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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특파원 출신 기자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시사와 어학을 동시에 챙기세요.


일본이 유달리 관심을 두는 나라가 있다면 북한과 미국일 것입니다. 시시콜콜한 뉴스는 물론 철지난 뉴스까지 북한은 일본 언론의 단골 소재입니다. 북한에 대한 일본의 관심은 부정적 호기심에서 출발합니다. 반면 미국은 일본의 긍정적 관심도가 매우 높은 나라입니다. 매체당 100∼200명씩 일본 특파원들이 미국에 와서 진을 치고 있습니다. 중국식 인해전술로 미국을 휩쓸면서 취재합니다. 그만큼 미국에 대한 일본인들의 관심이 높기 때문이겠죠. 미국 대통령이 새 일왕 즉위를 맞아 방문했으니 일본이 들썩거리지 않았을까요. △“Ceremony only gets you so far.” 골프 치고, 더블 치즈버거 먹고, 스모 경기도 함께 관람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매우 요란하게 만났지만 별로 이룬 것은 없다는 평가가 지배적입니다. 미 행정부 관리의 말입니다. “격식(ceremony)이 이룰 수 있는 것은 제한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서 격식을 차린 여러 행사에 참석했지만

‘정치 선진국 미국 맞습니까.’ 요즘 미국 정치를 보고 있자면 이런 생각이 듭니다. 유치한 말싸움은 물론 다른 사람 자존심 긁기, 자기 잘못 남한테 뒤집어씌우기, 동정표 받으려고 불쌍한 척하기 등 웃긴 ‘시트콤’을 보는 기분입니다. △“Hopefully, they‘re going to have a ‘come to Jesus’ moment.” 최대 화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탄핵입니다. 민주당은 탄핵을 밀고 나가지만 여론은 부정적입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렇게 말합니다. “희망하건대, 민주당 정치인들에게 ‘깨달음의 순간’이 왔으면 좋겠네요.” 탄핵을 추진해봤자 환영하는 사람이 별로 없다는 걸 알아야 한다는 것이죠. ‘Come to Jesus moment’의 원래 뜻은 ‘예수를 영접하는 순간’, 일상적으로 쓸 때는 ‘깨달음의 순간’입니다. △“I’m a mother of five, grandmother of nine. I know a temper tantrum when I see

최근 미국 사학 명문 하버드대가 시끌시끌합니다. ‘미투(#Me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촉발했던 할리우드 영화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을 변호하겠다고 로널드 설리번 법대 교수가 나섰기 때문인데요. 하버드대 학생들은 반대 시위에 돌입했고, 대학 당국은 그를 ‘패컬티 딘’ 자리에서 해고했습니다. ‘패컬티 딘’은 일종의 ‘기숙사 사감’을 말합니다. 설리번 교수는 윈드롭 기숙사를 총괄하는 ‘하우스 마스터’였습니다. 미국에서 기숙사 사감의 권한은 막강합니다. △“Harvard ditched Dean Sullivan, so it ditched US values of due process.” 법률영어 어렵죠. 그래도 몇 번 들어본 것을 꼽으라면 ‘presumed Innocent(무죄추정)’ ‘double jeopardy protection(이중처벌 금지)’과 함께 ‘due process’가 있을 것입니다. ‘due process’는 ‘적법절차’를 의미합니다. 아무리 파렴치한 와인스틴이라도 법률 대리인을 고용해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현명해진다.’ 이런 말 들어보셨죠. 영어에도 비슷한 표현이 있습니다. ‘The older, the wiser.’ 하지만 나이를 먹어도, 어른이 돼도 중요한 결정을 하고 판단을 내리는 것은 여전히 힘든 일입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투자의 귀재’라는 워런 버핏 미국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들려주는 교훈. ‘힘든 결정 내리기(Making tough decisions)’입니다. △“We can afford to lose money. But we can‘t afford to lose reputation. Not a shred.” “돈은 잃어도 된다, 하지만 잃으면 안 되는 것은 평판이다.” 버핏 회장의 평소 지론입니다. 평판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not a shred(결코)’라는 표현도 등장합니다. 돈은 단기간 내 벌 수도 있지만 평판과 명성을 쌓는 것은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일이지요. ‘신뢰할 만한 투자가’라는 평판을 이어가야 한다는 책임감이 그를 계속 투자하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등장할 때 옆이나 뒤에서 병풍처럼 서 있는 퍼스트레이디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무표정하고 차가운 분위기를 풍길 때가 많습니다. 멜라니아 여사가 지난달 26일 49세 생일을 맞았습니다. 평소 보디랭귀지를 보면 그다지 행복해보이지 않는 트럼프 부부. ‘와이프 생일’을 즐겁게 보냈는지 알아볼까요. △“I can’t think of anybody I’d rather have.” 공교롭게도 이날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 부부가 백악관을 방문했습니다. 아베 총리 환영 만찬과 멜라니아 여사 생일 파티를 따로따로 할 수 없었던 트럼프 대통령은 ‘원샷’에 해버립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방송 인터뷰에서 멜라니아 여사에게 “아베 총리 부부가 당신 생일 만찬에 참석해도 되겠느냐”고 물어봤다고 자랑합니다. 그러자 멜라니아 여사는 “그(아베 총리 부부)보다 더 함께 저녁식사를 하고 싶은 사람을 생각해낼 수 없네요”라고 답했다고 합니다. ‘I can’t think of’ 다음에 anyb

