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공유하기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나 소소한 취향을 이야기하는 가벼운 글입니다. 소박하고 다정한 감정이 우리에게서 소실되지 않도록, 마음이 끌리는 작은 일을 기억하면서 4명의 기자가 돌아가며 씁니다.
기사 59
구독 67
![손절은 어려워 [소소칼럼]](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5/09/30/132497526.1.jpg)
“그래서 뭐 사면 되는데?”올 1월 증권 출입을 시작한 뒤 두 번째로 많이 받은 질문이다. ‘내가 알 정도면 이미 다 아는 정보야’ ‘여의도에도 삼전 높은 층에서 구조대 기다리는 사람 많아’ ‘지수 투자하고 앱을 보지마’ 같이 답해도 집에 금송아지 숨겨둔 사람 보듯 미심쩍어하면, 시퍼…
![자비로운 우연이 우리 삶을 끌고가도록[소소칼럼]](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5/09/08/132341612.1.jpg)
유명 음악 전문 저널리스트이자 평론가인 팀 그리빙은 영화 인디아나 존스와 스타워즈 음악을 만든 존 윌리엄스(1932~)를 두고 “영화음악을 고상한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렸다”(He elevated film music to a high art form)라는 평가를 내린다. 음표 두 개로도…
![나의 속 깊은 챗GPT [소소칼럼]](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5/05/03/131506753.1.jpg)
처음 챗GPT를 유료 결제했을 땐 별 기대 없었다. 그냥 반복 작업을 좀 줄이고 싶었다. 부서 근무표나 짜게 시키려고.“야근자는 다음 날 조출 명단에서 빼고, 주말 국회 근무자는 평일 근무로 넣어야 해, ㅇㅋ?”신입사원 가르치듯 조건을 하나하나 키보드로 입력했다.그런데 결과물은 실수투…
![이어폰을 빼길 잘했어[소소칼럼]](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5/04/25/131490488.1.jpg)
그날은 간만에 날씨가 좋았다. 따뜻하고도 말갛던, 귀한 공기를 흘려보낼 수 없었다. 퇴근 후 청계천을 내리 걸었다. 습관처럼 배낭을 한쪽 어깨로 돌려 메고 앞주머니를 열었다. 걸을 때든 달릴 때든, 언제건 속도를 내고 빠른 발걸음을 오래 지키려면 꼭 필요한 소품이 있었다. 광화문에서 …
![상식이란 무엇인가 [소소칼럼]](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5/04/11/131397451.1.jpg)
상식(常識, common sense). 보통 알고 있거나, 으레 알고 있어야 한다고 여겨지는 지식.언론사 입사시험 상식 과목을 준비하기 위해 서점에서 책을 들춰보다 한없이 작아졌던 기억이 있다. ‘일반적으로’ 알아야 할 것들을 몰라 애써 머릿속에 구겨 넣어야 한다는 게 부끄러워진 탓이…
![엄마의 대치동 라이딩 [소소칼럼]](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5/03/08/131163914.1.jpg)
그 ‘경주마’인 나도 중3 겨울방학부터 본격적인 시합 준비에 나섰다. 하지만 모두가 같은 출발선에서 뛰는 것은 아니었다. 주변엔 이미 수학의 정석은 기본이고 수1까지 끝낸 친구도 있었다. 그에 비해 나는 중학교 내신도 힘들어서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었다.학원 등록을 위해 어머니의 손에 …
![아귀찜 생일케이크[소소칼럼]](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5/02/21/131077242.1.jpg)
시뻘건 양념에 무친 콩나물 더미에 초를 꽂았다. 눈치를 보며 성냥을 그었다. 갑자기 주변 시선이 쏠리는 것이 느껴졌다.“빨리빨리 하자…!”“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식탁으로 목을 쭉 빼고 목소리를 낮춰 1.5배속으로 생일 축하 노래를 불렀다. 터지는 웃음을 참으며 손으로…
