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극 빙하 속에서 거대한 생명체가 발견됩니다. 몸길이가 10m가 넘고 날개가 달렸는데 얼굴은 늑대를 닮았습니다. 공룡과 함께 살았다고 하니, 빙하 안에서 6500만 년을 지낸 셈입니다. 움직일 수는 없으나 생각을 할 수 있는 상태입니다. 이야기 사이사이에 이 생명체의 생각이 끼어듭니다…
누구에게나 흐린 날이 있다. 걷고 또 걸어도 구름은 좀처럼 걷히지 않을 것 같다. 그 와중에 장대비가 축 처진 어깨를 적시거나 거센 바람이 머리카락을 난데없이 헝클어댄다. 그냥 주저 앉아버리고 싶은 그런 날. 그림책에 등장하는 여섯 아이도 저마다 고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 …
꼬마 프랭크는 이미 훌륭한 건축가입니다. 하지만 꼬마 프랭크와 모습이 꼭 닮은 할아버지는 프랭크와 생각이 다른가 봅니다. 둘은 현대 미술의 거의 모든 걸 볼 수 있는 미국 뉴욕의 현대미술관(MOMA)으로 향합니다. MOMA 3층에는 현대 건축과 디자인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장이 있…
올해 초등학교에 들어간 조카는 미취학아동 시절 뿡뿡이 캐릭터가 등장하는 사운드 북을 애지중지했다. 책에 달린 버튼을 꾹 누르면 콸콸콸 변기 물 내려가는 소리가 나왔는데 시도 때도 없이 들으면서 깔깔깔 좋아했다. 어른들은 단어만 들어도 눈살을 찌푸리는 똥과 방귀에 아이들은 열광한다. …
이 책을 지은 시인은 농부입니다. ‘지구가 있고/대한민국이 있고/경상남도가 있고/합천군이 있고/가회면이 있고/중촌리가 있고/나무실 마을이 있고/그 마을에 우리가 살고’(‘작은 지도 속으로’ 중) 있는 팔년 차 초보 농부입니다. 농부는 땅의 마음을 읽고, 시인은 사람의 마음을 읽습니다.…
책 속에서 쿵더쿵쿵더쿵 우리 장단이 들리는 것 같다. 어수룩한 호랑이가 영리한 토끼에게 번번이 골탕 먹는 이야기가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판소리처럼 펼쳐진다. 욕심은 많은데 게으른 호랑이는 한 입도 안 되는 작은 짐승들만 잡아먹었다. 어느 날 호랑이와 딱 마주친 토끼. 호랑이가 잡아…
학교를 다니는 동안 스스로를 긴장하게 만드는 것은 무엇이었나요? 놀 만큼 놀다가 이제 공부를 해야겠다 싶을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면 엉킨 실이 머리 한쪽을 자리 잡고, 마치 돌을 삼킨 기분이 들게 만드는 과목이 있지요. 네, 바로 ‘수학’입니다. 커서 수학과 관련된 일은 안 할 …
해, 달, 바람이 잔칫집에 저녁식사를 하러 갔다. 어머니인 별은 혼자 집에 남아 아이들을 기다렸다. ‘날 위해 뭘 갖고 올까?’ 해와 바람은 욕심이 많고 이기적이었다. “아무것도 안 가져왔어요. 놀러 나갔지, 어머니 저녁을 가지러 간 게 아니에요.” 어머니를 위해 산해진미를 챙겨온 것…
지난봄 8층 아파트 베란다에서 가까이 보이는 나무에 까치가 터를 잡았습니다. 베란다 창을 통해 까치가 집 짓는 과정을 고스란히 보게 되었죠. 잠시 안 보인다 싶으면 여지없이 나뭇가지를 물고 나타납니다. 그러기를 하루에도 수십 차례, 여러 날을 반복합니다. 지켜보기에도 지칠 만한 시간을…
사진첩을 옮겨 놓은 것처럼 생동감 넘치는 그림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그림 20여 장 속의 아기는 하나같이 우리 아이를 닮았다. 아기는 풀밭에 앉아 신나게 ‘짝짜꿍’을 하고, 커다란 박스에 들어가 엄마와 ‘부비부비 코코’ 놀이도 한다. 때로 선글라스와 보자기 같은 집 안의 온갖 잡동사…
연작 그림책 ‘일과 사람’ 가운데 열세 번째 책입니다. 동이 할머니가 바로 ‘순분 씨’입니다. 할머니 혼자 채소가게를 꾸리기엔 힘들어 보인다고요? 물론 동이네 부모님도 함께하십니다. 새벽같이 도매시장에서 채소를 사와 수십 년 알고 지낸 동네 사람들에게 매일 신선한 채소들을 선보입니…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힐링이니 마음이니 하는 단어들은 어른들만의 단어인 것 같습니다. 아이들에게도 감정이 있다는 사실을 가끔 놓치게 되니까요. 작가는 아이들의 마음에 돋보기를 가져다 댑니다. 첫 장을 넘기면 무서운 꿈을 꾸고 잠에서 깬 훈이가 방문을 열고 엄마를 찾는 장면이 펼쳐집니…
지난달 신문에 안타까운 기사가 실렸습니다. 북한을 탈출한 청소년들이 라오스에서 다시 북송됐다는 소식입니다. 더불어 아이들 10여 명의 사진도 있었습니다. 북송된 9명의 얼굴이 또렷합니다. 길 가다가 고개 돌리면 볼 수 있는 우리 아이들과 하나도 다르지 않습니다. 그 아이들이 겪어 온 …
밤늦게 퇴근하는 엄마를 기다리던 꼬마 성호는 거실 한가운데서 커다란 북극곰과 마주칩니다. TV 다큐멘터리에서 보았던 바로 그 곰! 졸린 눈을 비비던 성호는 어느새 하얀 눈이 날리는 얼음 나라에서 북극곰과 단둘이 마주하게 됩니다. 곰은 새로 사귄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길에 성호를 초…
‘빨간 모자’는 두 가지 버전이 있습니다. 할머니와 빨간 모자 모두 늑대에게 먹히는 결말은 17세기 프랑스 샤를 페로의 것입니다. 100년 후 그림 형제는 사냥꾼에게 구출되는 이야기로 바꿔서 책을 내지요. 우리 아이들은 대부분 그림 형제 버전을 읽고 있습니다. 논픽션 작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