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老兵들의 ‘지원 예비군’ 발대를 보며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4월 4일 03시 00분


서울 송파구 특전사령부 연병장에서 그제 예비역 육군소장인 이충석 특전동지회장(70)을 비롯한 특전사 출신 예비역 1000여 명이 참석해 ‘지원 예비군’ 발대식이 열렸다. 동원예비군을 마친 30대 초중반∼70대 초반의 참석자 중에는 머리가 희끗한 노병(老兵)도 많았다. 이 회장은 어제 동아일보 논설위원과의 통화에서 “북한이 제2의 천안함, 연평도 도발을 하거나 우리 원자력발전소 등에 대한 테러를 자행하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도 총을 들고 나라를 지키는 일에 나설 생각”이라며 “국가와 국민을 위해 싸우다 죽는다면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지원 예비군에는 특전동지회 18개 시도 지부, 202개 시군 지회 회원 2만 명 안팎이 동참할 예정이다. 전역 후에도 대한민국 수호에 힘을 보태겠다는 예비역 장병들의 안보 걱정이 가슴에 와 닿는다.

2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는 천안함 46용사와, 그들을 구하려다 순직한 고 한주호 준위를 추모하는 ‘천안함 폭침 1주기 범국민추모식’이 개최됐다. 불교 천주교 개신교 등 3대 종교 신자 및 종교인과 시민 등 1300여 명은 “우리에게 북한보다 더 무서운 위협은 우리 내부의 반(反)대한민국 세력이다. 북한 잠수정의 어뢰 공격으로 천안함이 폭침당한 진실을 부정하는 무리들을 국민이 철저히 가려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근 북한인권학생연대가 주최한 ‘김정일 반(反)인도적 범죄 모의청문회’나 숙명여대 북한인권동아리 ‘하나’가 주최한 북한인권사진전처럼 젊은 세대의 건전한 안보관을 보여주는 행사도 잇따랐다.

60, 70대의 노병에서부터 수년 전 국방의 의무를 다한 전역 장병, 양심적 종교인과 지식인, 대학생을 비롯한 젊은층의 각성은 눈여겨볼 만하다. 지난해 북한의 천안함, 연평도 도발은 좌파정권 10년을 거치면서 흐트러진 우리 사회의 안보의식을 일깨우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많은 국민이 지역과 계층을 넘어서 ‘대한민국 지키기’ 노력에 동참하고 성원해야만 확고한 안보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

우리 사회에는 세계 최악의 독재정권인 김정일 정권의 반인도적 반민주적 반민족적 악행은 비호하면서 민주 인권 진보를 부르짖는 위선의 세력이 적지 않다. 광우병 왜곡과 천안함 왜곡에서 드러났듯이 이들은 정치적 이념적 목적을 위해서라면 과학적 진실을 부정하는 일도 서슴지 않는다. 우리 원전은 반대하면서 북한 핵에는 침묵한다. 독일 통일 이전의 서독은 전체주의 세력인 공산주의자와 나치주의자는 공직 임용도 불허할 만큼 ‘자유민주 체제의 적(敵)’에 대해 단호한 태도를 취했음을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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