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대포동미사일 발사1년]협상통해 해결 기미

  • 입력 1999년 8월 30일 19시 16분


북한이 지난해 8월31일 대포동 1호 미사일(북한은 ‘광명성 1호’ 인공위성이라고 주장)을 전격적으로 시험발사해 국제사회에 충격을 던진 지 만 1년이 됐다.

북한의 핵개발 시도에 이은 장거리 미사일의 시험발사는 북한의 군사과학기술이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시아의 안정을 크게 위협할 수 있을 만한 수준임을 입증했다.

당시 미국과 일본은 정찰위성 등을 통한 대북 정보수집 활동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발사를 제대로 예측하지 못한 것은 물론 북한이 발사한 게 미사일인지 인공위성인지를 바로 파악하지도 못해 한동안 논란을 벌여야 했다.

미사일이 일본 열도를 가로질러 태평양에 떨어지는 바람에 큰 충격을 받은 일본은 미사일 발사 직후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에 대한 재정분담결의안 서명을 유보하고 북한 전세기의 일본운항을 중단시키는 등 크게 반발했다. 일본은 특히 북한의 위협을 구실로 최근 자위대의 활동 범위를 확대하는 등 보수 우경화 노선으로 치닫고 있어 주변국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한미일은 북한이 대포동 1호(사거리 1700∼2200㎞)보다 성능이 월등한 대포동 2호 미사일(〃4000∼1만㎞)의 시험발사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이를 저지하기 위해 외교적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체제생존 차원에서 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는데다 자주권에 속하는 북한의 미사일 개발을 막을 수 있는 국제법적 근거가 없어 북한이 미사일을 포기하도록 설득하느라 고전하고 있다.

그동안 북한과 이 문제를 중점적으로 논의해온 미국은 다음달 7일 베를린 북―미 회담에서 미국이 대북제재를 해제하는 대신에 북한이 미사일 시험발사를 중단하는 식의 타협이 이루어지기를 희망하고 있다. 북한이 최근 대화에 의한 해결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북한이 이번에 미사일 시험발사를 중단한다고 해도 미사일의 연구 개발과 생산 수출은 계속하려 들 것이 분명해 앞으로 협상을 통해 북한 미사일 문제를 해결하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한기흥기자〉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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