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이승만 대통령 재조명 국제 학술회의

  • 입력 2004년 11월 11일 18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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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초대 대통령 우남 이승만(雩南 李承晩·1875∼1965)은 문인이자 사상가요, ‘교묘한’ 외교가이자 현실주의적 정치가였다.”

12, 13일 연세대 현대한국학연구소 주최로 열리는 ‘이승만 대통령 재조명 국제학술회의’에서 발표되는 논문들에는 그에 대한 다양한 평가가 쏟아졌다.

이정식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정치학과 명예교수는 논문 ‘건국대통령으로서의 이승만:단독 정부론의 등장과 전개’에서 “국제정세에 해박한 우남은 냉전이 해소될 가능성이 희박함을 내다보고 미소공동위원회 결렬 직후 단독정부론을 제기하며 남한의 독립을 추진해 나갔다”고 지적하면서 “우남은 남한 단독정부를 꾸리려는 미국에 앞서 국제정세의 변화를 예견하고 궁극적으로는 미국의 정책을 주도했다”고 평가했다.

전상인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는 논문 ‘이승만의 사회사상·사회운동·사회개혁’에서 이승만을 사회운동가이자 사회사상가, 그리고 사회개혁가로 자리 매김했다. 자본주의 시장경제와 기독교정신이 지배하는 일종의 신앙공동체이자 기회균등의 나라인 미국을 인류문명의 이상으로 본 이승만 대통령은 한국사회를 미국사회와 닮은 모습으로 바꿀 것을 목표로 삼았다는 것이다.

차상철 충남대 사학과 교수는 ‘외교가로서의 이승만 대통령’에서 이승만 대통령을 철저한 반공·반일주의자이자 철저한 지미(知美)·용미(用美)주의자로 평가했다. 이승만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생존과 안보를 담보할 수 있는 최선의 제도적 장치가 ‘한미상호방위조약’이라고 판단하고 이 조약의 체결을 위해 미국에 대해 엄포와 협박, 그리고 최후통첩과 같은 ‘벼랑 끝’ 전략을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오영섭 연세대 현대한국학연구소 연구교수는 ‘문인으로서의 이승만 대통령’이라는 글에서 이승만 대통령을 ‘격조 높은 문학작품을 남긴 문인’으로 평가했고, 고정휴 포항공대 인문사회학부 교수는 ‘대한민국 임시정부 임시대통령으로서의 이승만’에서 “이상이나 명분보다 실리를 중시하는 현실주의적 정치가였던 이승만 대통령은 임정이 현실적으로 이름에 걸맞은 활동을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다만 임정 대통령이라는 명의를 최대한 외교에 활용했다”고 밝혔다.

민동용기자 mind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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