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전21세기/한반도97선택]「DJP연합」성사될까

  • 입력 1996년 12월 31일 19시 20분


「李哲熙기자」 금년도 대선 판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변수는 뭐니뭐니해도 「DJP」의 탄생여부다. 金大中(김대중)국민회의총재와 金鍾泌(김종필)자민련총재의 후보단일화 논의는 날이 갈수록 심도(深度)를 더해간다. 두 총재 모두 『기필코 이루어내겠다』고 입을 모은다. 일단 표면적으로는 예상보다 순항(順航)을 하는 듯하다. 그러나 정치권 안팎의 시각과 전망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한쪽에서는 『이른바 「정치9단」이라는 칠순의 노정객들이 각자 나설 경우 승산이 희박하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 무모한 결정을 하겠느냐』면서 단일화가 실현될 것으로 내다본다. 하지만 다른 한쪽에서는 △지역적 정치성향적 이질감 △내각제 개헌 등 권력분점론에 대한 상호불신 △양당내 반대세력의 이반(離反) △승산에 대한 이견 등의 이유를 들며 『거의 가능성이 없는 얘기』라고 일축한다. 물론 두 김총재간에도 몇몇 핵심사안에 대한 이견은 여전하다. 안팎에 도사린 「복병(伏兵)」과 「걸림돌」들도 한두가지가 아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관건은 「누가 후보로 나서야 당선가능성이 높으냐」다. 양당에선 벌써부터 나름대로 득표력 계산법을 들먹이며 서로 「비교우위론」을 주장하는 등 백가쟁명이다. 국민회의는 물론 역대선거의 득표율과 현실적 지지세력을 거론하며 DJ로의 단일화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DJ의 고정표를 92년 대선 때 얻은 8백여만표로 보고 JP가 1백만∼2백만표만 보태주면 당선이 무난하다는 게 국민회의의 계산법이다. 그러나 자민련의 계산법은 판이하다. 지역세의 확산가능성을 이유로 들며 JP로의 단일화를 주장한다. 충청 호남의 연합구도에 대구 경북 강원 등을 보탤 수 있는 후보는 JP 뿐이며 그렇게되면 득표율이 50%를 넘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이밖에도 내각제의 실현시기와 연립내각 구성비율 논의, 안팎의 방해극복 등 후보단일화 실현을 위해 넘어야할 고비는 첩첩산중이다. 하지만 모두가 「과정」일 뿐이다. 결단은 궁극적으로 DJ와 JP 두사람 몫이다. 그리고 결단의 향방을 가름하는 요체는 막바지 협상카드에 대한 「상호신뢰」의 유지여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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