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인건비 비싸도 생산성 높아 매력”

  • 입력 2008년 2월 28일 02시 55분


고기능 플라스틱 생산라인 증설 황문성 한국사빅 사장

“한국에는 삼성 LG 등 글로벌 기업들이 있어서 제품 수요가 많습니다. 또 생산성이 높아 ‘다품종 소량생산’ 체제에도 빠르게 대응할 수 있지요. 이런 장점들은 비싼 인건비를 충분히 상쇄할 수 있습니다.”

황문성(46·사진) 한국사빅이노베이티브플라스틱(한국사빅) 사장은 26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25일 충북 충주공장에 휴대전화와 자동차 등에 사용되는 고기능 플라스틱인 ‘LNP버튼’ 생산라인 증설 준공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사빅은 사우디아라비아 국영기업이 지난해 GE플라스틱을 인수해 출범했다. 1987년 한국에 진출한 GE플라스틱코리아도 한국사빅으로 문패를 바꿔 달게 됐다.

이번에 증설한 라인에서 생산되는 플라스틱은 마그네슘 등 기존 금속 부품을 대체해 완제품의 크기나 무게를 줄일 수 있다. 이 제품은 미국과 영국에서만 생산됐기 때문에 이번 증설은 회사 내 아시아 지역에서는 처음이다.

“휴대전화나 MP3플레이어 등 전자제품의 두께가 점점 얇아지고 디자인이 중요해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고기능 플라스틱 부품이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국내에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글로벌 전자기업이 많기 때문에 제품 수요가 많지요.”

그는 “이번 생산라인 증설로 부품 공급 기간을 2개월에서 1주일 이내로 줄일 수 있게 됐다”며 “LP버튼 생산라인의 추가 증설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빅이 자체 조사한 결과 슬라이드형 휴대전화의 부품에 사용되는 금속 소재를 플라스틱 소재로 대체하면 생산비용을 최대 30%까지 줄일 수 있다고 한다.

다만 유럽과 달리 한국에서는 자동차 부품에는 플라스틱이 적게 쓰이는 편이다.

“유럽에서는 연료 소비량과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친환경적인 사고에 따라 차체를 가볍게 하기 위해 플라스틱이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이런 플라스틱은 가벼우면서도 특수 섬유를 넣어 충격에도 견딜 수 있게 설계됩니다.”

황 사장은 “단순히 원재료 공급 회사로 머무는 게 아니라 제품 개발 단계부터 참여해 ‘맞춤형 재료’를 제공하는 전략을 펼 것”이라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