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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세상/제충만]숨통 없는 인생 최적화](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6/10/20/80882182.1.jpg)
수학의 ‘최적화’ 이론은 이미 익숙한 개념이다. 초등학교 시절 ‘영희가 철수에게 가기 위해 제일 빠른 길이 무엇인가?’ 같은 질문으로 최적화와 만났다면, 중학교 때는 한붓그리기가 있었다. 택배차에 여러 크기의 상자를 가장 많이 넣는 방법이나 가장 빠르게 목적지를 안내하는 내비게이션, …
![[2030 세상/이어진]결핵 환자와 천재 작가](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6/10/13/80764590.2.jpg)
언뜻 봐도 쌀 반 가마니나 될까. 너무나 야윈 몸매의 청년이 연신 가래기침을 하며 진료실에 들어온다. 직감적으로 알 것 같다. ‘결핵이구나.’ 손에 들려 있는 소견서에는 이 청년이 앞으로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감수해야 할 고생들의 근거가 땀땀이 수 놓여 있다. 모니터에 비친 흉부 X선…
![[2030 세상/우지희]‘먹고사니즘’의 애환](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6/10/06/80642506.2.jpg)
밤늦게까지 야근을 하고 택시를 탔다. 도시의 밤은 여전히 환했고 서울의 야경을 수놓은 불빛들이 꽤 아름다웠지만 한편으로는 저 불빛 하나마다 야근 중인 직원 하나가 앉아 있을 것을 생각하니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나와 우리 회사가 그렇듯 저 불빛 아래에서는 무엇인가의 프로젝트가 진행…
![[2030 세상/제충만]인권 침해를 보는 눈높이](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6/09/29/80534215.2.jpg)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 어머니는 동네의 작은 가전부품 공장에 다니셨다. 난 어머니가 보고 싶을 때 공장에 가곤 했는데 입구에 들어가기 전 항상 고민을 해야 했다. 어머니 옆자리에 앉은 아주머니가 나만 보면 “아이고, 충만이 많이 컸네. 고추 한번 보자”라고 했기 때문이다. 난 어머니 …
![[2030 세상/이어진]‘씨앗 품은 약’이 나오는 미래](https://dimg.donga.com/a/296/167/95/4/wps/NEWS/IMAGE/2016/09/22/80389937.1.jpg)
농부였던 할아버지는 21년 전 이맘때 췌장암으로 돌아가셨다. 손자들과의 장난 횟수가 부쩍 줄었다. 좋아하던 막걸리도 못 하시고, 구릿빛 근육들은 차츰 바람 빠진 풍선이 되었다. 6개월 남짓한 투병기간에 아버지께서는 한밤중 전화에 시골 할머니 댁을 수십 번도 넘게 오가셨다. 추석이 가까…
![[2030 세상/우지희]비혼-딩크族, 자유인인가 겁쟁이인가](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6/09/08/80195621.1.jpg)
나는 아이가 없는 결혼 3년 차 주부이다. 유부녀 경력으로는 아직 병아리에 불과하지만 미혼 남녀들에게는 나름대로 선배 노릇을 하느라 결혼이나 연애에 관해 조언을 해줄 일이 종종 있다. 누군가의 인륜지대사를 두고 섣불리 말하는 것이 참 조심스러운 일이라, 보통은 대대로 전해져 내려오는 …
![[2030 세상/제충만]빚쟁이가 빚쟁이 집에 사는 세상](https://dimg.donga.com/a/296/167/95/2/wps/NEWS/IMAGE/2016/09/01/80072322.2.jpg)
나는 이제야 부모님의 집에서 나와 늦은 독립을 준비하고 있다. 대학과 직장이 멀지 않아 굳이 나올 필요를 못 느꼈다. 덕분에 서른 살 먹도록 부동산이라든가 계약, 대출 같은 일에는 문외한이었다. 이번에 신접살림을 꾸밀 집을 구하러 다니는 동안 대한민국의 ‘민낯’을 맞닥뜨려야 했다. …
![[2030 세상/이어진]2016년 보건소 사용설명서](https://dimg.donga.com/a/296/167/95/4/wps/NEWS/IMAGE/2016/08/25/79959071.1.jpg)
