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화의 미술시간]〈59〉미소의 정체
미소는 일종의 행복 바이러스다. 웃는 얼굴이 상대방을 미소 짓게 하듯, 그림 속 웃고 있는 두 여성 역시 관람객을 행복하게 만든다. 창틀에 기대 한 손으로 턱을 괴고 있는 여성은 미소 가득한 얼굴로 창밖을 보고 있고, 옆에 서 있는 여성은 숄로 입을 가린 채 터져 나오는 웃음을 애써 …
- 2019-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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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소는 일종의 행복 바이러스다. 웃는 얼굴이 상대방을 미소 짓게 하듯, 그림 속 웃고 있는 두 여성 역시 관람객을 행복하게 만든다. 창틀에 기대 한 손으로 턱을 괴고 있는 여성은 미소 가득한 얼굴로 창밖을 보고 있고, 옆에 서 있는 여성은 숄로 입을 가린 채 터져 나오는 웃음을 애써 …
‘모성의 아이콘’ ‘빅토리아 시대의 모나리자’로 불리는 이 그림. 아마도 어머니를 그린 그림 중 가장 유명하고 사랑받는 그림일 것이다. 인상파 화가들의 친구였던 미국 작가 제임스 애벗 맥닐 휘슬러의 대표작이다. 1855년 파리 유학을 갔던 그는 4년 후 런던에 정착했다. 이 초상화는 …
인간은 누구나 유토피아를 꿈꾼다. 현실에는 없는 세계라서 더 갈망하는지도 모른다. 1516년 출간된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는 자유와 평등을 최우선으로 추구하는 공정하고 풍요로운 이상국가를 묘사하고 있다. 물론 전혀 그렇지 못한 절망스러운 현실에 대한 비판을 위해 고안된 개념이었다. 인…
피에타는 십자가에서 내려진 죽은 예수를 성모 마리아가 무릎 위에 안고 있는 도상을 말한다. 독일 화가 케테 콜비츠가 만든 피에타는 일반적인 피에타상과 달리 성모가 웅크린 채 죽어있는 아들을 뒤에서 감싸 안은 모습이다. 한 손으론 입을 가리고, 다른 한 손으론 죽은 아들의 손을 매만…
프랑스 고딕 건축의 백미로 손꼽히는 노트르담 대성당은 파리의 상징이자 중요한 국가 행사가 열린 역사적인 장소다. 그중 1804년 12월 2일에 거행된 나폴레옹 황제의 대관식 장소로 가장 잘 알려져 있다. 19세기 최고의 화가이자 궁정의 수석화가였던 자크루이 다비드는 나폴레옹의 명령으로…
남녀 간의 사랑은 통속적이지만 공감을 이끌어내기 쉬운 주제다. 19세기 영국 화가 아서 휴스는 통속적인 사랑의 한 장면조차도 낭만적인 예술로 승화시키는 예술가였다. 16세 때 왕립미술원에 작품이 전시될 정도로 재능이 뛰어났던 그는 섬세한 자연 묘사와 인물의 감정 표현에 탁월했다. …
아몬드 꽃은 긴긴 겨울을 이겨내고 초봄에 가장 일찍 핀다. ‘꽃피는 아몬드 나무’는 빈센트 반 고흐가 자신의 조카에게 준 첫 선물이자 그의 37년 인생 마지막 봄에 그린 마지막 꽃그림이다. 1890년 2월 생레미 정신병원에 입원 중이던 고흐는 동생 테오에게서 득남의 기쁜 소식이 …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라지만 누구에게나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기억이 있다. 일본 출신의 설치미술가 시오타 지하루는 개개인의 기억을 끄집어내 거미줄처럼 복잡하게 실로 엮는다. 침대, 드레스, 신발, 가방 등 누군가의 기억과 추억이 서린 일상적인 사물들은 그의 손을 거쳐 거대한 설치 작품으…
자화상을 그린 화가는 많다. 화가는 종종 자신의 심리나 위상을 드러내는 수단으로 자화상을 그리곤 한다. 그런데 17세기 네덜란드 화가 유딧 레이스터르는 자신의 자화상을 자화상으로 인정받는 데 수백 년의 세월이 필요했다. 레이스터르가 21세 때 그린 이 자화상은 지난 수백 년 동안…
