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계 다시 뭉친다…與 정권재창출 위기 공론화 촉구

  • 입력 1997년 9월 1일 20시 50분


신한국당 민주계 의원들이 1일 모임을 갖고 정권 재창출 위기의 공론화 문제를 제기하고 나섬으로써 당이 한층 더 난기류에 휩싸일 전망이다. 당위기의 공론화는 논의의 진전에 따라 「후보적격여부 논쟁→후보교체」 등 극단적인 상황으로 전개될 수 있는 폭발성이 강한 의제. 따라서 당소속 의원들은 그동안 각종 여론조사에서 전례가 없을 정도로 야당에 밀리는 악조건속에서도 공론화가 가져올 파문 때문에 이 문제의 거론을 자제해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민주계 의원들이 이날 말문을 연 것은 대선정국을 바라보는 이들의 시각과 입장이 일단 정리됐다는 뜻이다. 이회창(李會昌)대표의 지지도가 반등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당 결속마저 흐트러진 상황이 지속될 경우 대선승리를 기약하기 어렵다는 것이 이날 모임을 주도한 중진들의 생각이다. 서청원(徐淸源)의원은 모임이 끝난 뒤 이대표를 만나 『신한국당은 이대표 개인의 당이 아니다. 일부 사당화된 야당처럼 말도 못해서야 되겠느냐』며 공론화를 강도높게 촉구했다. 당소속 의원이 이대표의 면전에서 이 문제를 제기한 것은 서의원이 처음이다. 뿐만 아니다. 2일 김영삼(金泳三)대통령과 만나는 서석재(徐錫宰)의원도 김대통령에게 당이 봉착한 위기에 대해 가감없이 설명하며 돌파구의 마련을 진언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의원은 과거 정발협에서 활동한 인사들을 중심으로 국면타개를 위한 독자세력화도 모색하는 등 민주계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그러나 이들 민주계 인사들이 탈당을 준비하고 있거나 머지않아 「제삼의 후보」를 추대하리라고 보는 것은 아직 성급한 관측이다. 오히려 이들은 독자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이인제(李仁濟)경기지사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대책을 모색하는 분위기다. 이번 민주계 모임에도 이지사의 핵심측근인 김운환(金운환)의원은 초청대상에서 제외됐다. 민주계가 명분없이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움직일 경우 당내에서 분파행동을 한다는 비난을 받을 가능성이 있는데다 자칫 잘못하면 이대표 옹호세력의 반격으로 인해 소수파로 전락할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주계는 일단 당내 공개논의를 통해 다수의 목소리를 수렴하는 모양을 취하며 후보교체론을 확산시킬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대안부재론」도 만만치 않아 당내 갈등만 깊어질 가능성이 큰 형편이다. 〈이원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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