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연평도 포격 도발]‘진돗개’ 부족해 보이고… ‘데프콘’ 가자니…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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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비태세 수위 고민

군 당국이 23일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대해 ‘진돗개 하나’를 발령한 것을 두고 일각에서는 국지도발 때 발령하는 ‘진돗개’보다 전시태세를 갖추는 ‘데프콘’을 발령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24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한나라당 유승민 의원은 “진돗개 하나는 경계태세를 강화하는 것인데 어제 같은 사태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과거 판문점 도끼만행사건 때도 ‘데프콘 3단계’로 격상했다”며 “데프콘으로 갈 생각이 없느냐”고 추궁했다. 미래희망연대 송영선 의원도 “진돗개 하나 발령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과할 것으로 생각하느냐”며 “이건 우리 집에 불났는데 다른 사람이 와서 꺼달라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김태영 국방부 장관은 “데프콘은 기본적으로 전쟁을 생각하고 발령하는 것이고, 진돗개는 침투도발(에 대응하는 것)인데 이번 사태는 국지적 도발로 봤다”며 “(데프콘으로의 전환은) 상황의 진전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답변했다.

현재로서는 북한이 추가적인 도발을 하지 않는 이상 전쟁 발발에 대비하는 3단계까지 경계수준을 높일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홍상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23일 청와대에서 열린 외교안보장관회의 도중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해 “데프콘 3단계로 격상하지 않는 이유는 이번 북한의 도발을 국지적인 상황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군 관계자는 “민간인 시신까지 발견된 상황인 만큼 추가 도발이 나오면 곧장 데프콘 3단계로 올라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하지만 우리 군의 작전통제권이 한미연합사령부로 이관되는 상황은 그리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데프콘의 발령 권한은 한미연합사령관에게 있다. 또 평소의 4단계에서 3단계로 올라가면 한국군이 갖고 있던 작전통제권이 한미연합사 측으로 넘어가게 된다. 데프콘 3단계는 1976년 판문점 도끼만행사건과 1983년 미얀마 아웅산묘지 폭파사건 때 발령된 바 있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 진돗개와 데프콘 ::

진돗개는 국지도발에 대비한 경계태세로 주로 대간첩작전에 발령된다. 평소에는 ‘진돗개 셋’을 유지하며, 무장공비 침투 등이 발생하면 ‘진돗개 둘’로 상향 조정된다. 데프콘은 전쟁에 대비한 방어준비태세를 의미한다. 평소 4단계를 유지하다가 북한이 전면전을 일으킬 조짐이 보이면 위험도에 따라 3, 2, 1단계로 격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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