보건소 1층에 걸린 시곗바늘이 9시에 가깝다. 출근길 의사가 등장하자, 대기하던 눈동자들이 일시에 쏠린다. 팬들 사이를 가로지르는 연예인이 되어 꾸벅 인사하고는, 진료실 의자에 털썩 앉는다. 평균 연령 75세의 고객님들. 이미 사회의 계급장 다 뗀 이분들에겐 ‘안 아픈’ 노년이 최고다…
![[2030 세상/우지희]노쇼의 권리와 매너 사이](https://dimg.donga.com/a/296/167/95/4/wps/NEWS/IMAGE/2016/08/18/79824883.1.jpg)
퇴근 후 페디큐어 서비스를 예약해 둔 날이었다. 업무 마무리가 늦어지면서 약속한 시간보다 조금 늦을 것 같아 전화를 걸어 양해를 구했다. 바쁜 마음으로 허겁지겁 도착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자 의외의 반응을 보였다. “아유, 10분도 안 늦으셨는데 뭘 이런 걸로 그러세요. 더한 분도 …
![[2030 세상/제충만]아이들 의견 듣지 않는 학교 정책](https://dimg.donga.com/a/296/167/95/4/wps/NEWS/IMAGE/2016/08/11/79685169.1.jpg)
얼마 전 서울 부산 전북 지역 초등학교 아이들이 각기 모여 잘 놀 수 있는 학교 환경을 만들기 위한 참여 활동을 진행했다. 이때 나온 이야기 중 몇 가지다. “책걸상을 접이 식으로 만들고 교실도 크게 만들어서 친구들과 다치지 않고 놀게 해주세요.” “학교에는 음악실, 미술실, 체육관,…
![[2030 세상/이어진]패럴림픽, 폴라림픽, 유스올림픽](https://dimg.donga.com/a/296/167/95/4/wps/NEWS/IMAGE/2016/08/04/79551903.1.jpg)
#2016년 8월. 올림픽이다. 개최 도시인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는 겨울이란다. 열대야로 잠 못 이룬 탓일까, 겨울에 열리는 여름 올림픽이 잘 그려지지 않는다. 12시간 시차로 환산되는 물리적 거리보다, 덥고 지친 대한민국에서의 심리적 거리감이 올해 올림픽을 멀게 한다. 특히, 많은 …
![[2030 세상/우지희]식당 아줌마 ‘진심’ 밥상에 마음 훈훈](https://dimg.donga.com/a/296/167/95/4/wps/NEWS/IMAGE/2016/07/28/79440240.1.jpg)
어떤 식당에서 제일 맛있는 음식은 메뉴판에 없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돈만 내면 남들처럼 똑같이 먹을 수 있는 요리 말고 식당 주인이 특별히 그 손님을 위해 만들어 주는 음식이 진짜라는 뜻이다. 붙임성 좋은 평소 성격 덕분인지 단골 가게 주인들의 너그러운 마음 씀씀이 덕분인지, 종종 …
![[2030 세상/제충만]내게도 찾아온 직장인 사춘기](https://dimg.donga.com/a/296/167/95/4/wps/NEWS/IMAGE/2016/07/21/79306273.2.jpg)
한 친구가 컵밥집을 열기로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멀쩡히 직장 잘 다니던 친구가 왜 갑자기 컵밥집인가 싶어 오랜만에 연락을 해봤다. 친구는 곧 있으면 개업을 앞두고 있는데 한번 놀러오라는 말과 함께 명대사를 날렸다. “너 아직 거기 다닌다고 했지? 그냥 거기 있어. 회사 안은 전쟁터,…
![[2030 세상/이어진]외국인 보호와 5세대 인권을 향해](https://dimg.donga.com/a/296/167/95/4/wps/NEWS/IMAGE/2016/07/14/79185941.1.jpg)
니체가 ‘신(神)의 죽음’을 이야기하자 ‘신의 뜻’은 사라지고 ‘나의 뜻’만 남았다. 비로소 운명을 스스로 개척할 수 있게 된 사람들은 한 명 한 명 독립적인 존재가 되었지만, 한편으로는 외롭고 피로해졌다. 영원한 생명과 구원의 약속을 대신해 건강과 무병장수는 이 시대 최고의 가치가 …
![[2030 세상/우지희]길 잃은 곳이 바로 새 출발점이다](https://dimg.donga.com/a/296/167/95/4/wps/NEWS/IMAGE/2016/07/07/79060839.1.jpg)
한동안 뜸했던 지인에게서 연락이 오면 무척 반갑지만 한편으로는 불안한 마음도 든다. 며칠 전 만났던 선배 역시 그랬다. 잘 다니고 있던 회사를 관두고서 야심 차게 사업을 시작했던 그였는데, 순조롭게 자리를 잡아가나 싶었던 일이 결국 실패로 이어져 몸도 마음도 자산도 피폐해졌다는 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