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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상을 향한 비아냥[이준식의 한시 한 수]〈15〉](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7/12/96438386.1.jpg)
《수많은 집 허물어 연못 하나 만들고/복숭아 자두 대신 장미를 심었구나. 장미꽃 지고 가을바람 불 때 되면/정원에 가시만 가득한 걸 그제야 아시겠지. (破却千家作一池, 不栽桃李種薔薇. 薔薇花落秋風起, 荊棘滿庭君始知.) ―‘흥화사 정원에 부치는 시(題興化寺園亭)’(가도·賈島·779∼84…
![담대한 낙천주의[이준식의 한시 한 수]〈14〉](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7/05/96334870.1.jpg)
《해는 산등성이에 기대어 스러지고/황하는 바다로 흘러드네. 천리 아득한 곳을 바라보고자/다시 한 층을 더 올라가네. (白日依山盡 黃河入海流 欲窮千里目 更上一層樓)―‘관작루에 올라(登관雀樓)’(왕지환·王之渙·688∼742)》높다란 누각에 올라 산 너머 낙일(落日·지는 해)과 바다로 흘러…
![〈13〉옛사람의 사랑 맹세[이준식의 한시 한수]](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6/28/96223649.1.jpg)
《하늘이시여!/내 님과 사랑을 맺어/오래오래 끊어지지 않으리라./산줄기가 없어지고 강물이 다 마르고/겨울에 천둥이 쾅쾅거리고/여름날 눈보라가 치고/저 하늘과 땅이 합쳐진다면 그때는 기꺼이 님과 헤어지리다. (上邪! 我欲與君相知, 長命無絶衰. 山無陵, 江水爲竭, 冬雷震震, 夏雨雪, 天地…
![[이준식의 한시 한 수]〈12〉달빛 속의 혼술](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6/21/96095271.1.jpg)
하늘이 술을 사랑하지 않았다면/주성이란 별이 하늘에 없었겠고, 땅이 술을 좋아하지 않았다면/땅에도 분명 주천이란 지명은 없었으리. 천지가 다 술을 사랑했으니/술 좋아하는 게 부끄러운 일은 아니지. 청주는 성인에 비견된다 들었고/탁주는 현자와 같다고들 말하지. 성인 현자가 다 술을 마셨…
![[이준식의 한시 한 수]〈11〉시인의 눈물](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6/14/95987450.1.jpg)
앞으로는 옛사람 보이지 않고/뒤로는 올 사람 볼 수가 없네. 천지의 아득함을 생각하면서/홀로 비통에 잠겨 눈물 흘리네. (前不見古人, 後不見來者. 念天地之悠悠, 獨愴然而涕下) ―‘유주대에 올라’(진자앙·陳子昻·661∼702) 암울한 현실을 마주한 시인의 비탄을 노래했다. 옛사람 혹은…
![[이준식의 한시 한 수]〈10〉백거이의 中隱](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6/07/95879546.1.jpg)
《능숙하니 서투니, 잘났니 못났니 서로 시시비비하지만 / 흠뻑 취해 세상만사 다 잊은들 어떠리 그대 아실 테지, 천지는 공교롭게도 넓고 또 좁아서 / 보라매든 봉황이든 제 흥대로 난다는 걸. (巧拙賢愚相是非, 何如一醉盡忘機. 君知天地中寬窄, 雕악鸞皇各自飛.) ―‘술을 마주하고(대주·對…
![[이준식의 한시 한 수]〈9〉조식의 칠보시<七步詩>](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5/31/95782192.1.jpg)
콩을 삶아 국 끓이는데/메주 걸러 국물 낸다. 콩대는 솥 아래서 타고/콩알은 솥 안에서 눈물 흘린다. 본래 같은 뿌리에서 태어났거늘/어찌 이리도 다급하게 졸여대는지. ―‘칠보시(七步詩)’(조식·曹植·192∼232)삼국시대 위왕(魏王) 조조(曹操)에게는 시문에 뛰어난 두 아들 조비(曹丕…
![[이준식의 한시 한 수]〈8〉비단 다섯묶음 값, 모란](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5/24/95676329.1.jpg)
