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종고문 이색강연]『「프레지던트=대통령」은 잘못』

  • 입력 1997년 4월 1일 19시 51분


[최영훈기자] 신한국당 朴燦鍾(박찬종)고문은 1일 한양대에서 「21세기와 한국」을 주제로 열린 초청강연에서 「이색 대통령론」으로 말문을 열었다. 우리나라는 미국으로부터 대통령제를 도입했으나 프레지던트(President)라는 단어를 「대통령」으로 번역한 것은 잘못이라는 것. 프레지던트는 「사회를 보다」 혹은 「주재하다」라는 의미의 프리자이드(Preside)라는 동사의 인칭명사꼴. 따라서 군왕(君王)을 연상케 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국가 최고경영 전략회의의 주재자」 정도로 번역하는 것이 옳다고 그는 설명했다. 단적으로 미국 백악관의 회의실인 오벌하우스에 있는 라운드테이블의 의자들은 크기가 모두 똑같고 가벼운 데 우리 청와대 회의실의 의자는 그렇지 않고 권위적인 느낌을 준다는 것. 우리의 대통령은 이같이 회의의 주재자라기보다는 「군왕적 대통령」의 이미지를 지니고 있어 개방화 세계화 시대에 맞지 않다고 그는 주장했다. 그러나 박고문은 지나친 권력집중 등 대통령제의 문제점과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최근 거론되고 있는 내각제 개헌론에 대해서는 정면으로 반대했다. 내각제를 도입하면 정경유착의 고리가 단절되기는 커녕 더 심화해 한보사태와 같은 비리가 정파간 이해관계에 따라 은폐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지역할거구도 역시 더욱 고착화해 지역연합에 따른 장기집권 등의 폐해가 계속될 것으로 우려했다. 박고문은 『권력의 집중과 남용은 대통령제 자체가 지닌 제도상의 문제라기보다는 「운용상의 문제」로 강한 리더십과 권위주의적 리더십을 구별할 줄 아는 지혜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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