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보수사/은행장 혐의]「申·禹씨 뇌물수수」초점

  • 입력 1997년 2월 4일 20시 34분


대검 중앙수사부(부장 崔炳國·최병국 검사장)가 4일 한보철강에 대한 대출과 관련, 거액의 커미션을 받은 혐의로 申光湜(신광식)제일은행장 禹찬목조흥은행장 李炯九(이형구)전산업은행총재를 소환함에 따라 이들에 대한 수사방향과 신병처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수부의 현직 은행장 소환은 곧 구속을 의미하는 만큼 신행장과 우행장은 구속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신행장은 지난해 5월 李喆洙(이철수)전행장의 구속으로 취임한 뒤 짧은 기간에 2천2백55억원을 한보철강에 대출해 주면서 3억원대의 뇌물을 받은 혐의에 대해 집중추궁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우행장은 95년 2월부터 2천5백47억원을 대출해준 경위에 대해 조사를 받고 있다. 이전총재의 경우 대출비리보다는 지난 94년 한보에 대한 12억달러의 외화시설자금 대출을 추진할 때 외압이 있었는지에 대해 수사의 초점이 모아질 전망이다. 4일 소환되진 않았지만 현재 출국이 금지돼 있는 나머지 전현직 은행장들도 鄭泰守(정태수)한보그룹 총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으나 현재까지는 구체적인 수뢰내용을 밝혀내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현직은행장 4명을 줄줄이 구속할 경우 금융계에 미칠 충격과 파장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어 전원구속은 피할 전망이다. 「은행계의 꽃」인 은행장들이 문민정부 검찰의 사정칼날에 추풍낙엽처럼 떨어지고 있는 이유는 금융계의 구조적인 대출비리 때문이다. 자금이 부족한 기업이 뭉칫돈을 써서라도 은행 대출을 받으려고 하는 상황에서 대출커미션은 공공연한 관행으로 자리잡고 있다. 6공 때까지 은행장 비리는 일종의 성역이었으나 문민정부 초기 사정바람으로 이 성역이 깨져버려 거액대출비리 때마다 은행장들이 수사표적이 되고 있다. 〈서정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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