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공유하기
기사 376
구독 213




![웃음, 그 한순간의 마법[이준식의 한시 한 수]〈331〉](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5/08/28/132276853.4.jpg)
자넨 기품이 있고 웃는 모습이 사랑스러우니, 자주 활짝 웃음 짓는 게 좋을 듯하네.누군가의 웃음으로 자리에 생기가 돋아나다니.노래하다 눈살 찌푸릴 대목에선 외려 옅은 미소를 띠고, 술 취해 웃을 차례엔 외려 살짝 미간 찌푸린다.적절하게 낯 찌푸리고 또 웃음 지으니 분위기가 한결 활기를…
![백발 앞에서 묻다[이준식의 한시 한 수]〈330〉](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5/08/21/132232207.1.jpg)
어제 홍안이었던 얼굴이 늙은이가 되고, 순식간에 댕기 머리가 백발로 변했구나.일평생 겪은 마음 상한 일 그 얼마이던가. 불문(佛門)에 귀의하지 않으면 어디에서 시름을 달래랴.(宿昔朱顔成暮齒, 須臾白髮變垂髫. 一生幾許傷心事, 不向空門何處銷.)―‘백발을 탄식하다(탄백발·嘆白髮)’ 왕유(王…
![강 건너의 관객[이준식의 한시 한 수]〈329〉](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5/08/14/132191454.1.jpg)
약야계 냇가에서 연밥 따는 아가씨, 연꽃 사이로 웃으며 사람들과 얘기하네.햇살 비치자 고운 얼굴 물속에 환하게 번지고, 바람 불자 향긋한 소맷자락 허공 속에 나풀댄다.나들이 즐기는 강기슭의 사내들은 뉘 집 자제일까. 삼삼오오 수양버들 사이로 얼쩡거린다.흩날리는 꽃 사이로 울부짖으며 내…
![피서의 참맛[이준식의 한시 한 수]〈328〉](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5/08/07/132147169.3.jpg)
온 집안이 숲속 연못에서 여름 더위 식히나니, 속세를 떠나온 듯 탁 트이는 마음.누가 맑은 바람의 값을 따지는가. 한가로움보다 더한 즐거움은 없으리니.고기 얻은 물새처럼 늘 스스로 만족하고, 비 머금은 산마루 구름처럼 한가로이 오락가락.술 취하면 무엇이 몽롱한 정신을 깨울까. 하고많은…
![우뚝한 젊은 결기[이준식의 한시 한 수]〈327〉](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5/07/31/132110679.1.jpg)
비래봉 위 높다라니 우뚝 솟은 탑,듣자니 닭 울면 해가 솟는다 하네.뜬구름 시야를 가려도 두렵지 않음은이 몸이 가장 높은 곳에 있기 때문이라네.(飛來山上千尋塔, 聞說鷄鳴見日昇. 不畏浮雲遮望眼, 自緣身在最高層.)―‘비래봉에 올라(등비래봉·登飛來峰)’ 왕안석(王安石·1021∼1086)장엄…
![황혼의 악수[이준식의 한시 한 수]〈326〉](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5/07/24/132067800.1.jpg)
여러 해 못 만났다, 만나고 나니 외려 마음이 아리네.싸락눈처럼 쏟아지는 내 눈물. 아, 자네 머리는 명주실처럼 하얘졌구나.비탄에 잠긴 채 서로 손을 맞잡은 지금, 하필이면 꽃이 지는 시절이라니.오늘 밤은 여한 없이 한껏 취해보세. 어차피 인생이란 허둥지둥 흘러가는 것을.(年年不相見,…
![황제의 시심[이준식의 한시 한 수]〈325〉](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5/07/17/132024330.1.jpg)
밤비가 배의 창문을 두드려, 때마침 달콤한 꿈에서 깨어나다.귓가엔 감미로운 빗소리 맴돌고, 이불을 덮으니 냉기조차 사라진다.이곳 남쪽 땅은 벌써 촉촉해졌는데, 북쪽 땅 생각하니 두고두고 마음에 걸린다.순식간에 빗소리는 점점 잦아드는데, 마음 뒤숭숭하여 좀처럼 잠을 이룰 수 없네.(夜雨…
![이백을 향한 만가[이준식의 한시 한 수]〈324〉](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5/07/10/131980335.1.jpg)
