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명 군복무 안해… 114명은 ‘전과’ 경력

  • 입력 2008년 3월 26일 02시 50분


재산 정몽준 3조6043억 김호연 1437억 1, 2위

30명 5년간 세금 0원… 141억원 납세 후보도

18대 총선 후보자 등록 첫날인 25일 각 시군구 선거관리위원회에는 모두 833명이 등록을 했다. 선관위는 245개 선거구마다 등록 창구를 마련했기 때문에 창구는 대체로 여유가 있었다.

○ 80.9%가 종부세 또는 종토세 납부

833명의 후보 가운데 80.9%에 해당하는 674명이 최근 5년 동안 1회 이상 종합부동산세 또는 종합토지세 납세 기록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부세는 현재 전체 가구의 2%가량이 납세 대상이다.

최근 5년간 1억 원 이상의 종부세(종토세 포함)를 낸 후보도 8명이었다.

종부세를 가장 많이 낸 후보는 한나라당 조진형(인천 부평갑) 후보로 5년 동안 20억8783만8000원을 납부했다. 조 후보는 본인과 부인 명의로 인천 지역에 172억여 원의 건물과 토지를 소유하고 있다. 조 후보는 또 100억 원이 넘는 예금을 보유하고 있는 자산가다. 조 후보는 “영종도 등지에 땅을 가지고 있었는데 공시지가가 많이 올라 신고 재산이 늘어났다”며 “모두 사업용지로 그동안 땅을 추가로 사고 판 적은 없다”고 말했다.

무소속 권헌성(서울 강남갑) 후보가 5억9203만여 원의 종부세를 냈고, 친박연대 김일윤(경북 경주), 무소속 김세연(부산 금정) 후보와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의 동생인 한나라당 김호연(충남 천안을) 후보도 종부세를 2억 원 이상 냈다.

재산이 가장 많은 후보는 한나라당 정몽준(서울 동작을) 최고위원으로 3조6043억8075만5000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정 최고위원의 재산이 지난해 3월 신고한 9974억 원보다 크게 늘어난 것은 그가 대주주인 현대중공업의 주식 평가액이 급상승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측은 “현대중공업 주식이 가장 많이 오른 종목 가운데 하나였다”며 “정 최고위원의 지분은 변동이 없다”고 말했다.

김호연 후보도 1437억7757만6000원을 신고해 재력을 과시했다.

반면 무소속 유시민(대구 수성을), 민주노동당 김승교(서울 도봉갑) 후보가 각각 ―2억7091만1000원, ―1억7769만 원의 재산을 신고해 대조를 이뤘다.

○ 190명 5년 총세금 100만원 미만

5년 동안 세금(소득세+재산세+종부세)을 가장 많이 낸 사람은 한나라당 조진형 후보로 141억3218만5000원을 냈다.

이어 정몽준(124억3130만 원) 최고위원을 비롯해 한나라당 김호연(51억5413만6000원) 후보, 무소속 권헌성(41억3995만2000원) 후보 등이 세금을 많이 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최근 5년 동안 세금(소득세+재산세+종부세)을 500만 원 미만으로 낸 후보도 348명에 달했다. 등록 후보의 절반에 가까운 41.8%의 후보가 1년에 평균 100만 원의 세금도 내지 않은 것이다.

2006년 한 해 근로자 1인의 소득세 납부액이 평균 175만 원이었던 점을 고려할 때 일부 후보자의 경우 소득을 축소 신고해 납세 의무를 회피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5년 동안 한 푼도 내지 않은 후보는 30명, 100만 원 미만의 세금을 낸 후보는 190명 등으로 나타났다.

○ 병역과 전과

120명이 병역의무를 수행하지 않았다. 이날 등록한 한나라당 후보 211명 가운데 28명, 통합민주당 후보 150명 가운데 33명이 군 복무를 하지 않았다.

