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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워싱턴특파원 출신 기자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시사와 어학을 동시에 챙기세요.

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 지하에 있는 농민은 불평쟁이?[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실질적인 1단계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은 최대 500억 달러어치의 미국 농산물 구매를 약속했습니다. 중국이 제대로 약속을 이행할지는 의문입니다만 어쨌든 미국 농민들은 숨통이 트이게 됐습니다. 그런데 ‘굿 뉴스’에도 농민들은 별로 기뻐하는 기색이 없네요. △“He could come up with this $50 billion, and I’m still not going to vote for him.” 한 오하이오 농민의 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500억 달러를 구해 온다고 해도 나는 그에게 표를 던지지 않겠다.” 농민들은 무역협상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이란 기대와 달리 막대한 손해를 입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금 와서 중국과 합의를 했다고는 하지만 농민들의 마음은 이미 돌아섰습니다. 여기서 ‘come up with’는 ‘이뤄내다’ ‘만들어내다’란 뜻입니다. “How do you come up with this i

    • 2019-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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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당신 말을 안 믿어[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당신은 다른 이념을 가진 사람에게 상냥하고 친절하게 대할 수 있습니까.’ ‘그런 사람과 친구가 될 수 있습니까.’ 사건의 두 주인공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요즘 인기 높은 여성 토크쇼 진행자 엘런 디제너러스. 최근 미국프로미식축구 경기에서 옆자리에 앉아 즐겁게 담소하는 사진이 큰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부시 전 대통령은 네오콘 시대를 이끌었던 강경 보수파. 디제너러스는 할리우드의 유명한 진보파이자 동성애자입니다. 사진이 논란이 되자 디제너러스는 부시 전 대통령과 친구 사이라고 솔직하게 말합니다. △“I’m not a fan of Ms Saccharine, but she’s bang on here. 디제너러스가 진행하는 TV 토크쇼 ‘엘런’을 보면 좀 가식적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세상 근심 없이 밝고 즐겁게 진행하거든요. 그래서 별명이 ‘미즈 사카린’입니다. 인공적인 단맛이 난다는 거죠. “나는 디제너러스의 팬은 아니다. 하지만 그녀 말이 맞았다.” ‘bang on’은 뒤에

    • 2019-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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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슬프게도 당신은 죽을 쒔잖아[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지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처한 상황을 상상해 봅니다. 한 언론은 그를 “다친 맹수”에 비유했습니다. 속이 부글부글 끓고 뚜껑이 열릴 지경이겠죠. 민주당의 탄핵 조사로 자존심이 상했고, 자신이 뭔가 대통령답지 못한 일을 했다는 일말의 죄책감도 있을 겁니다. 다친 맹수가 더 위험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가 정적들에게 내꽂는 독설과 막말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대통령이 저렇게 정제되지 않은 말을 하나’ 싶습니다. △“Sadly, he choked!” 지금 열중하는 공격 대상은 밋 롬니 전 공화당 대선후보 겸 상원의원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독설 특징은 상대방의 속을 후벼 팔 정도로 빈정거림의 강도가 세다는 것인데요. ‘우크라이나 의혹’을 비난하는 롬니 의원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헤이 밋, 당신이 이렇게 열심히 나를 비난하는 것만큼 2012년 대선에서 버락 오바마에게 열심히 대적했으면 좋았을 텐데…. 슬프게도 당신은 죽을 쒔잖아.” 여기서 ‘choke’는 경기나 게임에서 ‘능력을 발휘하지

    • 2019-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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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핵심만 얘기해[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기자는 글을 쓰는 직업입니다. 논리적이고 유려하면서 상대방을 이해시킬 수 있는 글을 써야 하지요. 하지만 사실 쉽지는 않은 일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탄핵 조사의 도화선이 된 내부고발자의 고발장이 바로 그런 글입니다. 9장으로 구성된 이 문건은 내용도 중요하거니와 스타일도 훌륭합니다. △“This had to be the best composed, best written, best documented complaint I‘ve ever seen.” 제임스 클래퍼 전 국가정보국장(DNI)이 CNN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국가기밀과 관련된 모든 내부고발자 문건은 DNI에게 보고됩니다. 그가 7년 동안 DNI를 맡으면서 얼마나 많은 고발장을 봤겠습니까. 그는 이번 문건을 두고 “내가 본 것 중에서 가장 (글의) 구성이 잘 돼 있고, 가장 잘 썼고, 가장 사실관계가 잘 기록된 문건임에 틀림없다”고 평가합니다. △The whistleblower gets right to the heart

