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걱정 많은 한국인, 준비는 낙제점” 쿠퍼 HSBC은행 대표

  • 입력 2006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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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HSBC은행
사진 제공 HSBC은행
“한국인이 ‘일에 대한 집착’이 가장 강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사이먼 쿠퍼(사진) HSBC은행 한국지점 대표는 17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이 은행이 전 세계 성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은퇴의 미래’라는 주제의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같이 소개했다.

쿠퍼 대표는 “세계 21개국 18세 이상 성인 2만2000명과 6300명의 고용주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각국 응답자들이 희망한 평균 은퇴 연령은 남성 60세, 여성 56세인 반면 한국인은 남성 64세, 여성 62세를 은퇴 연령으로 바랐다”고 했다.

하지만 더 오래 일하고 싶어 하는 한국인의 바람은 현실로 이뤄지지 않았다. 한국인 고용주 300명이 답한 근로자의 실제 은퇴 연령은 남녀 모두 평균 57세다. 반면 세계 평균 은퇴 연령은 남성 60세, 여성 57세였다.

쿠퍼 대표는 “희망과 현실의 괴리가 큰 한국인은 정부에 바라는 노후대책도 세계 평균과 큰 차이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한국인의 47%는 노후대책으로 은퇴 연령 연장을 정부에 주문한 반면 21개국 응답자들은 평균 45%가 의무저축 등 강제적인 은퇴 준비를 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 달라고 요구했다. 은퇴 연령 연장은 일본(42%)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선 20% 이하였다.

문제는 한국인이 은퇴 후의 삶에 대해 준비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는 “한국인은 자원봉사 등 ‘의미 있는 일’을 하며 노후를 보내고 싶어 했지만 그런 삶을 위해 노후자금에 대해 미리 계산해 봤다는 응답자는 34%에 불과했다”고 말했다.

노후 생활을 위해 전문가와 상담을 받은 것도 세계 평균은 30%였지만 한국은 10%에 그쳤다. 쿠퍼 대표는 “세계적인 인구 고령화로 노후 문제가 주요 관심사가 되고 있는데 한국은 그 가운데서도 가장 급격히 고령화되는 나라”라며 “젊은 시절부터 체계적으로 노후를 준비해야 적은 노력으로도 풍요로운 노후를 보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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