이 가운데 한나라당 소속 17대 의원은 김재경, 신상진, 안상수, 원희룡, 윤건영, 이방호, 이한구, 정의화, 허태열 의원 등 9명이다. 민주당은 강기정, 강봉균, 강창일, 김덕규, 김부겸, 김효석, 노영민, 문병호, 민병두, 백원우, 선병렬, 송영길, 유기홍, 유인태, 이광재, 이시종, 이인영, 임종석, 정봉주, 정청래, 지병문, 최규식, 최재성 의원 등 23명이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민주화 운동 과정에서 투옥돼 군 복무가 면제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과 경력이 있는 후보는 114명이었다. 재야운동을 한 민주당 장영달(전북 전주 완산갑) 의원과 노동운동가 출신인 같은 당 홍영표(인천 부평을) 후보 등은 세 차례 복역해 가장 많은 ‘전과’를 기록했다.

○ 접수 현장

인천 계양을, 충북 증평-진천-괴성-음성, 제주갑, 제주을 선거구에서는 오전 9시 접수를 시작하기도 전에 후보자들이 나타나 일착 접수자 자리를 다퉜다. 선관위는 추첨으로 접수 순서를 결정했다.

몇몇 선관위에서는 경쟁 후보들이 마주친 뒤 ‘공정선거’를 다짐했다.

경기 부천 오정에 출마한 민주당 원혜영 의원과 한나라당 박종운 후보, 경남 창원을에 출마한 한나라당 강기윤 후보와 민노당 권영길 의원은 ‘깨끗한 승부’를 약속하며 악수를 했다. 충북 충주에서 격돌하는 민주당 이시종 의원과 한나라당 윤진식 후보는 “결과가 어떻든 친분은 변치 말자”며 포옹해 박수를 받았다.

○ 기호 3번 불안한 자유선진당

선진당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을 떠난 후보들을 영입하는 ‘이삭 줍기’로 재미를 봤지만 이제는 거꾸로 인력 이탈로 몸살을 겪고 있다.

대변인을 맡았던 전원책 변호사는 22일 “비례대표 선정에 문제가 있다”며 취임 4일 만에 대변인직에서 물러났다. 전 변호사가 “마땅히 공천받았어야 할 인물”로 꼽은 이상돈(중앙대) 유석춘(연세대) 교수가 선진당을 떠나 친박연대로 옮겨갈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선진당 측은 “한나라당을 탈당한 친박연대와 무소속 연대가 접수 마지막 날인 26일 통합할 경우 ‘기호 3번’ 지위를 넘겨줘야 하기 때문에 홍보물 인쇄를 늦추고 있다”고 밝혔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 영상취재 : 동아일보 사진부 김재명 기자

昌 재산 ‘마이너스 120억’ 사연은…

李총재측 “대선 빚 때문… 보조금 받아 거의 갚아”▼

자유선진당 이회창 총재는 이날 ―120억5143만7000원의 재산을 신고해 눈길을 끌었다.

이 총재는 이날 등록한 후보 중 가장 가난한 후보로 기록됐다. 이날 등록 후보 중 두 번째로 가난한 후보인 민주노동당 현애자(제주 서귀포) 후보(―4억5921만5000원)와의 격차도 컸다.

이 총재 측은 지난해 대선 때 빌려 쓴 선거자금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정당보조금이 없는 무소속 후보로 선거를 치르다 보니 차입금 규모가 막대하게 불어났다는 것.

이 총재 측은 “재산 신고 기준일이 지난해 12월 31일이기 때문에 대선 때 진 빚이 고스란히 반영됐다”며 “선거 후 국고보조금을 받아 상당 부분 갚았고 지금 총재의 빚은 10억∼20억 원”이라고 말했다. 이 총재는 지난해 대선에서 유효투표의 15% 이상을 득표했기 때문에 지출한 대선비용 144억여 원 가운데 130억여 원을 2월 중앙선관위로부터 되돌려 받았다.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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