방경찰은 총경급이상 간부는 국가가 임명하는 등 국가보조금 비중이 높은 편이다.

경찰은 지방 경찰제가 도입되더라도 경찰권 모두를 지방자치단체에 넘기기보다는 부분적인 이양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지역특성에 따라 업무의 변화가 심한 교통과 방범 분야는 지방자치단체장의 지휘아래 두고 전국적인 협조가 필요한 대공과 경비 분야는 중앙경찰이 맡아서 업무를 처리하는 형태를 말한다.

이 경우 범죄 수사권의 주도권을 누가 행사하느냐가 논의의 핵심. 경찰이 고심하는 것도 바로 이 부분으로 사안에 따라 중앙경찰과 지방경찰이 적절히 권한을 배분한다는 원칙론 외에 뚜렷한 세부지침을 만들기 어렵다는 것이 경찰의 고민이다.

한편 검찰은 지방 경찰제가 도입되더라도 경찰이 검찰의 지휘아래 있는 만큼 지방 경찰청장의 임명권 등 몇가지 현실적인 문제만 명확히 정리된다면 큰 문제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현두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