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美日 밀월시대 연 케리 장관, 한미동맹은 어쩔 참인가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5월 18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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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방문을 마치고 어제 서울에 도착한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이 오늘 박근혜 대통령을 예방하고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한다. 최근 동북아시아에서는 미국과 일본의 동맹 강화에 맞서 중국과 러시아가 밀착하는 등 주변국의 역학관계가 요동치고 있다. 북한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시험발사했고, 군부 2인자인 현영철을 전격 처형했다. 이런 혼란스러운 시점에 한국과 미국의 외교 수장이 머리를 맞대는 만큼 새로운 도전에 탄력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한미동맹을 더 공고히 만드는 실질적인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

두 나라가 북한에 단호한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 무모한 도발 움직임에 강력히 경고하고 안보에 허점이 없도록 대비를 강화해야 한다. 이란 핵협상 타결로 북한의 핵 문제가 국제사회를 위협하는 유일한 현안으로 남았다. 케리 장관은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의 회담에서 “북한이 핵 야망을 버리지 않는 한 경제적 외교적 고립은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는 어떻게 북의 비핵화를 이룰 것인지 보다 진전된 논의가 필요하다. 아울러 북한이 잘못된 판단을 하지 않도록 대북 억제력을 확고히 다져야 한다.

케리 장관의 중국 방문 때 미국과 중국이 한반도 문제를 논의했지만 현재 양국의 가장 큰 현안은 남중국해 사태다. 모두 6개국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스프래틀리 군도에서 중국이 인공섬 7개를 건설하고 그중 한 곳에 군용기 활주로를 짓는 것에 대해 미국이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런 패권 다툼에도 불구하고 케리 장관은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대해서는 “그동안 오해가 있었다”며 한발 물러섰다.

오늘 방한하는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는 한국에 오기 전 중국 방문을 통해 중국과 국경 분쟁을 조속히 해결해 나가고 경제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합쳐서 인구가 25억 명인 두 나라가 쉬운 것부터 해결하자는 ‘선이후난(先易後難)’의 자세로 상호 이익을 도모했다. 중국과 러시아의 급속한 접근도 마찬가지다. 철저하게 실리에 바탕을 둔 강대국들의 기민한 외교 전략은 명분에 갇힌 한국 외교에 경종을 울린다.

미국이 가장 중시하는 아시아의 파트너는 일본이라는 사실이 명백해졌다. 다음 달 박근혜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방미와 외형적으로 비교하는 것은 무의미하다. 그보다는 한미동맹을 더욱 내실 있게 발전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케리 장관의 방한을 계기로 한미동맹을 심화시켜 나가는 방안에 양국이 지혜를 모아야 한다.
#케리#박근혜#윤병세#한미동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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