채석 강변 이백의 묘, 무덤을 감싸고 아득히 구름까지 이어진 들풀.슬프다! 삭막한 무덤에 갇힌 유골. 한때는 경천동지할 문장을 남겼거늘.무릇 시인들은 대부분 운세가 사나웠는데, 그중 이백보다 더 불운한 이는 없으리.(采石江邊李白墳, 繞田無限草連雲. 可憐荒壟窮泉骨, 曾有驚天動地文.但是詩…
![시인의 딜레마[이준식의 한시 한 수]〈323〉](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5/07/03/131937219.1.jpg)
하인이 닭을 묶어 장에 내다 팔려는데, 묶인 닭은 다급해서 소리 지르며 앙탈한다.닭이 벌레 잡아먹는 걸 미워하는 식구들, 닭이 팔려 가면 삶겨져 죽는다는 건 모르는구나.벌레든 닭이든 사람에게 뭐 그리 대수인가. 하인더러 닭을 풀어주라고 호통을 쳤다.닭과 벌레의 득실을 따지자면 끝이 없…
![대담한 유혹[이준식의 한시 한 수]〈322〉](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5/06/26/131893334.1.jpg)
연회석엔 붉은 비단, 장막은 비취빛 비단, 술자리 시중드는 아리따운 미녀.나이는 열대여섯, 내 재능을 존중하기라도 하듯 술 그득 채워 내게 권한다.검푸른 긴 눈썹, 붉고 작은 입술, 내 귀에 대고 소곤대는 말.“버들 그늘이 짙게 드리운 길모퉁이, 그곳이 제집이에요. 문 앞엔 불그레 살…
![은밀한 연모[이준식의 한시 한 수]〈321〉](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5/06/19/131845210.1.jpg)
어젯밤의 별, 어젯밤에 불던 바람. 화려한 누각의 서편, 계수나무 안채의 동쪽.내 몸에 화려한 봉황의 두 날개 없어 다가갈 순 없지만,마음은 무소의 뿔처럼 영험하게 서로 통하는 데가 있었지.자리 띄어 앉아 고리돌리기 놀이하며 봄 술을 즐기거나, 편 갈라 물건 알아맞히기 놀이할 땐 촛불…
![공명심이 빚은 오욕[이준식의 한시 한 수]〈320〉](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5/06/12/131797928.1.jpg)
잠시 군왕의 옥 채찍을 빌려,연회석에 앉아 오랑캐 포로들을 지휘하리.남풍이 먼지 쓸 듯 오랑캐를 잠재우고,이 몸 서쪽으로 장안 황제 곁으로 나아가리라.(試借君王玉馬鞭, 指揮戎虜坐瓊筵. 南風一掃胡塵靜, 西入長安到日邊.)―‘영왕의 동쪽 순행을 찬양하다(영왕동순가·永王東巡歌)’ 제11수 이…
![별난 권주가[이준식의 한시 한 수]〈319〉](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5/06/05/131755432.1.jpg)
유리 술잔, 호박빛 짙은 술, 작은 술통에서 떨어지는 진주빛 붉은 술방울.용을 삶고 봉을 구우니 옥 같은 기름이 자글자글,비단 휘장 수놓은 장막에 감도는 향긋한 바람.용 문양 피리를 불고 악어가죽 북을 치면, 하얀 이의 미녀는 노래하고, 가는 허리 미녀는 춤을 춘다.하물며 푸른 봄날 …
![봄의 끝자락에서[이준식의 한시 한 수]〈318〉](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5/05/29/131714787.1.jpg)
가는 봄이 아쉬워 술에 젖은 나날들, 깨어 보면 옷자락엔 덕지덕지 술자국.꽃잎 뜬 작은 물줄기는 큰 시내로 흘러가고, 비 머금은 조각구름은 외로운 마을로 들어오네.한가해지니 꽃 시절은 더 원망스럽고, 외진 곳이라 옛 친구의 혼백조차 불러내기 어렵네.부끄럽구나, 꾀꼬리의 갸륵한 마음. …
![행운을 안긴 시[이준식의 한시 한 수]〈317〉](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5/05/22/131666633.1.jpg)
대갓집 자제들 앞다퉈 그대 뒤꽁무니 쫓았지만미녀 녹주(綠珠)가 그랬듯 그댄 그저 비단 수건에 눈물만 떨구었지.귀족 집안에 들어갔으니 거긴 바다처럼 깊은 곳.그로부터 이 몸은 완전 남이 돼버렸지.(公子王孫逐後塵, 綠珠垂淚滴羅巾. 侯門一入深如海, 從此蕭郞是路人.)―‘떠나버린 여종에게(증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