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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감 한 스푼

미술관에서 만나는 다양한 창의성의 이야기로 한 스푼의 영감을 채워드립니다.

영감 한 스푼
  • 그림 속에 갇혀버린 피카소의 뮤즈[김민의 영감 한 스푼]

    와장창 깨져서 금이 간 유리창 같은 그림 속 여인이 손수건을 이로 잘근잘근 깨물며 울고 있습니다. 여인은 빨간 모자에 푸른색 브로치를 달고, 긴 머리카락을 가지런하게 빗어 넘긴 모습이지만, 그의 얼굴 한가운데는 흑백 사진처럼 모든 색이 사라지고 불안한 손가락과 치아만 강조돼 있습니다. 빨강, 파랑, 초록, 노랑의 경쾌한 색채를 갖고 있음에도 초조한 모습의 이 여인은 바로 파블로 피카소가 한때 사랑했던 여자, 도라 마르입니다. ‘우는 여인’이라는 제목을 갖고 있는 이 그림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지면서 마르는 영원히 ‘우는 여자’로 기억되고 맙니다. 피카소는 왜 연인을 이렇게 그렸던 걸까요? ‘그림 속에 갇혀버린 뮤즈’, 마르와 피카소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피 묻은 장갑의 여인 피카소와 마르의 첫 만남은 드라마의 한 장면 같았습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난 장소는 프랑스 파리의 예술가들이 자주 오갔던 카페 ‘레 되 마고(Les Deux Magots)’. 함께 아는 친구였던 시인 폴 엘뤼아르

    • 2025-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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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뒷모습과 거울로 만든 미의 여신 [영감 한 스푼]

    거품 속에서 태어난 아프로디테를 그린 보티첼리, 침대에 비스듬히 기댄 비너스를 표현한 티치아노, 시중드는 이들의 도움을 받아 꽃단장하는 루벤스의 비너스까지.르네상스와 16세기 이탈리아 화가들이 그린 비너스(혹은 아프로디테)는 여러 가지 모습으로 유럽 여러 미술관의 중요한 컬렉션으로 남아 있습니다.이들 ‘비너스 그림’은 표면적으로는 신화 속 여신을 묘사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당대 사람들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여성을 그립니다.풍성한 금발을 늘어뜨리거나, 그리스 조각상 같은 신체 비율을 충실히 따르고, 더 나아가 누워있는 공간이나 장신구를 아주 호화롭게 묘사한 것이 흔합니다.그런데 스페인 거장 디에고 벨라스케스가 남긴 그림 ‘로크비 비너스’의 비너스는 조금 다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흐린 얼굴의 흑발 여인간송미술관에 신윤복이 그린 ‘미인도’가 전시됐을 때, 이 그림을 보려고 긴 줄이 늘어섰던 것 기억하시나요?이처럼 아름다운 여인은 누구에게나 호기심을 일으키는 소재입니다. 수백 년이 지나도

    • 2025-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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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뒷모습과 거울로 만든 비너스[김민의 영감 한 스푼]

    거품 속에서 태어난 아프로디테를 그린 보티첼리, 침대에 비스듬히 기댄 비너스를 표현한 티치아노, 시중드는 이들의 도움을 받아 꽃단장하는 루벤스의 비너스까지. 르네상스와 16세기 이탈리아 화가들이 그린 비너스(혹은 아프로디테)는 여러 가지 모습으로 유럽 여러 미술관의 중요한 컬렉션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들 ‘비너스 그림’은 표면적으로는 신화 속 여신을 묘사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당대 사람들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여성을 그립니다. 풍성한 금발을 늘어뜨리거나, 그리스 조각상 같은 신체 비율을 충실히 따르고, 더 나아가 누워있는 공간이나 장신구를 아주 호화롭게 묘사한 것이 흔합니다. 그런데 스페인 거장 디에고 벨라스케스가 남긴 그림 ‘로크비 비너스’의 비너스는 조금 다른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흐린 얼굴의 흑발 여인 간송미술관에 신윤복이 그린 ‘미인도’가 전시됐을 때, 이 그림을 보려고 긴 줄이 늘어섰던 것 기억하시나요? 이처럼 아름다운 여인은 누구에게나 호기심을 일으키는 소재입니다. 수백 년

    • 2025-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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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향을 잃어버린 현대인의 자화상 [영감 한 스푼]

