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ICBM 용인하면서 韓 사드 간섭하는 中… ‘신냉전’ 고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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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년 4월 9일 09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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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가 7일 오후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 호텔에서 ‘신정부 출범 이후 한중관계: 상호존중과 협력,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한중 전문가 대화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2.4.7/뉴스1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가 7일 오후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 호텔에서 ‘신정부 출범 이후 한중관계: 상호존중과 협력,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 한중 전문가 대화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2.4.7/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25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직접적인 지도에 따라 지난 24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7’형 시험발사가 단행됐다고 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달 25일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직접적인 지도에 따라 지난 24일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7’형 시험발사가 단행됐다고 전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최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는 ‘용인’하면서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추가 배치 가능성에 ‘간섭’하는 중국의 ‘이중적’ 행보에 ‘한미일 대 북중러’ 신냉전 구도 고착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는 지난 7일 한 한중 전문가 대화에 참석, 기조연설에서 “사드 문제로 한때 최악으로 치달았던 중한(한중)관계가 양국의 공동 노력으로 정상 궤도를 회복하긴 했지만 아직도 그 그림자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며 “사드는 중한관계의 금기어가 됐다”라고 강조했다.

싱 대사는 “양국은 다시는 그 전철을 밟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도 사실상 ‘경고’ 했는데 이는 윤석열 당선인이 대선 기간 중 언급한 ‘사드 추가 배치’ 공약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사드 배치가 추진될 경우 ‘한한령’(限韓令) 등 ‘보복 조치’가 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싱 대사는 미국 주도의 ‘공급망 재편’ 움직임을 겨냥한 듯 “일부 국가의 주장을 따라 기존의 산업사슬과 공급사슬을 훼손해선 안 된다”고도 했다.

윤 당선인은 전 세계적으로 경제·안보가 강조되는 상황에서 일찌감치 미국 주도의 경제협력체 ‘인도·태평양 경제 프레임 네트워크’(IPEF)에 참여하겠단 의사도 밝힌 바 있다.

때문에 싱 대사의 이번 발언은 ‘한미동맹 복원·발전’을 기치로 내건 윤석열호 출범을 앞두고 일종의 ‘견제구’ 성격이 있다는 분석이다.

이른바 ‘전랑외교’(戰狼外交·늑대처럼 힘을 과시하는 외교)로 평가될 정도로 강압적인 외교를 앞세우는 중국이 한미 간 ‘밀착’ 행보에 제동을 걸고 있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반면 중국은 북한 사안에 대해서는 러시아와 함께 ‘뒷배’를 자처하며 ‘북중러 3각 협력’ 다지기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달 24일 북한이 미 본토 타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을 당시 북한을 공개적으로 두둔하기도 했다.

또 중러는 지난달 25일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공개회의에서 북한의 ICBM 발사를 규탄하는 내용의 언론성명 채택에 제동을 건 바 있다.

향후 안보리 차원에서 새로운 대북제재 결의 채택 논의가 진행되더라도 미국과 경쟁관계에 있는 중러 양국은 나름의 ‘정치적 의도’에 따라 북한에게 계속해서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또 싱 대사는 이날 “중국은 미국 측에 실질적 조치를 통해 북한의 합리적 안보 우려에 대응하고 북미 간 신뢰 구축을 위한 여건을 마련할 것을 호소해왔다”며 ‘미국 책임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일련의 정황은 미국이 강조하는 ‘한미일 3각 협력’에 이미 ‘적극성’을 보인 바 있는 윤 당선인을 감안할 때 향후 한미일 대 북중러 구도가 더욱 뚜렷해질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대목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싱 대사의 사드, 공급망 등 발언은 상당히 의도적이라고 볼 여지가 크다”며 “당연히 베이징의 오더를 받아서 움직이는 것일 텐데 현재로서는 대한 경고 메시지가 먼저 나왔다고 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새 정부 출범 전부터 이런 갈등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는 것은 한반도 주변국 간 외교가 쉽지 않은 판이 될 것이라는 걸 예고하고 있는 것”이라며 “특히 윤석열 정부 출범과는 별개로 미중 갈등은 점점 더 첨예화되고 제로섬 게임 양상을 띨 가능성이 크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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