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선택
  • 민머리 남자의 슬픈 미소[이은화의 미술시간]〈80〉

    민머리 남자의 슬픈 미소[이은화의 미술시간]〈80〉

    민머리의 남자들이 활짝 웃고 있다. 초현실적인 핑크색 몸은 발가벗었고, 머리에는 종이로 된 생일파티 모자를 쓰고 있다. 과할 정도로 크게 벌린 입안은 완전히 까매서 하얀 치아들이 유난히 두드러져 보인다. 도대체 이들은 누구고 뭐 때문에 이리 크게 웃고 있는 걸까? 중국 작가 웨민쥔…

    • 2019-10-10
    • 좋아요
    • 코멘트
  • 뒤러의 셀프 브랜딩[이은화의 미술시간]〈79〉

    뒤러의 셀프 브랜딩[이은화의 미술시간]〈79〉

    ‘셀프 브랜딩’의 시대다. 각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자신을 알리기 위한 개성 넘치는 프로필 사진들이 넘친다. 16세기의 독일 화가 알브레히트 뒤러는 놀랍게도 현대의 셀프 브랜딩 개념을 알고 있었다. 그는 일찌감치 화가로서의 기량뿐 아니라 자신의 지위와 명성을 과시하는 자화상…

    • 2019-10-03
    • 좋아요
    • 코멘트
  • 절규의 아이콘[이은화의 미술시간]〈78〉

    절규의 아이콘[이은화의 미술시간]〈78〉

    붉은 노을을 배경으로 해골 같은 사람이 두 귀를 틀어막고 비명을 지르는 모습. 여기까지만 설명해도 ‘아하’ 하고 단박에 떠오르는 그림이 있다. 바로 에드바르 뭉크의 ‘절규’다. 이 그림은 광고, 영화, TV, 현대미술 등에서 수없이 패러디되거나 복제되어 ‘절규의 아이콘’이 되었다. 이…

    • 2019-09-26
    • 좋아요
    • 코멘트
  • 핀란드의 국민그림[이은화의 미술시간]〈77〉

    핀란드의 국민그림[이은화의 미술시간]〈77〉

    두 소년이 부상당한 천사를 들것에 실어 옮기고 있다. 눈을 다쳤는지, 천사의 두 눈엔 붕대가 감겨 있고, 날개에선 피가 흐르고 있다. 앞의 소년은 마치 장례식 복장처럼 머리부터 발끝까지 온통 검은색이고, 뒤의 소년은 심각한 표정으로 화면 밖 관객을 응시하고 있다. 상황이 나쁜지, 소년…

    • 2019-09-19
    • 좋아요
    • 코멘트
  • 행복한 가족[이은화의 미술시간]〈76〉

    행복한 가족[이은화의 미술시간]〈76〉

    노먼 록웰의 그림은 미국 중산층 가정의 행복한 명절 일상을 잘 포착해 보여준다. 추수감사절을 맞은 가족들이 식탁에 둘러앉아 할머니가 준비한 칠면조 요리를 기다리고 있다. 정성스럽게 세팅된 식탁 위로 내민 얼굴들엔 웃음꽃이 만발한다. 재미난 이야기라도 나누는 건지 이들의 표정이 이 가족…

    • 2019-09-12
    • 좋아요
    • 코멘트
  • 솔로몬의 지혜[이은화의 미술시간]〈75〉

    솔로몬의 지혜[이은화의 미술시간]〈75〉

    성서 속 솔로몬은 ‘지혜의 왕’으로 불린다. 현명한 판단력과 결단력으로 이스라엘의 태평성대를 이끈 인물이다. 한 아기를 두고 다툰 두 엄마에 대한 판결은 솔로몬의 지혜를 압축해 보여주는 일화다. 같은 집에서 같은 시기에 아이를 낳은 두 여인은 한 아이가 죽자 산 아이를 서로 자신의 아…

    • 2019-09-05
    • 좋아요
    • 코멘트
  • 카라바조의 참회[이은화의 미술시간]〈74〉

    카라바조의 참회[이은화의 미술시간]〈74〉

    미술사에서 카라바조만큼 성서 속 장면을 생생하게 표현한 화가는 드물다. 그가 죽던 해에 그린 이 그림 속엔 다윗과 골리앗이 등장한다. 양치기 소년 다윗은 무장한 거인 골리앗을 돌멩이 하나로 쓰러뜨린 용감하고 선한 승자의 상징이다. 그런데 적의 머리를 손에 쥔 다윗의 표정에서 승리의 기…

