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전 한국어 수업 모범생 아프리카의 ‘한국 전도사’로

  • 입력 2006년 11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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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제2의 고향입니다. 인적자원을 개발해 국가 발전을 이룩한 한국의 성공모델을 콩고민주공화국에서도 꼭 실현하고 싶습니다.”

서울대에서 유학 생활을 했던 콩고민주공화국 킨샤사대 사범대 가스톤 카푸쿠 무디파누(49·사진) 교수는 최근 15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았다.

무디파누 교수는 콩고민주공에서 대표적인 지한파(知韓派) 인사다. 1984년 한국 국비장학생으로 선발돼 서울대 교육학과에서 1991년까지 7년간 공부해 교육사회학 석사 및 박사학위를 받았다. 그는 유학 초기 9개월 정도 한글을 배운 뒤 겨우 공부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한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한다.

그를 가르쳤던 서울대 윤희원(국어교육학) 교수는 “수업 시간에 항상 질문이 많았고, 이해될 때까지 물어봐서 교수들이 무서워할 정도였다”며 “한국에 대해 애정이 깊고 성실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제자”라고 말했다.

무디파누 교수는 콩고민주공 주재 한국대사관과 현지 교민 사이에선 유명 인물이다. 그는 내전으로 한국대사관이 한때 철수하자 한국 교민을 음으로 양으로 도왔다. 한국대사관에서도 풀기 힘든 일이 생기면 그를 불러 물어볼 정도다.

요즘 무디파누 교수는 모국 학생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려고 한국어 교재와 자료를 모으느라 정신이 없다. 국제교류재단과 서울대 대학원이 자료 지원을 약속했지만 이것만으론 충분치 않아 사비를 털어 교재를 구입하고 있다.

“한국은 1960년대에는 빈곤국이었지만 지금은 세계가 인정하는 국가로 발전한 저력이 있습니다. 한국인의 근면성은 놀라워요. 콩고민주공 사람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친 뒤 한국으로 보내 많은 것을 배우게 하고 싶습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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