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의원 휴폐업표정]아픈 아기업은 부모들 발 동동

  • 입력 1996년 11월 20일 20시 42분


서울 강남구 신사동 운호병원앞. 오후 1시부터 「진료안함」이라는 팻말이 병원정문에 나붙었다. 이날 이 병원에는 휴진여부를 묻는 전화가 1백여통이나 걸려왔고 직접 병원을 찾았다 발걸음을 돌린 환자도 60여명이나 됐다. 난시교정 수술을 받기 위해 이 병원을 찾은 주부 張惠淑(장혜숙·35·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씨는 『집에서 1시간이나 걸려 왔는데 진료를 안한다니 황당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는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인근의 호산병원 역시 이날 오전 예약손님만 진료를 하고 오후가 되자 과별로 한명 정도씩 응급의사만 남겨 놓고 나머지 의사는 모두 강남성모병원의 토론회장으로 갔다. 감기기운이 있는 아이를 데리고 서울 구의동 윤형선소아과를 찾은 金貞女(김정녀·51)씨는 『방송을 통해 휴진소식은 들었으나 급한 마음에 달려왔다』며 『다른 곳과 달리 생명을 다루는 병원이 한꺼번에 문을 닫으면 어떡하느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개인병원이 몰려 있는 서울 여의도 거평플라자 건물에는 서울시 의사회가 만든 「서울 강남성모병원 대강당에서 오후 1시부터 열리는 의료정책바로세우기 대토론회 참석 관계로 오후 5시까지 휴업합니다」라는 안내문이 내걸렸다. 이날 개인병원의 휴진으로 영동세브란스 삼성의료원 강남성모병원 등 강남지역의 대형종합병원과 각 구청 보건소에는 평소보다 많은 환자가 몰렸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일병원은 밀려드는 환자들 때문에 이날 진료마감시간을 오후 3시반에서 오후 6시로 연장했다. 하지만 개인병 의원들이 지난 19일 환자를 진료하면서 이틀치 약을 지어주거나 예약환자는 미리 전화연락을 해 20일 오전에 대부분 진료를 하는 바람에 전체적으로 큰 혼란은 일어나지 않았다. 병 의원에 비해 약국은 대부분 문을 열었다. 〈宋平仁·金靜洙·田承勳·李澈容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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