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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식의 한시 한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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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난의 한[이준식의 한시 한 수]〈251〉

    가난의 한[이준식의 한시 한 수]〈251〉

    가난한 집안이라 비단옷은 알지도 못하고, 좋은 중매인에게 부탁하고 싶어도 마음만 더 상하네.격조 있고 품위가 있다 한들 누가 알아주리오. 다들 요새 유행하는 특이한 차림이나 좋아하는걸.열 손가락 바느질 솜씨는 대놓고 자랑할지언정, 두 눈썹 예쁘게 그려 남과 겨루진 않지.한스럽구나. 해…

    • 2024-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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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욕에 대한 질타[이준식의 한시 한 수]〈250〉

    허욕에 대한 질타[이준식의 한시 한 수]〈250〉

    강남 일대 강산이 전쟁에 휘말렸으니, 백성들이 무슨 수로 즐거이 나무하고 풀을 베리오.권하건대 그대여 봉작(封爵)에 대해선 말을 마시오. 장수 하나가 공을 세우면 만 명이 마른 해골로 변한다오.(澤國江山入戰圖, 生民何計樂樵蘇. 憑君莫話封侯事, 一將功成萬骨枯.) …

    • 2024-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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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뜩잖은 관직[이준식의 한시 한 수]〈249〉

    마뜩잖은 관직[이준식의 한시 한 수]〈249〉

    하서위(河西尉)를 맡지 않은 건, 처량하게 허리를 굽혀야 하기 때문이었지.늙은이라 분주히 오가는 게 걱정스러웠는데, 율부(率府)의 일은 그런대로 한가롭지.술 즐기려면 적은 녹봉이나마 꼭 있어야 하고, 거리낌없이 노래하려면 이 조정에 기댈 수밖에.고향으로 돌아갈 꿈 사그라진 지금, 고개…

    • 2024-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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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수의 기개[이준식의 한시 한 수]〈248〉

    장수의 기개[이준식의 한시 한 수]〈248〉

    야광배에 담긴 달콤한 포도주, 마시려는 순간 비파 소리 흥을 돋운다.술 취해 모래밭에 눕더라도 비웃지 마라. 예부터 전쟁터에서 몇이나 살아 돌아왔더냐.(葡萄美酒夜光杯, 欲飮琵琶馬上催. 醉卧沙場君莫笑, 古來征戰幾人回.)―‘양주의 노래(양주사·涼州詞)’ 왕한(王翰·생졸미상 당 중엽)

    • 2024-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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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속의 다짐[이준식의 한시 한 수]〈247〉

    반속의 다짐[이준식의 한시 한 수]〈247〉

    그대에게 술 따르니 그대 마음 푸시게. 사람 마음은 파도처럼 쉼 없이 뒤바뀐다네.백발 되도록 사귀었대도 칼을 빼들 수 있고, 출세한 선배가 갓 벼슬길에 나선 후배를 비웃기도 하지.초록 풀은 가랑비 덕분에 촉촉해지지만, 꽃가지는 움트려는 순간 찬 봄바람에 시달리기도 한다네.세상사 뜬구름…

    • 2024-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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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인의 유혹[이준식의 한시 한 수]〈246〉

    여인의 유혹[이준식의 한시 한 수]〈246〉

    물빛처럼 번뜩이는 병주(幷州) 과도, 눈보다 고운 오 지방 소금, 갓 익은 귤을 까는 섬섬옥수.비단 장막 안은 이제 막 따스해지고, 향로에선 쉼 없이 향훈이 번지는데, 마주 앉아 여인은 생황(笙簧)을 연주한다.낮은 목소리로 묻는 말. “오늘 밤 어느 곳에서 묵으실는지? 성안은 이미 야…

    • 2024-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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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망향의 노래[이준식의 한시 한 수]〈245〉

    망향의 노래[이준식의 한시 한 수]〈245〉

    새해 들자 더욱 간절해진 고향 생각, 하늘 끝에서 외로이 눈물짓는다.늘그막이라 매사 남보다 뒤지는 터, 봄조차 이 몸보다 먼저 고향에 가 있으리.산속 원숭이들과 아침저녁을 함께 보내고, 강 버들과는 바람과 안개를 같이 나누지.장사부(長沙傅)처럼 멀리 쫓겨난 처지, 앞으로 몇 년이나 더…

    • 2024-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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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설의 향연[이준식의 한시 한 수]〈244〉

