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안양 장석광산/70년간 국내 최고품질 명성

입력 1997-06-25 07:50수정 2009-09-26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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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날리던」 사람이나 물건도 시대가 변하면 쇠락하고 사라진다. 그러나 국내 최고품질의 장석(長石)생산지로 유명했던 경기 안양장석광산이 폐광위기에 몰려있는 모습은 보기에도 안타깝다. 경기 여주 이천 등지의 이름난 도요지에서 사가는 안양장석은 좋은 품질의 유약재료로 유명했다. 장석은 질그릇 사기 유리 성냥 비료의 원료로 두루 쓰이지만 특히 도자기 유약재료로 요긴한 광물. 도심에서 10분거리인 석수동 안양유원지 옆에 자리해 지난 70여년간 이름을 날렸던 안양장석광산은 값싼 수입품에 밀려 폐광위기를 맞고 있다. 지난 20년대초 개발돼 안양 토박이들에게 「백토광(白土鑛)」으로 잘 알려진 이 광산의 전성기는 요업경기가 한창이던 지난 70년대, 한달 판매량 7백t을 채굴하기 위해 50여명의 광부가 비지땀을 흘렸고 취직하기 어려운 직장의 하나였다. 그러나 지난 90년대초부터 값싼 북한과 중국산 장석이 수입되면서 뒷걸음질쳐 이제는 3명만이 남았다. 공장과 창고 등 사람들로 북적대던 건물 15채는 주변 그린벨트의 울창한 삼림속에 폐가처럼 보인다. 한달 평균 40여t을 팔지만 유지비도 안될 정도인데다 재고량은 1년분 이상이 쌓여있다. 올해는 아예 장석채취를 위한 발파작업을 한번도 하지 않았다. 지하 1백m까지 뚫린 5백여m의 터널 주변을 이삭줍듯 채굴해도 5년은 팔 수 있는 양이 나오기 때문이다. 28년째 이 광산에서 일하는 金鐘珍(김종진·51)서울사업소장은 『경제성은 전혀 없지만 그나마 문을 닫지 않기 위해 3명이 버티고 있다』며 『진입로만 정비해도 굴을 이용한 농수산물 저온창고 등 업종전환을 해볼 텐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그린벨트내에 있어 진입로 개설이나 용도변경이 불가능한 이 광산을 주변 유원지 등과 연계해 활용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안양〓이헌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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