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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특파원 출신 기자의 친절한 설명과 함께 시사와 어학을 동시에 챙기세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인근 총격 사건으로 기자회견 도중 갑자기 피신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백악관에서 이렇게 ‘각본’에 없는 상황은 좀처럼 발생하지 않는데요. 미 대통령의 안위와 관련된 긴급 상황들을 모아 봤습니다. △“Do I seem rattled?” 10여 분 후 다시 돌아온 트럼프 대통령에게 질문이 쏟아집니다. “놀랐느냐”는 질문에 “내가 놀란 것 같으냐”고 반문합니다. “안 놀랐다. 이 정도 상황쯤이야”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겠죠. 무서운 영화를 보면 뭔가 덜컹 소리가 나면 주인공이 기겁을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그런 상황을 ‘rattled(놀란, 가슴 철렁한)’라고 합니다. △“I had hoped it was a KGB agent. On second thought, he would have missed.” 1981년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저격당한 후 유머를 잃지 않습니다. 저격범은 여배우 조디 포스터의 관심을 끌려고 했던 정신질환자 존 힝클리였죠

최근 구글, 페이스북, 애플, 아마존 등 미국 정보기술(IT) ‘빅4’의 최고경영자(CEO)들이 출석한 하원 반독점 청문회가 열렸습니다. 청문회 내용은 본보에 자세히 실려 있습니다(7월 31일자 A14면). 여기서는 기억에 남는 장면들을 살펴볼까요. △“I don’t care how good an entrepreneur you are, you’re not going to build an all-fiber Boeing 787 in your garage.” 아마존 설립자이자 세계 최고 부자 제프 베이조스 최고경영자(CEO)는 첫 청문회 출석인데도 긴장하지 않고 대답을 잘하더군요. “아무리 훌륭한 창업가라도 차고에서 광섬유 보잉787기를 만들 수는 없다.” 오늘날의 실리콘밸리를 가능하게 한 창업가정신이 훌륭한 것이기는 하지만 아마존 같은 대기업 자본이 필요한 분야가 있다고 주장하는 것이죠. △“Products like IPhone just work.” 팀 쿡 애플 CEO는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

기업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대한 고통 분담 차원에서 제공했던 각종 혜택을 중단하고 있습니다. 비교적 대응을 잘했던 우리나라와는 달리 미국은 갑자기 코로나19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기업들은 부랴부랴 사회적 책임 실현을 위해 각종 혜택을 내놓았습니다. 모범 사례를 이 칼럼에서도 소개한 적이 있는데요. 맥도널드 등 레스토랑들은 코로나 치료 의료진들에게 무료 식사를 제공했고, 은행들은 신용카드 청구대금을 유예해 줬습니다. 그러나 이런 서비스들이 속속 사라지고 있습니다. 물론 압니다. 기업들의 선행이 무한정 지속될 수 없다는 것을. 하지만 코로나19가 아직 기승을 부리고 있는 시점에서 혜택을 거둬들인다니 미국인들은 매우 섭섭하다는 분위기입니다. △“The dreaded middle seat is coming back.” 비행기를 타보면 압니다. 중간좌석(middle seat)의 참을 수 없는 답답함을. 코로나19가 터지자 항공사들은 중간좌석을 판매하지 않고 비워뒀습니다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미국 연방대법관이 암이 재발해 치료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이 들썩거립니다. 언론에는 ‘조속한 회복을 바란다’는 글이 넘쳐나고, 그녀의 건강을 기원하는 격려 카드까지 발매됐습니다. 다섯 번이나 암과 사투를 벌여야 한다는 것은 매우 불행한 일이지만 그래도 위로해주는 이가 이렇게 많으니 그녀는 복 받은 사람입니다. ‘진보의 아이콘’이자 말도 똑 부러지게 잘하는 그녀. 기억해둘 만한 발언들을 모아봤습니다. △“I would remain a member of the Court as long as I can do the job full steam.” 최근 긴즈버그 대법관은 연방대법원 웹사이트를 통해 암 재발과 성공적인 치료 소식을 직접 전했습니다. “전력으로 일을 할 수 있는 한 법원의 일원으로 남겠다”, 즉 “은퇴하지 않겠다”는 다짐입니다. 현재 5 대 4로 보수 쪽이 우세한 대법원 구도 속에서 자신의 은퇴 여부가 초미의 관심사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확실히 못을 박은 것

세계 곳곳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높습니다. 이와 함께 가짜뉴스도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에서 등장한 코로나19 가짜뉴스를 알아봤습니다. △“Take the shot and get your life back again!” 한 소셜미디어 포스트는 대형 빌보드 사진을 보여줍니다. 머크라는 대형 제약회사 로고가 눈에 띕니다. ‘Take a shot’은 ‘총을 쏘다’ ‘사진을 찍다’ ‘도전해 보다’ ‘도박에서 베팅을 하다’ 등 뜻이 다양합니다. 여기서는 ‘주사를 맞다’는 의미죠. 즉 ‘코로나19 백신 주사를 맞아라. 그리고 당신의 일상적인 삶으로 돌아가라’는 문구입니다. 그런데 코로나19는 아직 확실한 백신이 없는 상황입니다. 교묘하게 사진을 합성한 가짜뉴스죠. 머크는 “이 가짜뉴스에 속지 말라”는 성명까지 발표했습니다. △“No matter what kind of card they bring me they absolutely have to have th

