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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식의 한시 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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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공의 솜씨[이준식의 한시 한 수]〈276〉

    화공의 솜씨[이준식의 한시 한 수]〈276〉

    섬돌 아래 가득 핀 붉은 꽃을 좋아하여, 사람 불러 그걸 부채에 그려 넣으랬지.붓질 따라 잎사귀 들쭉날쭉 돋았고, 가벼운 바람 타고 꽃송이가 차례로 피어났지.벽에다 걸어두자 여러 번 나비가 날아들었고, 제아무리 흔들어도 꽃잎이 이끼 위에 떨어질 염려 없었지.땅 없이 뿌리 내렸으니 이게…

    • 2024-0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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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은의 노래[이준식의 한시 한 수]〈275〉

    보은의 노래[이준식의 한시 한 수]〈275〉

    산 위의 푸른 솔과 길 위의 먼지, 구름과 진흙, 이런 사이인데 어찌 친해질 수 있나요.세상 사람들은 야윈 명마를 싫어하건만, 그대만은 가난한 인재라도 마다않으셨지요.천금을 준다 해도 성격은 못 바꾸지만, 일단 약속했다면 저는 목숨까지도 내놓지요.이 서생이 고마움을 모른다 마소서. 작…

    • 2024-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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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조 몰락의 그늘[이준식의 한시 한 수]〈274〉

    왕조 몰락의 그늘[이준식의 한시 한 수]〈274〉

    남편은 전쟁 나가 죽고 띠집 혼자 지키는데, 거친 삼베옷에 머리칼은 푸석하다.뽕나무 없어져도 여전히 세금을 내야 하고, 밭이 황폐해져도 아직 경작세를 걷는다.자주 들풀 뽑아 뿌리째 삶는데, 즉석에서 잎 달린 생나무를 잘라 불을 지핀다.제아무리 깊은 산속보다 더 깊이 들어가도, 세금과 …

    • 2024-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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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집 마련의 꿈[이준식의 한시 한 수]〈273〉

    내 집 마련의 꿈[이준식의 한시 한 수]〈273〉

    수도 장안에서 벼슬한 지 20년, 가난한 삶이나마 즐길 만한 거처가 없네.집 가진 달팽이가 외려 늘 부러웠고, 제 몸 건사할 줄 아는 쥐가 차라리 더 나을 판.오직 바라는 건 송곳 꽂을 만큼의 작은 땅, 목각 인형처럼 떠도는 신세만 면했으면.내 집이라 할 수만 있다면 대만족, 습하고 …

    • 2024-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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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궁녀의 비애[이준식의 한시 한 수]〈272〉

    궁녀의 비애[이준식의 한시 한 수]〈272〉

    궁녀들 일찍 일어나 웃으며 인사 나누는데,계단 앞 비질하는 사내 하나가 도무지 낯설다.사내에게 금붙이와 돈 건네며 앞다투어 묻는 말,바깥세상도 이곳과 비슷한가요?(宮人早起笑相呼, 不識階前掃地夫. 乞與金錢爭借問, 外頭還似此間無.) ―‘궁중의 노래(궁사·宮詞)’ 왕건(王建·약 …

    • 2024-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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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국지색[이준식의 한시 한 수]〈271〉

    경국지색[이준식의 한시 한 수]〈271〉

    음악가 이연년이 한 무제 앞에서 불렀다는 노래. 미녀가 보내는 눈길 한두 번에 온 성, 온 나라의 운명이 좌우된다? 세상 어디에 그런 미녀가 있느냐고 황제가 궁금해하자 곁에 있던 누이 평양(平陽) 공주가 지금 노래하는 저 음악가의 누이가 바로 그 미녀라고 귀띔했다. 후일 황제는 이연년…

    • 2024-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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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씁쓸한 다짐[이준식의 한시 한 수]〈270〉

    씁쓸한 다짐[이준식의 한시 한 수]〈270〉

    적적하게 지내며 결국 무얼 기다리나. 날마다 부질없이 홀로 돌아오는 걸.방초 찾아 자연으로 떠나가려니, 친구와 헤어짐이 못내 아쉬울 따름.세도가 중 그 누가 날 도와주랴. 세상에 날 알아주는 이 정말 드무네.그저 적막한 삶을 지켜야 할지니, 돌아가 고향집 사립문을 잠글 수밖에.(寂寂竟…

    • 2024-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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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인을 그리며[이준식의 한시 한 수]〈269〉