    • 2019-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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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스맨의 미래는 험난할 것[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워싱턴 특파원 시절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당시 싱크탱크 연구원)을 인터뷰한 적이 있습니다. 예상과 달리 상냥하고 친절해서 ‘충격’받은 기억이 있습니다. 그 후 백악관에 입성한 그를 유심히 지켜보기도 했지요. 아니나 다를까 그 모난 성격을 이기지 못하고 물러났네요. 로버트 오브라이언 신임 보좌관은 어떤 사람일까요. 외교무대에서 뚜렷한 경력이 없는지라 미 언론은 ‘라이트웨이트(경량급) 오브라이언’이라고 별명을 붙였습니다. △What describes Robert O’brien is the word ‘low’. 워싱턴포스트 기사에 이런 문구가 나옵니다. 오브라이언 보좌관이 어떤 사람인지 설명하는 단어는 ‘낮은’이라고 하네요. 언론 기사들을 보면 오브라이언 보좌관을 가리켜 ‘low-key’ ‘low-profile’ ‘low-drama’ 등 표현을 씁니다. 공통적으로 ‘low’가 들어가죠. ‘점잖은’ ‘차분한’이라는 뜻입니다. 성격이나 업무처리 방식이 이렇다는 것이죠. △Trump’s n

    • 2019-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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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진 것에 감사하라[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추석 연휴 잘 보내셨나요. 이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갑니다. 연휴가 끝나고 일상 업무로 복귀할 때 어떤 감정을 느끼시나요. 휴가가 끝난 아쉬움? 새로운 업무에 대한 기대감? 여러 감정이 교차하겠지만 아마 약간의 착잡함과 우울함을 느끼는 분들이 대부분일 겁니다. 이렇게 느끼는 것은 우리만이 아닙니다. 일 잘하고 생산성 높다는 미국인들도 연휴가 끝나고 찾아오는 이 찜찜한 기분을 어떻게 처리해야 할지 몰라 고민합니다. ‘Post-holiday blues(휴가 뒤 우울함)’ 퇴치법을 알아볼까요. △“It’s time to get back to the grind.” 워싱턴 특파원 시절 추수감사절 연휴가 끝나갈 즈음 뉴스를 보니까 앵커가 이런 마무리 멘트를 날리더군요. “이제 직장으로 돌아갈 시간입니다.” 그런데 직장이라면 ‘work’ ‘job’ 이런 단어를 써야 되는 것 아닙니까. ‘Grind(갈다)’라뇨. 일 잘하는 사람에게나 못하는 사람에게나 직장은 힘든 곳입니다. 육체적 에너지든, 정신적 에너지든

    • 2019-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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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퓨전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새우칵테일[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영국 음식은 맛이 없다고 합니다. 오죽하면 영국 음식은 ‘3b’라는 평판이 있겠습니까. 즉, boring(지루하고), bland(풍미 없고), boiled(모든 음식을 그냥 삶아버리는)라는 것이죠. 음식은 맛이 없을지 모르지만 영국에는 유명한 셰프가 꽤 있습니다. 제이미 올리버도 그중 한 명입니다. 점잔 빼는 미국 셰프들과는 달리 열정적이고 통통 튀는 스타일로 유명합니다. 최근 그가 운영하는 42개 레스토랑이 파산했습니다. △“He offers a prawn cocktail in an age of fusion sushi.” 음식도 끊임없는 혁신이 필요합니다. 그는 20여 년 전 TV 쿠킹 프로그램에서 큰 화제를 모았고, 당시 인기 있던 파스타 피자 등 5, 6개 메뉴들로 레스토랑 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레스토랑 개업 10년 동안 더 이상 메뉴 개발은 없었죠. 영국의 한 유명 셰프는 이렇게 평가합니다. “퓨전스시가 대세인 시대에 (올리버는) 새우칵테일을 고집했다.” 오랜 역사를 가진 새우칵테일

