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機 사고원인]NTSB 『통제된 항공기 지상충돌』

  • 입력 1997년 8월 8일 19시 46분


미국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가 7일 KAL 747기 추락사고를 「통제된 항공기의 지상충돌(CFIT)」 범주에 포함시킬 수 있다고 시사함에 따라 이 범주의 내용과 의미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CFIT는 기체에 이상이 없고 조종사가 비행기를 완전히 통제하고 있어서 사고가 날 수 없는 상황인데도 비행기가 산이나 건물에 충돌하는 사고. NTSB의 괌 사고현장 조사책임자인 조지 블랙위원은 이날 미 NBC 방송과의 전화인터뷰에서 『블랙박스의 부분적 판독결과 이번 사고는 CFIT일 가능성이 높으며 조종사들이 충돌직전까지 비상상황을 전혀 눈치채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가 밝힌 조종실내부 상황도 이상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조종실내의 대화가 극히 일부였다』는 점이 그렇다. 비상상황을 알았을 경우 조종실안은 이상파악 구조요청 등 고함과 대화로 가득차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CFIT는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항공기 사고. 전체 비행기사고의 80%가 CFIT다. 또 인명피해도 끔찍해 미항공안전재단(FSF)에 따르면 91∼95년 세계적으로 3천명 이상이 이 사고로 사망했다. 지난해 4월 크로아티아에서 론 브라운 미 상무장관을 포함, 32명을 태운 공군 737기가 공항 도착 직전에 안개 낀 주변 산등성이를 들이받고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숨진 사고는 전형적인 CFIT. 또 95년 콜롬비아 칼리 부근에서 1백60명이 탄 아메리칸 항공 소속 보잉 757기가 추락, 1백56명이 숨진 사고도 역시 이 유형으로 분류된다. CFIT는 흔히 △야간비행이나 시계가 나쁜 악천후 속에서의 비행 △조종사의 이 착륙 기능 미숙 △공항 관제탑의 유도 불량 △지상 접근시 경고시스템(GPWS)의 미비 등이 그 원인으로 지적된다. CFIT를 줄이기 위해 NTSB는 1976년부터 미국내의 모든 항공기는 GPWS를 설치하도록 의무화했다. GPWS는 비행기가 고도를 너무 낮춰 지상에 충돌하려고 할 경우 『고도 급상승, 급상승』이란 경고신호를 발하게 돼 있다. 〈워싱턴〓이재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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