미국 래퍼이자 프로듀서인 카녜이 웨스트가 11월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물론 웨스트의 당선 가능성은커녕 출마 자체를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겁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대선 때면 꼭 등장해 물을 흐려놓는 셀러브리티(유명인) 출마자들. △So who better to captain the ship as the nation goes under than another unqualified, self-centered celebrity? 웨스트의 출마에 대한 미국 언론의 시각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점잖게 타이르거나 자포자기형 냉소가 철철 흐릅니다. CNN은 후자입니다. “또 다른 자기중심적 무자격 유명인보다 이 침몰하는 국가의 선장 노릇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셀러브리티가 나라를 엉망으로 만들어 놓더니 웨스트라는 또 다른 셀러브리티가 더 혼란을 부추긴다는 것이죠. 여기서 ‘captain’은 ‘지휘하다’라는 동사로 쓰였죠.

지금 미국에선 ‘이름 대전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비무장 상태의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사건 이후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불붙으면서 과거 남북전쟁에서 노예해방에 반대했던 남부연합 군대(남군)와 관련된 이름이나 지명을 없애거나 개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습니다.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지금까지 잘 보존돼 온 역사를 왜 갑자기 지금 바꿔야 하느냐’는 것이죠. △“I’m not wedded to the idea that those names of those military installations are eternal.” 미국에는 남군 장군들의 이름을 딴 군사기지가 10개 있습니다. 야당인 민주당은 이런 기지들을 개명하는 내용의 법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벼르고 있는데요. 많은 공화당 의원들도 여기에 동조하고 있습니다. 존 튠 상원 공화당 원내총무는 “나는 군 기지들의 이름이 영원하다는 생각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합니다. 고칠 수도 있다는 것이죠. ‘Be we

지난주에 소개한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 관련 책에 이어 화제의 책 2탄입니다. 존 볼턴 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회고록이 워싱턴은 물론 바다 건너 우리나라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이를 둘러싼 미 정가의 치열한 설전에 초점을 맞춰 보겠습니다. △“The horse, as we used to say in Texas, seems to be out of the barn.” 앞서 백악관은 이 책에 대해 출판금지 소송을 냈는데요. 이 재판을 주재한 로이스 램버스 판사는 텍사스 출신입니다. 재판 중에 “우리 텍사스 사람들이 얘기하는 것처럼 말은 이미 외양간(barn)을 나온 것 같다”고 하죠. 한국 속담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의 텍사스 버전입니다. 이미 책은 인쇄가 끝났는데 지금 와서 정부가 배포를 막으려는 것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는 겁니다. △“AT&T, we can mute that line.”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중국 관영언론사 4곳을 외국사절단으로

워싱턴포스트 기자 매리 조던이 미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에 관해 쓴 ‘그녀의 협상 기술: 멜라니아 트럼프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가 미국에서 화제입니다. 솔직히 멜라니아 여사에 대한 놀라운 사실들을 보여주는 책은 아닙니다. 뉴욕타임스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는) 책이 아니라 (자잘한 에피소드들을 모아놓은) 긴 기사를 읽는 것 같다”고 평가절하했는데요. 사실 ‘차가운 미소 뒤에 숨은 철저히 계산된 처세술’ ‘도널드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만든 숨겨진 일등공신’ 등 이 책이 전해주는 메시지 정도야 우리 모두 이미 알고 있는 것들입니다. 그래도 재미있는 뒷얘기와 주변인들의 생생한 증언이 꽤 많이 등장합니다. △“This is not some wallflower.” ‘Wallflower’는 ‘꽃무’라는 이름의 풀을 뜻합니다. 하지만 이 같은 직역으로는 거의 쓰이지 않고, 파티에서 춤을 청하는 이가 없어 우두커니 서 있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내성적이고 사회성이 부족한 사람(특히 여성)을

미국 TV에 ‘캅스(Cops)’라는 리얼리티쇼가 있습니다. 경찰이 무자비하게 범인을 제압하는 과정을 여과 없이 보여줍니다. 경찰의 과잉폭력에 대한 비난이 많을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강력한 법 집행” 등 호평 덕에 경찰 지원자까지 늘어날 정도입니다. 그러나 경찰 이미지가 바닥에 떨어지면서 최근 제작사 파라마운트는 지난 32년 동안 방송돼 온 이 장수 프로그램을 종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캅스’를 보면 피해자나 범인의 지인, 목격자의 증언이 사건의 윤곽을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때가 많습니다. 주변인들의 생생한 발언을 중심으로 조지 플로이드 사건을 재구성해 보겠습니다. △“It was like, zero strike and you’re out.” 플로이드의 목을 직접 누른 데릭 쇼빈은 지난해까지 낮에는 경찰로, 밤에는 나이트클럽 경비원으로 일했습니다. 쇼빈은 나이트클럽 손님이 조금만 규칙을 어기거나 반항하면 호신용 스프레이를 뿌려대며 공격적으로 대응했다고 합니다. 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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