    • 2019-0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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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의 임무는 있는 그대로를 보도하는 것[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워싱턴 특파원 시절 폭스뉴스는 보기 싫었습니다. 기자가 아닌 선동가 같은 진행자가 나와 팩트에 근거하지 않는 자기주장을 1시간 동안 쏟아내는 것을 보고 있으면 정말 피곤하더군요. 폭스뉴스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닮은꼴입니다. 함부로 말하고, 정적에게 맹목적인 비난을 퍼부어 대는 스타일이 비슷하다고 볼 수 있으니까요. 마냥 좋을 것만 같았던 이 둘의 관계가 틀어진 것 같습니다. 물론 이들은 과거에도 수차례 싸운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곧 화해했던 것과 달리 이번에는 장기 대치전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Fox isn’t working for us anymore.” 트럼프 대통령은 새벽 4시부터 트윗 연발탄을 날려 사람 잠 깨우는 것이 취미인데요. 얼마 전까지 민주당을 욕하는 트윗이 대부분이었다면 요즘은 폭스뉴스를 집요하게 비판하는 트윗들로 가득합니다. 지난달 28일 폭스 관련 5개의 트윗을 날렸습니다. 미디어 전문가처럼 프로그램들을 자세히 분석하더니 다음과 같은 결론을 냅니다. “폭스는

    • 2019-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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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가 범인이라는 증거가 많다[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참 미국도 뉴스가 끊이지 않는 나라입니다. 한동안 국경장벽이니 총기규제니 하면서 시끌시끌하더니 요즘 관심은 완전히 경제로 넘어갔습니다. 소비자물가, 구매관리자지수, 실업률 등 상당수 경제지표에서 침체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 잘나가는 듯하더니만 어쩌다 이렇게 된 겁니까. △“It will have Trump’s fingerprints all over it.” 침체의 원인은 독일 중국 등 주요국들의 침체에 영향을 받은 것도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과의 무역전쟁입니다. 대통령 후보 시절부터 “중국을 손보겠다”고 큰소리쳤지만 이렇게 집요하게 물고 늘어질 줄은 아무도 몰랐다고 합니다. 엘리자베스 워런 민주당 대선 후보는 경제를 좀 아는 사람입니다. 전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잘못된 정책 때문이라고 주장합니다. ‘Fingerprint all over it’이라는 재미있는 표현을 썼네요. 범인 트럼프 대통령의 지문이 여기저기 남아 있다는 것이죠. △“A wo

    • 2019-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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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가 덥석 물지 않았어[정미경의 이런 영어 저런 미국]

    한국인에게 선거 하면 친숙한 풍경이 있습니다. 후보들은 너도나도 시장으로 달려가 바쁜 상인 데려다놓고 악수를 하고 국밥도 먹습니다. 그런가 하면 확성기를 크게 틀어놓고 어설픈 율동을 선보이며 몸치임을 증명하는 후보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에 도전하는 민주당 후보들을 보니 시장에 가는 이도 없고, 율동을 선보이는 이도 없습니다. 미국의 선거유세는 이런 겁니까. △“No one is having more fun on the trail than Andrew Yang.” 사실 율동을 선보인 후보가 한 명 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백만장자 앤드루 양 후보는 여성 표를 잡겠다고 사우스캐롤라이나 유세 중 ‘재저사이즈’(에어로빅과 비슷) 수업에 참가합니다. 아줌마들 사이에서 유명 힙합 댄스곡 ‘큐피드 셔플’에 맞춰 열심히 춤추는 양 후보. 더 격렬하게 움직여야 하는 줌바댄스가 아닌 것이 다행입니다. 캠페인 매니저는 “앤드루 양만큼 선거유세를 즐기는 후보는 없다”고 자랑합니다. 여기서 ‘t

    • 2019-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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