    • 2019-08-29
    • 좋아요
    • 코멘트
  • 프리다 칼로의 사슴[이은화의 미술시간]〈73〉

    프리다 칼로의 사슴[이은화의 미술시간]〈73〉

    아픔 없는 삶은 없다지만 화가 프리다 칼로만큼 고통과 인내의 삶을 산 경우는 드물 것이다. “내 그림들은 고통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고 말하는 그는 평생 자신의 아픔과 고통을 투영한 자화상을 많이 그렸다. 1907년 멕시코 코요아칸의 가난한 사진가의 딸로 태어난 칼로에게 삶의 고통…

    • 2019-08-22
    • 좋아요
    • 코멘트
  • 히틀러도 좋아한 그림[이은화의 미술시간]〈72〉

    히틀러도 좋아한 그림[이은화의 미술시간]〈72〉

    한 편의 시는 수십 장의 연설문보다 더 큰 울림과 감동을 준다. 하지만 시인의 삶은 녹록지 않다. 19세기 독일 화가 카를 슈피츠베크는 ‘가난한 시인’에서 주인공이 처한 삶의 모습을 적나라하면서도 위트 있게 표현한 그림으로 큰 명성을 얻었다. 화폭 속엔 나이 든 시인이 다락방 구석에 …

    • 2019-08-15
    • 좋아요
    • 코멘트
  • 레몬 전구[이은화의 미술시간]〈71〉

    레몬 전구[이은화의 미술시간]〈71〉

    노란 전구가 레몬에 꽂혀 있다. 호기심 많은 어린아이의 장난일까 싶지만 20세기 독일 미술의 거장 요제프 보이스의 작품이다. 심지어 그가 말년에 제작한 가장 중요한 작품 중 하나다. 거장은 왜 노란 전구의 소켓을 콘센트가 아닌 레몬에 꽂은 걸까? 이유는 단 하나, 노란 불빛을 내는…

    • 2019-08-08
    • 좋아요
    • 코멘트
  • 고갱의 질투[이은화의 미술시간]〈70〉

    고갱의 질투[이은화의 미술시간]〈70〉

    라이벌이 있다는 건 나쁘지 않다. 프랑스 화가 폴 고갱에게도 라이벌이 있었다. 야코프 메이어르 더한이라는 네덜란드 화가 친구였다. 그림 실력으로는 전혀 맞수가 되지 않았지만 고갱은 그에 대한 패배감을 평생 안고 살았을 뿐 아니라 그의 초상을 야만인의 모습으로 그리곤 했다. 왜 그랬을까…

    • 2019-08-01
    • 좋아요
    • 코멘트
  • 우는 철학자[이은화의 미술시간]〈69〉

    우는 철학자[이은화의 미술시간]〈69〉

    검은 옷을 입은 백발의 노인이 슬피 울고 있다. 커다란 지구본 앞에 두 손을 꼭 모으고 간절한 기도를 올리고 있다. 검은 배경을 뚫고 왼쪽에서 들어온 강렬한 빛은 노인 얼굴에 깊이 팬 주름과 감은 눈에서 흐르는 눈물을 부각시킨다. 도대체 그는 누구고 왜 울고 있는 걸까? 17세기…

    • 2019-07-25
    • 좋아요
    • 코멘트
  • 죽음으로 완성된 그림[이은화의 미술시간]〈68〉

    죽음으로 완성된 그림[이은화의 미술시간]〈68〉

    시간만큼 공평한 게 있을까. 하루 24시간은 모두에게 똑같이 주어진다. 다만 그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 차이가 있을 뿐이다. 일본 출신의 개념미술가 온 가와라는 자신의 하루를 그림으로 기록했다. 그런데 그의 그림에는 어떤 이미지도 없이 날짜만 적혀 있다. 이게 왜 예술일까 싶지만 그는 …

    • 2019-07-18
    • 좋아요
    • 코멘트
  • 〈67〉명화 속 반려견[이은화의 미술시간]