    은인을 그리며[이준식의 한시 한 수]〈269〉

    사명산에 자칭 광객(狂客)이 있었으니, 풍류로 이름난 하계진(賀季眞)이지.장안에서 처음 만났을 때, 나를 ‘하늘에서 쫓겨난 신선’이라 불러주었지.그 옛날 그리도 술 좋아하시더니, 이제 소나무 아래 흙으로 돌아갔네.금 장식 거북으로 술 바꿔 마시던 곳, 그 추억에 눈물이 수건을 적시네.…

    • 2024-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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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조[이준식의 한시 한 수]〈268〉

    길조[이준식의 한시 한 수]〈268〉

    어젯밤 치마끈이 저절로 풀어지더니, 오늘 아침엔 거미가 날아들었네.연지분을 이젠 못 버리겠네. 분명 낭군이 돌아올 징조이려니.(昨夜裙帶解, 今朝蟢子飛. 鉛華不可棄, 莫是藁砧歸.)―‘옥대체(玉臺體)’·권덕여(權德輿·759∼818)치마끈이 저절로 풀리고 아침부터 거미가 날아드는 걸 보자 …

    • 2024-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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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방 거사의 노래[이준식의 한시 한 수]〈267〉

    낙방 거사의 노래[이준식의 한시 한 수]〈267〉

    전시(展試) 합격자 명단에서 어쩌다 장원의 기대가 사라졌네./성군의 시대가 잠시 현명한 인재를 버렸으니, 나는 어디로 가야 하나./좋은 기회를 놓친 마당에 내 어찌 맘껏 하지 못하랴. 이해득실 따져 봐야 아무 소용 없지./재능 넘치는 사인(詞人), 나야말로 벼슬 없는 공경대부라네.(1…

    • 2024-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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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꿎은 원망[이준식의 한시 한 수]〈266〉

    애꿎은 원망[이준식의 한시 한 수]〈266〉

    갈매기, 해오라기와 원앙이 같은 연못에 살다니 저들은 날개가 서로 안 어울린다는 걸 알아야지.봄의 신, 꽃을 위해 주인 노릇 못할 바엔 차라리 연리지가 안 자라나게 했어야지.(鷗鷺鴛鴦作一池, 須知羽翼不相宜. 東君不與花爲主, 何似休生連理枝.)―‘근심(수회·愁懷)’ 주숙진(朱淑真·약 11…

    • 2024-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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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완곡한 초대[이준식의 한시 한 수]〈265〉

    완곡한 초대[이준식의 한시 한 수]〈265〉

    요즘 들어 한(韓) 대감께서 저를 멀리하신다는 걸 제가 잘 알지요.주량이 세시니 저희 집 단 술이 못마땅하실 테고, 재주 빼어나시니 보잘것없는 제 시가 우습겠지요.한때는 나지막이 시 읊으며 달빛을 거닐고, 한가로이 술에 취해 꽃을 즐기기도 했었는데.우리가 똑같이 가진 걱정 하나, 봄바…

    • 2024-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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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정도 병[이준식의 한시 한 수]〈264〉

    다정도 병[이준식의 한시 한 수]〈264〉

    시들시들 사라져가는 붉은 꽃잎, 아직은 자그마한 푸른빛 살구.제비가 날아드는 시절, 마을을 휘돌아 흐르는 푸른 강물. 가지 위 버들개지 바람에 날려 줄어들지만, 하늘가 어디엔들 방초(芳草)가 없으랴.담장 안엔 그네, 담장 밖에는 길. 담장 밖엔 행인, 담장 안에선 미인의 웃음소리.웃음…

    • 2024-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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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뒤늦은 발길[이준식의 한시 한 수]〈263〉

    뒤늦은 발길[이준식의 한시 한 수]〈263〉

    꽃을 너무 늦게 찾아온 게 한스럽구나. 그 옛날 아직 피지 않았을 때 본 적이 있었는데.지금은 바람이 흔들어 꽃잎이 낭자하게 흩어졌고, 푸른 잎은 녹음이 되고 가지엔 열매가 가득하구나.(自恨尋芳到已遲, 往年曾見未開時. 如今風擺花狼藉, 綠葉成蔭子滿枝.)―‘꽃을 한탄하다(탄화·歎花)’ 두…

    • 2024-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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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집간 딸을 그리며[이준식의 한시 한 수]〈262〉

    시집간 딸을 그리며[이준식의 한시 한 수]〈262〉

    황량한 들판 연기, 차가운 비에 더욱 서글퍼지는 이 마음.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러 옷깃이 다 젖는다.그 옛날 모래톱 파란 풀이 봄바람에 흔들리던 거 말고는,네가 강을 건너 시집가던 그때 본 그대로구나.(荒煙涼雨助人悲, 淚染衣巾不自知. 除卻春風沙際綠, 一如看汝過江時.) ―‘오씨 집안에 …

    • 2024-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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