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석 전 사무총장 “北은 허황된 현대판 神政국가”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7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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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캠프 그리브스 ‘북한알기 토크콘서트’

“북한에는 김장을 담글 소금이 없어 바닷물에 배추를 절입니다. 이게 현실입니다.”

25일 오전 경기 파주시 군내면 민간인통제구역 안의 옛 주한 미군기지 캠프 그리브스. 김형석 전 우리민족서로돕기운동 사무총장이 캠프 내 한 건물에 마련된 행사장 스크린에 비친 사진을 가리키며 말했다. 사진에는 남루한 옷차림의 한 소년이 배추 한 포기를 들고 바닷가를 서성이는 모습이었다. 김 전 총장은 “몇 년 전에 북한 나진에 갔을 때 찍은 사진”이라며 “바닷물에 배추를 절인 후 배추를 누가 가져갈까 지키고 있다”고 했다.

강 건너 임진각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이곳은 불과 6년 전만 해도 미군 장교들이 일과 후 식사와 술을 마시며 쉬던 장교클럽이었다. 미군이 철수한 뒤 지금은 빈 공간으로 남아있다. 이날은 정전 60주년을 앞두고 ‘북한알기 토크 콘서트’가 열렸다. 통일과 북한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보자는 뜻에서 파주시가 마련했다. 이인재 시장과 문화유산해설사, 마을 이장단, 대학생, 시민기자단 등 150여 명이 참석해 강의도 듣고 궁금했던 것을 물었다.

김 전 총장은 “북한은 집단을 위해 개인을 희생하는 현대판 신정국가”라며 “지금 북한주민들의 생활을 보면 식량배급 무상교육·의료가 얼마나 허황된 것인지 알 수 있다”고 했다.

‘먼나라 이웃나라’의 저자인 이원복 덕성여대 석좌교수도 10여 년간의 독일 유학경험을 살려 ‘한반도 통일은 어떻게 독일과 다른가’를 주제로 강연했다. 이 교수는 “논리적 합리적 실익 위주로 접근한 독일과 달리 우리는 통일에 대한 열정이 높지만 이상적 감성적 민족적이어서 오히려 통일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캠프 그리브스는 주한미군 기지 중 유일하게 임진강 북쪽의 민간인출입통제선(민통선) 너머에 자리 잡았다. 1953년 7월부터 미군이 이곳에 주둔했다가 2007년 반환됐다. 8월부터 역사 문화예술 생태 등을 숙박하며 체험할 수 있는 안보체험시설로 활용된다. 동아일보가 파주시, 국방부와 함께 6·25전쟁 정전협정 체결 60주년인 27일 ‘제1회 캠프 그리브스 평화 포럼’을 개최한다.

파주=조영달 기자 dalsar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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