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오히려 ‘금창리 이후’를 걱정하는 것 같다. 김대통령이 북―미(北―美)간 핵협상이 진행중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거듭 북―미, 북―일(北―日) 관계개선과 대북제재완화를 골자로 하는 ‘포괄적 대북정책’ 또는 일괄타결안을 강조하는 배경도 그때문이다.
지난달 24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 이어 1일 3·1절 기념사에서도 김대통령은 포용정책이 최선의 방책임을 역설했다. 김대통령은 이날 특히 “전쟁을 막는데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며 “한반도 분단에 책임있는 강대국들이 적극 협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당초 원고엔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강대국들의 협력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돼있었다는 후문이다.
사실 금창리도 금창리지만 ‘금창리 이후’의 현안, 다시 말해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실험 재개여부는 김대통령의 말처럼 자칫 ‘전쟁과 평화’의 문제가 될지도 모를 정도로 폭발적 위험성을 내포하고 있다. 북한과 협상중에 왜 자꾸 관계개선과 제재완화를 언급하느냐는 미국측의 ‘곱지않은 시각’을 알면서도 거듭 일괄타결안을 주창하고 미 일 중 러의 한반도분단 책임론까지 거론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는 것이다.
또 임동원(林東源)청와대외교안보수석이 1월초 미국 일본을 방문하고 돌아온 뒤 예정에 없던 중국방문에 나선 배경도 미사일문제 때문이었다는 후문이다.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방차관보 등 미국내 보수파 인사 11명은 최근 북한에 대한 ‘선제공격’까지 포함하는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정부의 한 고위관계자는 “북한이 미사일을 다시 발사하면 대북정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할지 모른다”며 “그때까지의 상황을 감안해서라도 일괄타결안을 계속 밀어붙여야 한다”고까지 말했다.
〈김창혁기자〉ch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