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눈]‘확 붙어라!’
흰 연탄이 가벼운 이유는 밤새 정열을 다 뿜어냈기 때문입니다. 연탄재가 쓸모없다 하지만 시인의 말처럼 당신은 밤새도록 당신의 열정을 뜨겁게 불태웠던 적이 있었나요. 다시 보니, 수험생들에게도 필요한 말이네요.―강원 영월에서
- 2021-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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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연탄이 가벼운 이유는 밤새 정열을 다 뿜어냈기 때문입니다. 연탄재가 쓸모없다 하지만 시인의 말처럼 당신은 밤새도록 당신의 열정을 뜨겁게 불태웠던 적이 있었나요. 다시 보니, 수험생들에게도 필요한 말이네요.―강원 영월에서
노랗게 물든 가로수 산책길이 상쾌합니다. 악취가 나는 은행 열매를 처리하려고 나무마다 ‘은행 열매 수집망’을 설치한 덕분입니다. 멀리서 보니, 마치 꽃 한 다발 같습니다. 악취가 사라진, 노란 가을을 선물로 드립니다.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에서
서울 올림픽공원에 등장한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영희 조형물 앞에선 역시 초록색 트레이닝복이 어울립니다. 아이들의 모습은 진지해 보이지만 원작의 잔혹함은 쏙 빼고 귀여움만 가득하네요.―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교통 위반 차량 사진촬영 안내판 위에 까마귀 한 마리가 앉아 출근길 차량들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조심하세요. 속도위반하면 “까악, 까악” 울어댈지도 모릅니다. ―대구 수성구 노변동 수성나들목에서 뉴스1
가을의 끝자락, 봄꽃 철쭉이 활짝 꽃을 피웠습니다. 철쭉의 꽃말은 ‘사랑의 기쁨’이라고 하죠. 그 마음에 제철이 따로 있겠습니까. 철모르고 핀 분홍 꽃 덕분에 마음은 잠시 봄입니다. ―서울 중구 덕수궁에서박영대 기자 sannae@donga.com
휴대전화에 밀려 이용자가 거의 없는 공중전화.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는 없지요. 금장을 두르고 장식물을 설치해 고전 영화에서 봄 직한 ‘럭셔리’ 부스로 재탄생했습니다. 전화는 안 쓰더라도, 기념사진을 찍고 싶은 공간입니다.―서울 종로구 화동에서
창밖 나뭇잎이 모두 떨어져 버리진 않았을까, 아침에 눈뜰 때마다 겁이 나는 계절입니다. 제 마음을 아는지 아이의 고사리손이 가을을 붙잡아 두고 있네요. 가을아, 가지 마. ―서울 종로구 구기동에서
전깃줄에서 전기 충전 중인가, 아니면 외줄타기 연습 중인가. 새들은 왜 편한 곳에서 쉬질 않을까요?―서울 관악구 신림동에서
‘정조대왕 능행 반차도’ 도자 벽화 아래 참새들이 쪼르르 앉아 있습니다. 벽화 속 큰 칼을 차고 힐끗 뒤돌아보는 별운검의 모습에 참새들이 긴장한 듯 보이네요. ―서울 청계천에서
예쁘게 옷을 갈아입었던 나뭇잎이 어느새 땅으로 떨어지고 있습니다. 빨강, 노랑 고운 잎들이 다 떨어지기 전에 어서 만나 보세요. 지금 아니면 내년에 만나야 하니까요. ―서울 덕수궁 돌담길에서
장독대에 달님이 내려왔습니다. 장독대는 어머니들이 새벽마다 정화수 떠놓고 나라와 자손들의 안녕을 기원하던 곳입니다. 도심 등축제의 연출된 장면이지만 자손들의 안녕을 기원하는 어머니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서울 노원구 당현천에서
아래층엔 과일가게, 위층엔 한복집. 과일가게 아주머니가 정리로 분주한 가운데, 주르륵 서 있는 마네킹들은 뭔가 대화를 나누는 듯합니다. “과일 가격 너무 올랐죠?” “다른 물가도 장난 아니래요.” 혹시, 이런 얘기는 아닐까요. ―서울 동작구에서
안녕, 어린이 친구. 나는 김장철에 등장하는 절임배추 박스 로봇이야. 편리한 데다 요새 배추가 ‘금(金)추’가 돼서 절임배추가 더 인기란다. 식탁에서 김치를 만날 땐 나를 기억해줘.―서울 강동구 상일동에서
“나는야 눈 달린 은행나무. 얼굴이 샛노래질 때까지, 눈 크게 뜨고 무단횡단과 교통신호 위반을 지켜보고 있을 예정.” ―서울 강동구 암사동에서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파란 가을 하늘에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 비행기가 ‘하트’를 수놓습니다. 여러분의 마음속에도 하트가 있나요? ―서울 송파구 위례신도시에서
뛰어놀던 아이가 외투 챙기는 것을 깜박했나 봅니다. 얼른 찾아가라고 눈에 띄기 좋게 누군가 스프링클러 급수관에 외투를 올려놓았네요. 잊지 말아요. 감기 걸릴라.―경기 수원시 광교호수공원
서울 광화문 빌딩 숲 한 건물 벽면에 예쁜 단풍 풍경이 입혀졌습니다. 아직 도심 가로수는 푸른빛을 머금고 있지만 곧 그림처럼 울긋불긋해지겠지요. ―서울 종로구 청계천로에서
거미가 줄을 타고 올라갑니다. “호호호” “하하하” 호박 바구니와 호박 전구가 재미있게 지내는 듯한 모습에 동참하고 싶었나 봅니다.―경기 포천시에서
코로나19로 한동안 놀이터에서 아이들을 볼 수 없었습니다. 다음 주 ‘위드 코로나’가 시작되면 미끄럼틀도 개방돼 아이들 웃음소리를 다시 들을 수 있겠지요. 그래도 아직은 조심! 마스크 잊지 마세요.―경기 성남 위례신도시에서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시대. 가끔 손편지가 아쉬울 때가 있죠. 사흘 만에 도착한 편지를 읽노라면, 3일 전에 쓰신 그분과 대화하는 셈이죠. 시차를 둔 만남. 시간을 여행하던 그때가 그립습니다.―강원 평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