    〈67〉명화 속 반려견[이은화의 미술시간]

    세상을 살아가는 데 공감능력은 중요하다. 상대의 생각이나 기분, 상황이나 아픔에 공감한다는 것은 대화와 소통을 위한 첫걸음이기 때문이다. 영국 빅토리아 시대 화가 브리턴 리비에르는 교감과 공감이란 주제를 표현하는 데 탁월했다. 화가 집안에서 태어난 그는 아버지를 이어 4대째 화가가 됐…

    • 2019-07-11
    • 좋아요
    • 코멘트
  • 〈66〉세잔의 사과[이은화의 미술시간]

    〈66〉세잔의 사과[이은화의 미술시간]

    세상을 변화시킨 유명한 사과들이 있다. 아담의 사과, 윌리엄 텔의 사과, 뉴턴의 사과, 그리고 스티브 잡스의 애플까지. 여기에 하나 더해 세잔의 사과가 있다. 폴 세잔은 정물, 풍경, 인물 등 모든 장르에 뛰어났지만 사과를 그린 정물화로 가장 유명하다. 무려 40년 동안 사과를 그렸다…

    • 2019-07-04
    • 좋아요
    • 코멘트
  • [이은화의 미술시간]〈65〉인생은 소풍

    [이은화의 미술시간]〈65〉인생은 소풍

    험준한 절벽 위에 한 남자가 서 있다. 짙은 초록 코트를 입고 긴 지팡이를 짚고 있는 이 남자. 짧은 머리를 바람에 나부끼며 안개가 자욱한 풍경을 바라보고 있다. 눈앞에 펼쳐진 장관에 감탄하고 있는 걸까. 거대한 자연 앞에서 보잘것없는 자신의 존재를 자각하고 있는 걸까. 뒷모습이라 그…

    • 2019-06-27
    • 좋아요
    • 코멘트
  • [이은화의 미술시간]〈64〉폴란드 화가의 6·25

    [이은화의 미술시간]〈64〉폴란드 화가의 6·25

    전쟁을 결정하는 건 권력자들이지만 전쟁의 최대 피해자는 민중이다. ‘냉전시대 최초의 열전’이었던 6·25전쟁은 한민족 역사의 최대 비극을 낳았다. 그 충격은 한국을 한 번도 와 본 적 없는 이국의 화가들에게도 미쳤다. 1951년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하던 파블로 피카소는 ‘한국에서의…

    • 2019-06-20
    • 좋아요
    • 코멘트
  • [이은화의 미술시간]〈63〉붉은 베일의 여인

    [이은화의 미술시간]〈63〉붉은 베일의 여인

    붉은 베일을 쓴 여인의 초상화다. 한때 프랑스 루브르박물관 아트숍에서 가장 잘 팔리는 그림엽서 중 하나였다. 옆모습으로 그려졌지만 또렷하면서도 선한 눈빛과 꼭 다문 입술은 이 젊은 여인에게서 기품을 느끼게 한다. 도대체 누구의 초상화일까? 그림 속 여성의 이름은 파비올라. 나쁜 남…

    • 2019-06-13
    • 좋아요
    • 코멘트
  • [이은화의 미술시간]〈62〉양귀비와 클로드 모네

    [이은화의 미술시간]〈62〉양귀비와 클로드 모네

    우리나라에서 양귀비는 당나라 현종 시대의 절세미인을 연상시키지만 서양에서는 오랫동안 잠이나 평화, 죽음의 상징으로 여겨졌다. 1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전쟁의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상징 꽃이 되었다. 그런데 인상주의 화가 클로드 모네에겐 가장 행복했던 순간을 함께했던 꽃이자 미술사에 획을 …

    • 2019-06-06
    • 좋아요
    • 코멘트
  • [이은화의 미술시간]〈61〉예술이 된 맥주 캔

    [이은화의 미술시간]〈61〉예술이 된 맥주 캔

    더운 여름날 마시는 시원한 맥주 한 잔은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보장한다. 일명 ‘소확행’은 지난해 우리나라를 휩쓴 가장 뜨거운 소비 트렌드였다. 큰 꿈을 가지기도, 이루기도 힘든 시대,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느는 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약 60년 전 미국 작…

    • 2019-05-30
    • 좋아요
    • 코멘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