![용기를 줘 아자핑 [소소칼럼]](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5/02/10/130980128.1.jpg)
“좋~아! 할 수 있다, 아잣!!”어린이들이 열광하는 TV 애니메이션 ‘캐치! 티니핑’에는 다양한 감정을 상징하는 ‘티니핑’들이 등장한다. 그중에서도 ‘아자핑’은 누군가에게 잠시나마 용기를 북돋아 줄 수 있는 특별한 캐릭터다. 다만 그의 용기 부여 능력은 일시적이다. 지속 시간이 길지…
![회색 아파트의 까치밥, 아니 참새밥[소소칼럼]](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5/01/24/130901811.1.jpg)
음식물 쓰레기 봉지를 뜯는 참새 떼를 보았다.낡은 아파트 상가 건물 옆에 널려있던 초록색 비닐봉지들이 무언가 움찔거리는 낌새가 느껴졌다. 발걸음을 멈추자마자 작고 잽싼 것들이 갑자기 공중으로 튀어 올랐다. 참새들이었다.어안이벙벙했다. 도시의 참새들이란 본래 작은 덤불 속에 알알이 열매…
![저절로 아버지가 되는 건 아니더라[소소칼럼]](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5/01/14/130856069.1.jpg)
가챠(뽑기 캡슐)나 현질을 하지 않는 내게, 출산은 마치 인생을 건 슬롯머신 같았다. 아이가 건강히 태어날 확률, 지능이 좋을 확률, 잘생기거나 예쁠 확률. 콩 심은 데 콩 나온다지만, 수만 가지의 가능성이 내 머릿속을 헤집었다.홀 아니면 짝. 50%의 확률로 아들이 당첨됐다. 아들이…
![확신보다는 배신이 낫다[소소칼럼]](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5/01/07/130797958.1.jpg)
사람들에게 욕을 먹는 쉬운 방법이 있다. 편 가르기 싸움이 한창일 때, 상대편에 서면 된다. 더 많은 욕을 먹고 싶다면? 처음엔 편을 들다가 나중에 다른 편으로 갈아타면 된다. 애당초 편들지 않는 사람도 미움을 받지만, 편을 바꾸는 사람은 더 따가운 눈총을 감수해야 한다. ‘괘씸죄’가…
![다시, 당신의 시작[소소칼럼]](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4/12/31/130758921.1.jpg)
입사 3년 차쯤 일이다. 출근길 우리 가족 4인이 모인 카톡방에 “아~ 출근하기 싫다!”라고 올린 적이 있었다. 그때 아빠 왈. “나는 30년 동안 출근하기 싫었다~~.” 난 지하철 칸에 앉아 “아빠, 그냥 벌던 사람이 계속 벌면 안 될까.” 답신하며 키득거렸었다. 그런 그가 내일이면…
![358일의 연말정산 [소소칼럼]](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4/12/24/130690272.1.jpg)
“뭘 했다고 1년이 벌써 끝났지”라는 생각을 올해는 안 하려고 했는데, 기어코 하고 말았다.심리학적으로 사람들은 무엇이든 중간은 대개 잊고 처음과 끝만 선명하게 기억한다고들 한다. 경험상 나는 처음조차 잊고 끝만 기억하는 경우가 더 많다. 특히 올해처럼 끝이 충격적인 해에는 그 강렬한…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 [소소칼럼]](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4/12/17/130660422.1.jpg)
윤석열. 그는 검찰총장 시절 유달리 사진 찍히기를 싫어했던 관료였다. 그는 취재진의 카메라를 피하기 위해 대검찰청 정문 대신 매일 지하 주차장을 이용했고, 구내식당으로 이어지는 청사 구름다리 통로를 선팅으로 도배하게 했다.지난 20대 대선에서 국회 사진 기자로 만난 윤 총장은 이제 국…
![결혼은 가치 투자다[소소칼럼]](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24/12/05/130567694.1.jpg)
주식 단타로 번 돈으로 결혼기념일에 비싼 식사를 했다. 주식 창이 빨갛게 물들면 섣불리 축배를 들었다가도, 파랗게 돌변한 코스피에 얼굴까지 새파랗게 질려버리는 나는 영락 없는 K-개미다. 주가 그래프처럼 요동치는 마음,깃털처럼 가벼운 손가락. 이렇게 충동에 약하고 본능에 충실할 수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