    백설의 향연[이준식의 한시 한 수]〈244〉

    한기 감도는 외딴 마을의 저녁, 사방에서 들리는 스산한 바람 소리.계곡물 깊어 눈은 쌓일 겨를 없고, 산은 얼어 구름조차 꿈쩍하지 않는다.갈매기와 백로가 날아도 구별하기 어렵고, 모래톱과 물가도 분간되지 않는다.들판 다리 곁엔 매화나무 몇 그루, 온 천지에 휘날리는 하얀 눈발.(寒色孤…

    • 2023-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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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웅의 노래[이준식의 한시 한 수]〈243〉

    영웅의 노래[이준식의 한시 한 수]〈243〉

    큰바람 일어나자 구름이 흩날리누나.온 세상에 위세 떨치고 고향으로 돌아왔나니,어떻게 하면 용맹한 군사를 얻어 사방을 지킬는지.(大風起兮雲飛揚, 威加海內兮歸故鄉, 安得猛士兮守四方.)―‘바람의 노래(대풍가·大風歌)’ 유방(劉邦·기원전 256년∼기원전 195년)

    • 2023-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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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서[이준식의 한시 한 수]〈242〉

    연서[이준식의 한시 한 수]〈242〉

    잔설처럼 하얀 비단 조각으로, 잉어 한 쌍 만들었으니내 맘속 일을 알고 싶다면, 그 배 속의 편지를 읽어보셔요.(尺素如殘雪, 結為雙鯉魚. 欲知心裏事, 看取腹中書.)―‘흰 비단 물고기를 만들어 친구에게 주다(결소어이우인·結素魚貽友人)’·이야(李冶·약 730∼784)

    • 2023-1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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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를 사랑한 도적[이준식의 한시 한 수]〈241〉

    시를 사랑한 도적[이준식의 한시 한 수]〈241〉

    저물녘 부슬부슬 비 내리는 강마을,이 밤 녹림호객(綠林豪客)이 내 이름 듣고 알은체한다.다른 때라도 내 이름은 숨길 필요 없겠네.지금은 세상 절반이 다 그대 같은 도적이려니.(暮雨瀟瀟江上村, 綠林豪客夜知聞. 他時不用逃名姓, 世上如今半是君.)―‘정란사 마을에서 묵다 만난 밤손님(정란사숙…

    • 2023-1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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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도자의 깨달음[이준식의 한시 한 수]〈240〉

    수도자의 깨달음[이준식의 한시 한 수]〈240〉

    홀로 앉아 하얘진 귀밑머리 걱정, 텅 빈 방 어느새 이경(二更)에 다가선다.빗속에 떨어지는 산 과일, 등불 아래 울음 우는 풀벌레.백발은 결국 검어지기 어렵고, 단약(丹藥) 황금도 만들 수가 없다네.늙음과 질병을 없애려 한다면, 오직 한길 무생무멸(無生無滅)의 불도를 터득하는 것.(獨…

    • 2023-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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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공평을 향한 일갈[이준식의 한시 한 수]〈239〉

    불공평을 향한 일갈[이준식의 한시 한 수]〈239〉

    이끌어주는 사람 없는 길엔 잡초 삭막하고,예로부터 그대 사는 깊은 숲은 시장이나 조정과는 멀었지요.이 세상에 공평한 것이라곤 백발 하나뿐,귀인의 머리라고 봐줄 리 없다오.(無媒徑路草蕭蕭, 自古雲林遠市朝. 公道世間惟白髮, 貴人頭上不曾饒.)―‘은자를 보내며 쓴 절구 한 수’(송은자일절·送…

    • 2023-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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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인과 가기[이준식의 한시 한 수]〈238〉

    시인과 가기[이준식의 한시 한 수]〈238〉

    의사가 수고비 달라는데, 내 어디 그런 큰 재물이 있나.정정(整整)이란 가기가 하나 있는데, 쟁반 나르고 밥 푸는 잔시중은 들 수 있지.내가 즐기던 가무는 적막해졌고, 이제 남은 건 피리 몇 가닥.정정이 이런 사정을 살펴, 마나님께 잘 지내시라 인사 고하네.(醫者索酬勞, 那得許多錢物.…

    • 2023-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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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낙향의 꿈[이준식의 한시 한 수]〈237〉

    낙향의 꿈[이준식의 한시 한 수]〈237〉

    누렁소 사고 농사일 배워, 숲속 샘물가에 초가집 지으리.늙어서 살날이 많지 않다는 생각에, 차라리 몇 해라도 산속에서 지내고 싶네.높든 낮든 벼슬살이란 한바탕의 꿈, 시 짓고 술 마실 수 있다면 그게 곧 신선.세상만사 다 가치가 늘어난대도, 늙고 나니 내 문장은 한 푼어치도 안 되는구…

    • 2023-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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