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외교안보팀 대북정책 미묘한 시각차

  • 입력 2009년 1월 29일 02시 58분


클린턴 “북핵 6자회담 필수적”

게이츠 “北태도 계속 지켜봐야”

6자 큰 틀 유지 공감속

클린턴은 “유용한 방법”

게이츠는 “실천이 중요”

미국 외교안보팀의 두 축인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국방장관이 북핵 6자회담과 관련한 견해를 잇달아 내놓았다.

클린턴 국무장관은 27일 국무부 기자회견에서 “북한 문제를 다루는 데 6자회담은 필수(essential)”라고 전제한 뒤 “6자회담은 북한의 핵 프로그램 제거뿐만 아니라 (한반도 평화체제, 북한 인권, 북-미 관계 정상화 등) 모든 북한 문제를 풀어가는 데 가장 유용한 틀”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6자회담은 북-미 양자회담뿐 아니라 6자회담 참가국들이 이 지역에 연관된 문제들을 논의하는 데도 유용했다”고 평가한 뒤 “6자회담 내에 양자회담이 있었고 우리는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는 방법들을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역시 6자회담 틀 속에서 북-미 양자회담을 적극 활용해온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게이츠 국방장관은 이날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6자회담이 특히 북한의 플루토늄 생산에 대처하는 데 일정 정도 전향적 계기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어느 누구도 지금까지 결과에 완전히 만족한다고 주장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6자회담은 북한이 더 많은 플루토늄을 생산하거나 우라늄을 농축하는 능력을 줄이거나 제거하고, 확산 가능성을 줄일 수 있는 길을 제공해야 한다”며 “우리의 목표는 비핵화이지만, 북한이 핵 야욕을 완전히 포기할 의향이 있는지는 여전히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게이츠 국방장관은 “전반적으로 북한의 군사능력은 쇠퇴하고 있지만 사거리를 늘린 탄도미사일을 계속 개발하고 있고, 대량살상무기(WMD) 확산에도 개입한 기록이 있다”고도 했다.

두 사람의 발언은 ‘터프하고 직접적인 외교’를 대북정책의 슬로건으로 내세운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및 북핵정책에 대한 재검토가 마무리되지 않았지만 외교안보부처 두 주무장관으로서 북핵 정책에 대해 각자 다른 견해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한국 정부는 게이츠 장관의 경우 비핵화라는 목표지점을 분명히 한 상태에서 6자회담이 세부적인 행동계획을 실천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반면 클린턴 장관은 6자회담의 유용성을 설명한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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