타인의 몸이나 성적 활동을 몰래 엿보는 데서 쾌락을 얻는 행위를 관음증이라고 한다. 엿보기 좋아하는 사람이나 관음증 환자를 뜻하는 ‘피핑 톰’은 고다이바 부인 전설에서 유래한 말이다. 많은 화가들이 이 전설을 그림으로 재현했지만 19세기 영국 화가 존 콜리어의 그림이 가장 유명하다. …
누구에게나 좋은 시절은 있다. 인생에 봄날이 있듯 예술에도 ‘벨 에포크’ 시대가 있었다. 벨 에포크는 19세기 말에서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전까지 유럽이 전례 없는 풍요와 평화를 누렸던 ‘좋은 시대’를 말한다. 파리를 중심으로 문화예술이 활짝 꽃을 피웠고, 트렌디한 카페와 상점들…
화폐 도안은 그 나라의 역사나 문화, 건국이념 등을 담고 있다. 행운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미국 2달러 지폐에는 미국의 독립정신을 상징하는 명화가 새겨져 있다. 미국에선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보다 더 유명하고 더 많이 복제돼 유통되는 그림. 바로 존 트럼벌의 ‘독립선언’이 그 …
풍자와 해학은 사회 현상을 통찰하는 눈이 있을 때 가능하다. 윌리엄 호가스는 18세기 영국 최고의 풍자 화가였다. 그는 도덕적 주제에 특유의 해학을 섞어 표현하는 데 탁월했다. 이 그림은 당시 영국 상류층의 부도덕한 결혼 세태를 풍자했다. 그림은 돈이 필요한 몰락 직전의 백작과 …
미술관 수준은 소장품의 질이 좌우한다. 1929년 소장품 하나 없이 임대 건물에서 시작한 뉴욕 현대미술관(모마)이 세계 최고의 현대 미술관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수많은 기증자와 후원자가 있기도 하나 가치 있는 작품을 알아보고 수집해 탄탄한 컬렉션을 구축한 초대 관장 앨프리드 …
유교문화권에서 혈연은 그 어떤 관계보다 중요하다. 혈연은 오랫동안 민족 통합이나 국가를 지탱하는 강력한 힘으로 작용했지만 혈연사회의 부작용도 크다. ‘혈연: 대가족’ 연작으로 세계적 명성을 얻은 중국 작가 장샤오강(張曉剛)은 “중국은 하나의 가족 같으며, 대가족”이라고 말한다. 이…
네덜란드에는 산이 없다. 그 대신 강과 운하가 많아 겨울철이면 곳곳이 꽁꽁 얼어붙어 스케이트장으로 변한다. 이런 환경 때문에 누구나 어릴 때부터 스케이팅을 접한다. 이 나라에서 스케이팅은 오래전부터 효율적인 이동수단이자 즐거운 겨울 놀이였다. 17세기 네덜란드 화가 헨드릭 아베르…
미술관에서 그림이 벽에 새로 걸리거나 내려지는 건 흔한 일상이다. 그런데 지난해 1월 영국 맨체스터 미술관은 전시된 그림 하나 치웠다가 거센 비난을 받았다. 120년 이상 걸려 있던 미술관의 대표 소장품을 의도적으로 철수했기 때문이다. 문제가 된 그림은 19세기 빅토리아 시대 화가…
인생도 예술도 늘 진지할 순 없다. 때로는 농담이 진담 못지않게 값질 때가 있다. 농담으로 한 말이 명언이 되거나 장난으로 만든 작품이 명작이 되기도 한다. 스위스 초현실주의 작가 메레 오펜하임이 만든 이 기괴한 모피 찻잔은 파블로 피카소와 주고받은 농담에서 탄생했다. 1936년 …
1917년 마르셀 뒤샹은 가게에서 산 남자 소변기에 서명을 한 후 ‘샘’이라는 제목을 붙여 뉴욕의 한 전시회에 출품했다. 예술가가 직접 그리거나 만들지 않고 어떤 것을 선택하는 행위만으로도 예술이 될 수 있는지를 질문한 것이었는데, 수많은 논쟁 끝에 평단은 그의 손을 들어 줬다. 뒤샹…
새 생명의 탄생은 분명 기쁨이고 축복이지만 출산은 여전히 산모나 아기에게 목숨을 건 여정이다. 지금이야 의료기술이 발달해서 모성사망률이 현저히 낮지만, 400년 전에는 어땠을까. 산모가 무탈하게 아이를 낳는 것만으로도 집안의 경사였을 것이다. 17세기 산모와 아기를 그린 이 초상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