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원심분리기 2000개 가동”]플루토늄보다 위협적,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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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1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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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라늄방식’ 핵실험 필요없고 은폐 쉬워

북한의 정확한 핵 능력은 아직 베일에 가려 있다. 북한은 2007년 6월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에 제출한 핵신고서에서 당시까지 38kg의 플루토늄을 추출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1994년 제네바 합의 이전까지 추출한 플루토늄과 2003년 이후 영변원자로를 재가동해 생산한 무기급 플루토늄을 모두 합친 수치다. 보통 핵무기 1기를 만드는 데 플루토늄 6∼7kg이 필요하므로 북한은 핵무기 5∼7기를 개발할 능력을 갖춘 것이다.

북한은 이번 시그프리드 헤커 소장의 방북을 통해 우라늄 농축을 통한 핵무기 개발이 완성단계에 들어간 것을 입증함으로써 핵 능력을 한 단계 향상시켰다. 원자로라는 구체적인 ‘현장’이 있는 플루토늄 추출 방식에 비해 우라늄 농축을 통한 핵무기는 지하의 소규모 작업공간에서 은밀한 제조가 가능하고 방출되는 방사능도 매우 적어 외부 감시가 어렵다는 점에서 훨씬 더 심각한 위협이 된다. 헤커 소장은 “미국이 20년 가까이 주시했던 영변 핵시설에 원심분리기를 갖춘 우라늄 농축시설이 있다는 사실을 몰랐다는 점은 이 같은 시설 또는 더 나은 시설이 다른 곳에 있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군사전문가들이 우려하는 또 하나의 측면은 핵탄두의 경량화(輕量化)가 가능하다는 점. 미국 알래스카까지 날아가는 것으로 알려진 대포동 2호 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할 수 있느냐의 관건은 바로 이 경량화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고농축우라늄(HEU)을 쓰면 플루토늄 방식보다 핵무기 제조와 보관이 훨씬 쉬우면서도 정밀하고 복잡한 기폭장치를 써야 하는 플루토늄 방식과 달리 단순한 장치로도 폭발이 가능하다”고 설명한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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