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장세 비관할 필요없다”… 일단 관망자세 필요

  • 입력 2004년 3월 14일 1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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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가 폭락하자 언제쯤 반등할 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에서 하루에 45포인트 이상 폭락한 것은 모두 10차례다. 이 중 7차례는 폭락 7일(거래일 기준) 후 폭락 당일의 주가 수준을 훨씬 웃도는 ‘놀라운’ 복원력을 과시했다.

국내 증시에서 하락폭이 가장 컸던 것은 2000년 4월 17일. 이날 하루 동안 종합주가지수는 무려 93.17포인트 폭락했다. 2000년 4월 14일 미국 나스닥시장의 주가는 무려 10% 가까이 폭락하는 ‘검은 금요일’사태를 맞았다. 이 여파가 주말을 거쳐 고스란히 한국 증시를 덮친 것. 하지만 국내 주식시장은 다음날인 4월 18일 40포인트 가까이 급반등한다. 17일 주가가 폭락한 틈을 타 저가매수에 나선 투자자들은 그 다음날 주가급등으로 상당한 재미를 봤다는 얘기다.

1999년 7월 23일에도 주가는 하루 동안 무려 71포인트 이상 빠졌다. 대우사태를 계기로 금융시장이 혼란을 겪으면서 주가가 급락했다. 이 경우엔 그 다음날에도 32포인트 가량 급락했지만 7일 뒤엔 폭락 당일의 저점에 비해 무려 68포인트나 급등하게 된다.

또 금융시장 불안으로 주가폭락세가 나타난 2002년 6월 26일과 2000년 2월 28일에도 일주일 뒤에는 저점대비 각각 81포인트, 65포인트 급등했다.

현재의 탄핵정국과 비교 가능한 과거의 정치적 사건으로는 1979년 10월 26일의 박정희 대통령 서거를 꼽을 수 있다. 이 당시 주가는 ‘V자형’의 모습을 보였다. 11월 1일까지 주가는 무려 9.6%나 급락했으나 이후 반등에 성공해 거래일 기준으로 12일 만에 급락 직전 수준을 회복했다.

한화증권 홍춘욱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주식시장의 경우 최근 4년에 걸쳐 나타난 대폭락 이후 대부분 기술적인 반등을 경험했다”며 “폭락 당일 주식을 팔기보다는 보유하거나 저점 매수하는 게 현명한 투자전략이다”고 말했다.

홍 팀장은 “대통령 탄핵에 따른 정국 혼란이 예상되지만 지나치게 비관할 필요는 없다”며 “주말 이후 첫 거래일인 15일 증시의 장세 전개 방향을 지켜보고 매매결정을 하는 게 낫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대우증권 홍성국 투자분석부장은 “내수가 극도로 침체한 상황에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졌기 때문에 국내 투자자들의 증시 참여가 늦춰질 수 있다”며 “투자심리는 4월 총선 전까지 불안한 상태가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운기자 kwoon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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