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대선 경선 레이스]첫 국민참여 정치실험…65일 열전

  • 입력 2002년 2월 24일 18시 09분


민주당 대선 예비주자 7명이 23일까지 당 선관위에 후보등록을 모두 마침으로써 한국정당사상 처음으로 당원뿐만 아니라 일반국민까지 참여해 국민참여경선제로 치러지는 대선후보 경선의 막이 올랐다.

이번 경선은 3월9일 제주도를 시작으로 16개 시도를 돌며, 4월27일 서울 경선으로 마무리된다.

후보등록 시 “공정한 경선을 펼치고, 경선결과에 승복하겠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함께 제출한 7명의 예비주자들은 24일 지지를 호소하는 출마의 변을 발표하고 본격 득표전에 나섰다.

당 지도부를 뽑는 최고위원 경선은 4월7, 8일 이틀간 후보등록을 받아 4월27일 대선후보 선출 직후 실시된다.

▼국민참여경선 어떻게▼

민주당의 선거인단은 총 7만명 규모. 절반인 3만5000명은 당원이 아닌 일반 국민으로 구성된다. 국민선거인단 중 직접 투표권을 행사하는 선거인단은 95%(3만3250명)이며, 5%(1750명)는 인터넷 투표 결과를 반영시킨다. 나머지는 대의원 선거인단 1만4000명(20%), 당원 선거인단 2만1000명(30%)이다.

만 20세 이상의 국민이면 누구나 민주당의 중앙당과 시도지부, 지구당에 신청서를 제출하거나 우편 인터넷 팩시밀리 등을 통해 선거인단에 응모할 수 있다. 이 중 성별 연령별 비례에 따라 무작위 추첨을 거쳐 선거인단이 선정된다.

아직은 국민의 자발적 호응도가 그리 높은 편은 아니어서 각 대선 예비주자 진영의 ‘선거인단 동원’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경선후보자들의 출신지나 지역구 등 연고지를 중심으로 특정지역 국민선거인단 공모편중 현상이 드러나면서 불공정 경선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또 1차 개표 결과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에 대비해 호주식 ‘선호투표’ 방식이 도입됐다. 선호투표란 모든 후보자에게 선호도 순위를 기표하는 방식. 각 지역에서는 우선 1순위 개표만 이뤄진다. 1순위 개표 결과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과반 득표자가 나올 때까지 최하위 득표자의 2순위표를 나머지 후보에게 차례대로 배분해주는 방식을 반복한다.

집계 방식은 복잡하지만, 유권자는 전자투표 카드를 받아 은행의 현금인출기 이용 때처럼 컴퓨터 화면에 나타난 후보자를 지지하는 순서대로 누르기만 하면 된다.(문의:080-0505-302)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기호추첨 번호따라 희비▼

기호 1번 김중권(金重權), 2번 노무현(盧武鉉), 3번 정동영(鄭東泳), 4번 김근태(金槿泰), 5번 이인제(李仁濟), 6번 한화갑(韓和甲) 상임고문, 7번 유종근(柳鍾根) 전북지사.

민주당 대선예비후보 7명의 후보 등록이 끝난 직후인 23일 저녁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실시된 기호 추첨 결과는 이랬다. 김중권 고문은 딸이, 한화갑 고문은 부인이 추첨을 해 눈길을 끌었고, 나머지는 측근 인사들이 대리인으로 참여했다. 당 선관위는 정식 추첨에 앞서 예비 추첨을 통해 추첨 순서를 정하기까지 하면서 공정성 시비를 없애기 위해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기호 1번을 뽑은 김중권 고문 측은 “복덩이 둘째 딸이 모두가 갈망하는 기호 1번을 뽑는 행운을 차지했다”는 보도자료까지 내며 기뻐했다.

노무현 고문은 97년 대선 때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기호였던 2번이 ‘승리의 V자’라고 해석했고, 유종근 지사는 ‘럭키 세븐’이라며 흡족해했다. 반면 5번을 뽑은 이인제 고문 측은 특별히 인상에 남는 숫자가 아니라며 아쉬워했다.

23일 오후 마포을 지구당(위원장 유용화·劉容和) 개편대회에 참석한 예비후보들은 최대 격전지인 서울지역 당심을 잡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

이인제 고문은 “확실하게 한나라당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라며 대세론을 내세웠고, 노무현 고문은 이 고문에 대한 정체성 시비를 거듭 제기했다.

윤종구기자 jkmas@donga.com

민주당 대선 경선주자 신상 비교 (기호 순)
김중권노무현정동영김근태이인제한화갑유종근
나이63564955546358
출신지경북 울진경남 김해전북 순창경기 부천충남 논산전남 신안전북 정읍
가족홍기명씨(56)와 1남3녀권양숙씨(55)와 1남1녀민해경씨(46)와 2남인재근씨(49)와 1남1녀김은숙씨(53)와 2녀한순애씨(54)와 2남김윤아씨(39)와 1남1녀
학력울진 후포고,고려대 법대김해 진영중,부산상고전주고,서울대 국사학과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경복고, 서울대법대목포고,서울대 외교학과이리 남성고, 고려대경제학과
경력서울고법 판사,11·12·13대 국회의원, 대통령비서실장, 민주당 대표대전지법판사, 13·15대 국회의원, 해양수산부장관, 민주당 최고위원MBC 앵커,15·16대 국회의원, 민주당 대변인, 민주당 최고위원민청련 의장, 국민회의 부총재, 15·16대 국회의원, 민주당 최고위원대전지법판사, 13·14·16대 국회의원, 노동부장관, 경기도지사김대중 비서, 14·15·16대 국회의원, 민주당 사무총장·최고위원미 룻거스대 교수, 미 뉴저지주지사 경제고문, 대통령 경제고문, 전북지사
병역공군 법무관육군상병육군병장육군병장육군병장소집해제육군병장
재산12억3397만원8억6924만원6억8490만원3억2468만원4억6937만원6억1105만원6억1000만원
종교기독교없음가톨릭없음없음가톨릭기독교

▼당권의 향방은…▼


유력 당권 후보로 거론되던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상임고문이 22일 대선후보 경선에만 전념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민주당 당권 구도는 한광옥(韓光玉) 현 대표, 박상천(朴相千) 김원기(金元基) 정대철(鄭大哲) 상임고문의 4파전으로 압축되고 있다.

28일 자서전 출판기념회를 통해 당권도전을 공식선언할 계획인 한 대표는 이인제(李仁濟) 상임고문과 권노갑(權魯甲) 전 최고위원 등의 암묵적 지원을 받고 있어 일단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고 있다는 게 당 안팎의 분석. 또 27일 최고위원 선거 출마를 공식선언할 예정인 박 고문은 과거 원내총무로서 보였던 대야 협상력 등 개인적 능력을 부각시키며 영남후보 진영과의 연대를 모색한다는 전략이다. 박 고문은 이미 한 대표를 겨냥해 “DJ 대리인 체제는 안 된다”며 공세를 시작했다.

김 고문은 당내 개혁성향표를 집중 공략할 계획이고, 서울 출신인 정 고문은 ‘탈(脫) 지역정당화’를 내걸고 당권경쟁에 나설 방침이다.

한편 이인제-한광옥 연대의 성사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나머지 당권 후보들은 한화갑 고문이나 노무현(盧武鉉) 김중권(金重權) 김근태(金槿泰) 정동영(鄭東泳) 상임고문 등과의 연대를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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