요즘만큼 ‘샘성(삼성의 미국식 발음)’이라는 단어가 자주 들리던 때가 있었을까요. 삼성은 갤럭시 폴드의 결함과 출시 연기 때문에 미국에서 고전하고 있습니다. 너무 성급하게 시장에 내놓으려 했다는 것이 정보기술(IT) 전문가들의 중론입니다. 하지만 그 어느 누구도 삼성이 회생 불능의 타격을 받았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그동안 삼성이 미국에서 쌓아놓은 신뢰 덕분이지요. 검색해보니 몇몇 리뷰어가 결함에 대해 목소리 높여 얘기하고 있지만 긍정적인 리뷰들이 훨씬 많습니다. △“It doesn’t weigh me down.” 결함이라고까지 할 수는 없지만 갤럭시 폴드의 무게를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무겁다는 것이죠. IT 매체 ‘시넷’의 여성 리뷰어는 폴드를 호주머니에 넣고 걸어 다니는 유튜브 영상을 올렸습니다. 그녀의 평가는 “나를 처지게 하지 않습니다.” 너무 무거워 힘들게 할 정도가 아니라는 것이죠. ‘Weigh down’은 정신상태를 말하기도 합니다. ‘기분을 짓누르다’ ‘마음을 무겁게 하다’

도널드 트럼프 대선캠프와 러시아 간 공모 의혹,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 수사를 위해 2017년 5월 임명된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 그의 등장 후 약 2년간 미국 정치권에는 ‘러시아 스캔들’이란 초대형 폭풍이 몰아쳤습니다. 18일 뮬러 특별검사팀의 수사보고서 전문이 공개되면서 대단원의 막이 내렸죠. 승자는 없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갖가지 치부가 드러나 망신당했고, 민주당 역시 전략 부재 상태임을 보였죠. 이에 미국인은 각종 조크(농담)를 만들어내며 이 우울한 상황을 견디려 합니다.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농담을 모아봤습니다. △“He has Americans reading again.” 미국인들은 책을 즐겨 읽는 편이 아닙니다. 하지만 뮬러 특검 보고서는 너도나도 읽겠다고 하죠. 448쪽이라는 만만치 않은 분량인데도요. TV 심야토크쇼를 진행하는 지미 키멀은 이런 농담을 던졌습니다. “누가 트럼프 대통령을 나쁜 사람이라고 했어? 미국인이 다시 책 읽도록 만든 건 순전히 그의 공로야.” △Ro

7일 열린 북한 평양국제마라톤대회를 다룬 외신을 검색해봤습니다. 가장 많이 등장하는 단어 중 하나가 ‘초현실적인(surreal)’이었습니다.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줄을 착착 맞춰 응원하는 주민들, 평양을 조금만 벗어나 달리면 엄청 헐벗은 시골 동네, 선수들에겐 필수적인데도 거의 찾아보기 힘든 급수대와 간식대, 메이데이스타디움에 모인 관객 5만 명이 쏟아내는 귀가 얼얼한 함성들. 서구 마라토너들의 눈에는 이 같은 광경들이 뭔가 비현실적으로 보였나 봅니다. △“I don′t know if I′d rush back.” 영국 여성 마라토너 에이미 퓰러 씨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평양마라톤에 대해 “일생에 둘도 없는” “황홀한” 등 수식어를 쏟아냅니다. BBC 기자가 “그러면 다시 참가하고 싶냐”고 묻자 퓰러 씨는 태도를 싹 바꿔 “별로 서둘러 돌아올 것 같지 않다”고 답합니다. 평양마라톤 참가는 한 번으로 족하다는 것이지요. △“It′s bragging rights. My mates owe

제2차 북-미 정상회담 뒷얘기가 솔솔 나오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제 ‘러시아 스캔들’ 부담도 없어졌으니 아마 3차 회담 생각이 절실해지겠죠. 북한이 2차 정상회담 결렬 뒤에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난의 화살을 쏘지 않는 것은 또 다른 만남을 기대하기 때문일 겁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3차 회담에 대해 ‘확신한다(confident)’고 합니다. 하지만 미국 여론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실속 없는 ‘쇼’를 또 봐야 하느냐는 것이죠. 2차 정상회담 때 드러난 양국의 패를 보면 상당히 어긋나 있었습니다. 협상이 차이점을 줄여 나가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러기에는 양쪽의 생각이 너무 다르지 않으냐는 얘기가 나옵니다. △“What’s to like about Kim?” 최근 폼페이오 장관이 하원 청문회에 나갔습니다. 한 민주당 의원의 질문입니다. “김정은을 좋아할 만한 이유가 있냐.” “트럼프 대통령은 자주 ‘김정은을 좋아한다’고 말하는데 도대체 그가 좋아할 만한 구석이

산 넘어 산이네요. 그동안 로버트 뮬러 미국 특별검사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 결과가 관심의 초점이었는데 이제 결과가 나오니까 진위에 대한 논란이 한창입니다. 원래 결과 보고서 원본은 300∼400장인데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이틀 만에 4장으로 확 줄였습니다. 그 요약본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매우 유리한 것이어서 문제인 거죠. ‘정직하게 줄였을까.’ vs ‘설마 원본의 결론을 바꿔치기 했을까.’ 두 진영이 열심히 싸우고 있습니다. ▽“No reason to trust Barr, that boot-licking hack.” 이번 보고서로 일격을 당한 사람 중 한 명은 민주당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입니다. 그는 바 장관이 보고서를 왜곡했다고 주장합니다. 바 장관은 자신을 임명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잘 보일 필요가 있다는 거죠. 아첨하는 것을 ‘boot-licking’이라고 합니다. 부츠를 핥을 정도이니 얼마나 아첨꾼이겠습니까. ‘Hack’은 ‘얼치기 전문가’를 말합니다. “바 장관을 신뢰할 이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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