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목 KOICA 이사장 “報恩원조로 6·25참전국 도와주겠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6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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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목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사장은 22일 오후 동아일보사에서 진행된 1시간가량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과거 받은 것에 대해 조건 없이 보답하는 것”이라며 공적개발원조(ODA) 활동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김영목 한국국제협력단(KOICA) 이사장은 22일 오후 동아일보사에서 진행된 1시간가량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과거 받은 것에 대해 조건 없이 보답하는 것”이라며 공적개발원조(ODA) 활동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참혹한 전쟁의 아픔을 딛고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성장한 나라는 세계사에서 한국이 유일합니다. 이제 우리를 도왔던 참전국들을 대상으로 ‘보은(報恩) 외교’에 신경을 쓰는 것은 세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도 큰 의미가 있지요.”

정전 60주년을 앞두고 22일 김영목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 이사장은 동아일보·채널A와의 공동 인터뷰에서 6·25전쟁 참전국들을 대상으로 한 지원사업 이야기부터 꺼냈다. 집중적인 지원 대상인 필리핀과 콜롬비아, 에티오피아에서 코이카가 벌이고 있는 다양한 공적개발원조(ODA) 활동도 상세히 설명했다. 6·25에 참전했던 에티오피아 장군의 후손이 코이카의 한국 연수에 참여한 뒤 모국에 돌아가서 코이카의 봉사활동에 적극 뛰어들었다는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우리가 과거에 받은 것에 대해 조건 없이 보답하는 차원입니다. 참전용사들과 그 가족으로 하여금 ‘새마을 빌리지’ 개념의 자활촌을 짓도록 하고, 그들의 교육과 취업을 주선해주고…. 의료, 정보기술, 농수산가공 분야의 인재도 많이 키워 전반적인 경제 발전을 도울 예정입니다.”

직업외교관 출신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후보 캠프에서 통일외교특보를 지낸 김 이사장은 인터뷰 내내 한국의 ODA 활동에 동참할 글로벌 청년인재 양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캠프에서 만난 젊은 유권자들의 일자리 고민, 해외에서의 경험을 향한 목마름을 절절히 느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박 대통령의 외교안보 분야 공약 중 하나인 ‘일자리 창출 외교’를 주도한 인사로도 알려져 있다.

“한국이 가진 게 훌륭한 인재밖에 없다고 하지 않습니까. 우리의 ODA 예산이 선진국에 비해 크게 부족한 수준인데도 해외 원조활동이 호평을 받는 이유는 바로 이 인재들이 해외 현장에서 헌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봉사단 규모를 더 키우고 더 많은 교육 프로그램도 만들 겁니다. 봉사활동을 끝낸 후에는 그 전문지식과 경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거고요.”

김 이사장은 지역별, 분야별로 이른바 ‘맞춤형 ODA’ 전문 인력을 양성하고 이들의 경험이 취업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소기업과 코이카 간에 인재 활용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봉사단원들의 취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는 “1995년 국제협력요원 파견을 시작한 이후 코이카의 누적 봉사단원 수가 1만 명을 넘어섰는데도 이들의 능력이 사회에서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안타까워했다.

“마이스터고 학생을 비롯한 고졸 출신, 전문기술 인력 등을 비율을 정해서 뽑고 외국어 교육부터 인문 교양 국제정세 같은 것들까지 가르치려 합니다. 돈이 없어 갖지 못했던 기회를 만들어줘야겠다는 생각입니다.”

그는 “약간 무식하게 1970년대로 돌아갈 필요도 있다”고 했다. ‘스펙’만 따지지 말고 눈 딱 감고 ‘기본’을 기준으로 젊은 인재를 기용하자는 것이다.

코이카의 역점 사업 중 새마을운동의 해외 수출과 관련해선 “새마을운동의 ‘할 수 있다’ 정신을 살리되 21세기 글로벌 환경에 맞춰 기술과 인프라 지원을 병행하는 새로운 차원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을 카피(copy·베끼기)하고 싶다는 빈국(貧國) 사람들에게 “당신들 사정에 맞춰 변형시켜라(modify)”라고 조언한다고 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업적인 새마을운동을 박근혜정부에서 해외로 수출하는 데 정치적 의도는 없느냐는 질문에 김 이사장은 “똥통 같은 진흙길을 밟고 다니던 과거 한국 농촌, 그 시절의 보릿고개를 아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새마을운동은 해외 국가들이 수출해줄 것을 우리나라에 먼저 요청했고, 과거 정부에서도 그 필요성을 인정했던 사안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외국 정상 앞에서 새마을운동 이야기를 하다 ‘새벽종이 울렸네, 새 아침이 밝았네∼’로 시작하는 새마을 노래를 부른 일화를 소개하면서 “새마을운동 프로젝트는 유엔이 우리에게 ‘같이 진행하자’고 공식 요청을 해올 정도로 국제적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김영목 이사장#코이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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