뜰 앞 작약은 요염하되 품격이 없고/연못 연꽃은 정갈하되 운치가 모자라지. 모란만이 천하에서 가장 빼어난 꽃,/꽃 피는 시절이면 온 장안이 시끌벅적.(庭前芍藥妖無格, 池上芙蓉淨少情. 唯有牡丹眞傾色, 花開時節動京城.) ―‘모란 감상(상모란·賞牡丹)’(유우석·劉禹錫·772∼842) 옛사…
![[이준식의 한시 한 수]〈7〉대나무의 절개](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5/17/95564024.1.jpg)
청산을 꽉 깨물고 놓아주지 않더라니/알고 보니 그 뿌리가 바위틈에 박혀 있었네./수천만 번 갈고 내리쳐도 여전히 꿋꿋하리니./제아무리 바람이 사방에서 몰아칠지언정. (咬定靑山不放송, 立根原在破巖中. 千磨萬擊還堅勁, 任爾東西南北風.) ―‘죽석(竹石)’(정섭·鄭燮·1693∼1765) 시…
![[이준식의 한시 한 수]〈6〉라일락의 가녀린 몸매](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5/10/95459978.1.jpg)
느긋한 강촌 생활, 아무도 묻는 이 없어/십 년 구름 밖에서 취한 듯 지냈구나. 라일락 바지런히 꽃망울을 터뜨리면/가지마다 한바탕 봄기운 번져나리니. (江上悠悠人不問, 十年雲外醉中身. 殷勤解却丁香結, 縱放繁枝散誕春) ―‘정향(丁香)’(육구몽·陸龜蒙·미상∼881?) 유난스레 오진 라일…
![[이준식의 한시 한 수]〈5〉모정, 그 따사로운 봄 햇살](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5/03/95363107.1.jpg)
자애로운 어머니의 손에 들린 실/길 떠나는 아들의 몸에 걸칠 옷. 떠날 무렵 오밀조밀 박음질하시는 건/행여 더디 올까 걱정하신 때문이려니. 누가 말했나, 한 치 풀 같은 마음이/석 달 봄 햇살의 은혜를 갚을 수 있다고. (慈母手中線 遊子身上衣 臨行密密縫 意恐遲遲歸 誰言寸草心 報得三春…
![[이준식의 한시 한 수]〈4〉절체절명의 연애편지](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4/26/95236836.1.jpg)
붉은색이 푸르게 보이는 건 심란한 마음 탓/초췌해진 몰골은 임 생각 때문이지요. 날마다 흘린 눈물이 미덥지 않으시다면/상자 열어 다홍치마에 묻은 눈물 얼룩 보시어요. (看朱成碧思紛紛, 憔悴支離爲憶君. 不信比來長下淚, 開箱驗取石榴裙) ―‘여의낭(如意娘)’(무측천·武則天·624∼705) …
![[이준식의 한시 한 수]〈3〉시대의 봄](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4/18/95118614.2.jpg)
‘나라는 망가져도 산하는 여전하여/성 안에 봄이 들어 초목만 무성하다. 시국을 생각하니 꽃을 보아도 눈물이 흐르고/이별이 한스러워 새 소리에도 놀란다. 봉화는 석 달 내내 사그라지지 않으니/집에서 오는 편지는 만금의 가치. 흰머리 긁적이자 더욱 짧아져/아예 비녀조차 꽂지 못할 듯.’ …
![[이준식의 한시 한 수]〈2〉양귀비 찬가](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4/12/95015053.1.jpg)
‘옷을 보니 구름이요, 얼굴 보니 꽃이로세/봄바람은 난간을 스치고 이슬은 더없이 영롱하네 군옥산 산마루에서나 볼 선녀가 아니라면/요대의 달빛 아래서나 만날 선녀임이 분명하네 (雲想衣裳花想容, 春風拂檻露華濃. 若非群玉山頭見, 會向瑤臺月下逢).’ ―‘청평조(淸平調)’, (이백·李白·701…
![[이준식의 한시 한 수]〈1〉해우물](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9/04/05/94903003.2.jpg)
청명 무렵 어지러이 비 날리는데/길 가는 나그네는 심란하기만. 주막이 어디냐고 물으니/목동은 저 멀리 행화촌을 가리킨다. (淸明時節雨紛紛, 路上行人欲斷魂. 借問酒家何處有, 牧童遙指杏花村.) ―‘청명(淸明)’(두목·杜牧·803∼852) 청명은 자연의 생명력이 왕성해지기 시작하는 절기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