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위공직자 재산공개]얼마나 늘고 줄었나?

  • 입력 2000년 2월 28일 19시 51분


▼국회의원▼

의원들의 재산변동 내용을 보면 재산이 증가 또는 감소한 의원들의 숫자는 지난해와 비슷했으나 주식을 보유한 의원들의 경우 주식시장의 ‘널뛰기 장세’로 개인별 재산 변동폭이 매우 컸다는 것이 큰 특징으로 꼽힌다.

○…지난해에는 18억7000만원이 증가한 자민련 김고성(金高盛)의원이 재산증가 1위를 차지했으나 올해는 지난해 8월 현대중공업 상장으로 1632억원의 평가이익을 얻은 무소속 정몽준(鄭夢準)의원이 총 1982억원의 재산 증가액으로 1위를 차지.

정의원측은 재산 증가분이 ‘불로소득’으로 비쳐질 것을 우려한 듯 보도자료를 내고 “보유 주식수는 변동이 없으나 상장으로 인한 평가차액이 발생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

또 지난해 자신이 소유한 청호컴퓨터 주가폭락으로 282억여원의 재산이 감소했던 지대섭(池大燮)전의원도 주식 14만7000여주의 무상증자 및 주가상승으로 239억원을 벌었다.

한나라당 심정구(沈晶求)의원도 선광공사 주식 9만8000여주가 코스닥에 상장돼 30억8000여만원을 벌어들여 ‘코스닥 열풍’덕을 톡톡히 봤다. 반면 한나라당 김진재(金鎭載)의원은 동일고무벨트 주가 하락으로 72억여원의 손실을 입어 재산감소 1위를 차지.

○…각 당 지도부나 핵심당직자들의 재산은 비교적 큰 변화가 없었다. 민주당 김옥두(金玉斗)사무총장은 7000여만원, 박상천(朴相千)총무는 8500여만원이 각각 증가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오랫동안 거주했던 동교동 집을 6억5000만원에 매각한 김홍일(金弘一)의원은 서교동 집을 6억9000만원에 새로 매입. 총재산은 1억6000여만원이 감소.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와 이부영(李富榮)총무는 ‘변동사항 없음’이라고 신고했고, 하순봉(河舜鳳)사무총장은 1800만원이 감소한 것으로 신고.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는 330만원이 감소했고, 이한동(李漢東)총재는 1억2300만원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주국민당 지도부 가운데 김윤환(金潤煥)의원과 신상우(辛相佑)의원은 각각 6100만원과 1700만원이 감소했으나 김상현(金相賢)의원은 5600만원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순(趙淳)의원은 변동이 없는 것으로 신고됐다.

○…총선시민연대가 2차례에 걸쳐 발표한 낙천 대상 현역의원 68명 가운데 지난 한해 동안 재산이 증가한 의원은 41명, 감소한 의원은 26명이었고 1명은 변동이 없었다. 특히 부패사건 연루 때문에 낙천대상자로 거명된 현역의원 38명 가운데 재산이 증가한 의원은 22명, 감소한 의원은 15명으로 집계됐다.

<윤영찬기자>lyyc11@donga.com

▼행정부▼

○…재산증가 1위인 박용현(朴容玹)서울대병원장은 지난해 친형(박용오·朴容旿)이 회장으로 있는 두산그룹 주식 13만여주를 유 무상으로 증자받아 83억9000여만원의 수익을 올린데 힘입어 모두 88억4957만원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박원장은 98년에는 주식을 소유하고 있던 회사가 합병되는 바람에 9억4771만원이 감소, 재산이 가장 많이 줄어든 공직자로 기록됐었다.

○…재산증가 20위안에 오른 전 현직 장관은 남궁석(南宮晳)전 정보통신부장관 서정욱(徐廷旭)과학기술부장관 진념(陳稔)기획예산처장관 김윤기(金允起)건설교통부장관 등으로 모두 경제부처 출신. 재산증가 3위에 오른 남궁 전장관은 삼성전기 주식이 4053주(지난해 12월말 평가액 10억7990만원) 늘어나는 등 모두 8억2483만원 증가했으며 서장관은 삼성전자 주식증가로 3억9379만원이 늘어 현 국무위원 가운데 재산증가 1위를 기록했다.

○…장관급 가운데 재산이 줄어든 사람은 이상룡(李相龍)전 노동부장관과 강기원(姜基遠)여성특별위원장으로 나타났다. 이 전장관은 차남의 아파트 전세금 지출 등으로 3억1415만원이 줄었으며 강위원장은 금융기관 대출금상환 등으로 4억6987만원이 감소했다고 신고했다.

<이진영기자>ecolee@donga.com

▼사법부-검찰▼

○…98년 8월 대법관을 퇴임할 때 재산 15억3336만원을 신고했던 최종영(崔鍾泳)대법원장은 99년9월 대법원장 취임후 재산이 8255만원 늘었다고 신고.

본인 명의로는 지난해 9월 대법원장이 되면서 변호사 사무실 보증금을 받은 돈과 그랜저 승용차를 판 돈 등으로 4200여만원이 증가했고 배우자와 장남의 은행예금 이자와 봉급수입 등 4000여만원이 반영됐다. 그러나 최대법원장이 대법원장에 취임하면서 신고한 재산액수가 밝혀지지 않아 대법관 출신의 변호사가 1년여의 변호사 생활을 하면서 변동한 재산의 규모는 알 수 없는 상황.

○…99년 22억900만원이 늘어 재산 공개 대상 공직자 1088명중 증가부분 1위였던 박용상(朴容相)헌재 사무차장은 올해도 3억3400만원이 늘었다고 신고해 사법부와 헌재를 통틀어 1위를 차지.

한대현(韓大鉉)헌재 재판관은 서울 서초구 서초동 건물을 17억원에 매각하고도 재산이 9억1152만원이 줄었다고 신고해 사용처에 대해 궁금증을 자아냈는데 헌재측은 “첫 신고 때 건물의 예상 가격이 50억원이어서 가지고 있던 3분의 1 지분에 해당하는 17억원을 신고했는데 건물이 실제로는 30억원에 팔려 7억원이 자연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해명.

○…법무부와 검찰의 재산증가 부분 1위인 정영대(鄭永大)대검 사무국장은 예금이자 등에 따른 부인의 재산증가로 3억5175만원이 늘었다고 신고. 2, 3위는 1억6816만원과 1억3790만원이 각각 증가한 송광수(宋光洙)대구지검장과 주선회(周善會)광주고검장이 차지했으며 박순용(朴舜用)검찰총장은 부인과 장남의 예금 증가로 2416만원이 증가했다고. 김정길(金正吉)법무장관은 9867만원이 줄었다고 신고해 법무부 검찰에서 감소부분 1위를 차지했는데 오랫동안 병치료를 해온 모친의 병원비와 장례비 지출 탓이라고.

<신석호기자>ky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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