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이산가족 상봉]訪北대상자들의 심정

  • 입력 2000년 8월 1일 18시 50분


‘8·15 이산가족 상봉대상자’인 A씨는 출발 전날 밤 ‘혹시 북녘 가족이 고통받으며 살고 있지나 않을까’하는 걱정에 밤잠을 설쳤다. 선물은 시계와 돈을 준비했다. 지나간 시간을 되돌리고 싶은 아쉬움과 생활에 보탬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준비한 것. 드디어 상봉 날. A씨는 북녘 가족을 부둥켜안고 “그동안 어떻게 살았어”라며 뜨거운 눈물을 흘린다.

본보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미리 그려본 이산가족들의 ‘8·15상봉’ 장면이다.

이산가족들은 상봉을 앞두고 △북녘 가족이 고통받으며 살고 있을 것 같고(45.7%) △변했을지 모르며(19.8%) △건강이 안 좋거나(18.5%) △서로 못 알아보면 어떡하나(11.1%) 하는 걱정이나 두려움이 있었다.

북녘 가족에게 줄 선물로는 시계와 돈이 17.3%로 가장 많았고 의복(11.1%) 속옷(7.4%) 반지(6.2%) TV(3.7%) 가족사진(3.7%) 의약품(2.5%) 한복(1.2%) 책(1.2%) 사탕(1.2%) 순.

전문가들은 “북녘 가족의 살림에 직접 도움이 될 수 있는 선물이 많은 것이 특징”이라며 “반지 가족사진 책 사탕 등은 그 나름의 특별한 사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봉시 가장 먼저 할 말’은 연령대별로 이산의 한(恨)이 조금씩 다르다는 걸 보여준다.

60대 이하에서는 ‘부모님이 언제 어떻게 돌아가셨느냐’가 44.4%로 가장 많았다. 70대에서는 ‘만나서 반갑다’(31.1%), 80대 이상에서는 ‘어떻게 살아왔느냐’(38.9%)가 1위. 특히 혼자 월남한 경우가 많은 80대 이상은 북녘 부인이나 자녀에게‘수고했다’(16.7%), ‘미안하다’(11.1%)라고 말하겠다는 대답이 70대(각각 4.4%, 6.7%)나 60대 이하(각각 0%)보다 훨씬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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