    도시에 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 중 태어난 곳에서 평생 사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또 도시에서 태어났다고 해도 ‘고향’이라는 말을 그곳에 붙이기는 무언가 어색합니다. ‘고향’이라면 산과 들이 있는, 아주 옛날 우리가 ‘원래’ 살았던 어딘가를 상상해야 할 것 같죠.집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떤 사람에게 집은 늘 그 자리에 있는 포근하고 따뜻한 안식처이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잠시 머무는 공간입니다.이 모든 것은 농경 사회나 오랜 세월 문화와 전통을 유지한 토착민이 사라지고 ‘도시’가 생겨나며 발생하는 현상입니다.이런 가운데 현대 미술가 모나 하툼의 작품은 묻습니다.“여전히 집은 영원한 안식처인가? ”그의 작품은 식기가 가득 놓인 식탁에 전선을 달아 전기가 통하도록 만들거나, 그 입구에 벌겋게 달아 오르는 열선을 달아 감옥 같은 풍경을 연출하죠.따뜻한 집이지만 불안한 기운이 가득 도사린 모습. 돌아갈 고향과 잃어버린 채 살아가는 현대 사회의 감각을 자극해 세계 여러 미술 기관에서 수십 년에

    • 2025-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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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티스의 자유는 어디에서 왔을까 [영감 한 스푼]

    흔히 ‘자유’라는 단어를 말할 때 우리가 떠올리는 모습은 이렇습니다. 넓게 펼쳐진 들판을 마음껏 뛰어다니거나, 아무런 장애물 없이 하늘을 나는 사람. 모든 속박에서 벗어나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무한한 자유’를 상상하죠. 앙리 마티스(1869~1954)의 작품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것도 이러한 자유입니다. 역동적으로 원을 그리며 뛰는 사람들을 그린 ‘춤’이 대표적이죠. 이 ‘춤’을 그리기 전 마티스가 낙원을 상상하며 그린 작품이 있는데요. 바로 ‘삶의 기쁨’입니다. 오늘 이 작품을 통해 마티스가 자유로운 표현

    • 2025-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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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티스의 자유는 어디에서 왔을까[김민의 영감 한 스푼]

    흔히 ‘자유’라는 단어를 말할 때 우리가 떠올리는 모습은 이렇습니다. 넓게 펼쳐진 들판을 마음껏 뛰어다니거나, 아무런 장애물 없이 하늘을 나는 사람. 모든 속박에서 벗어나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할 수 있는 ‘무한한 자유’를 상상하죠.앙리 마티스(1869∼1954)의 작품에서 사람들이 느끼는 것도 이러한 자유입니다. 역동적으로 원을 그리며 뛰는 사람들을 그린 ‘춤’이 대표적입니다. ‘춤’을 그리기 전 마티스가 낙원을 상상하며 그린 작품이 있는데요. 바로 ‘삶의 기쁨’입니다. 오늘 이 작품을 통해 마티스가 자유로운 표현을 하기까지의 과정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프랑켄슈타인 같은 ‘낙원’‘삶의 기쁨’은 르네상스 시대부터 화가들이 즐겨 그렸던 낙원을 주제로 한 그림입니다. 그림 속에는 울긋불긋한 들판 위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사람들이 한가롭게 누워 있거나, 악기를 연주하며 춤을 추고, 애정 표현을 하고 있죠. 시각부터 청각, 촉각을 자극하는 이 그림을 마티스의 작업실에서 처음 본 동료

    • 2025-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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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대 경전부터 마트까지, 그 중심엔 ‘꿈’이 있다 [영감 한 스푼]

    오늘은 이집트 출신 현대미술가 와엘 샤키와 나눈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샤키는 십자군 전쟁을 마리오네트로 재현한  연작 ‘십자군 카바레’(2010~2015), 신화를 재구성한 ‘알 아라바 알 마드푸나’(2012~2016) 등으로 주목을 받았습니다. 카셀 도큐멘타, 샤르자 비엔날레,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MoMA) PS1 등 주요 국제전이나 기관에서 전시했고, 지난해에는 베니스비엔날레 이집트관에서 개인전을 열고 역사를 주제로 한 대규모 음악극 ‘드라마 1882’(2024)를 공개했죠. 감각적인 영상미와 스토리, 또 수십 명

    • 2025-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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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불황에도 무료입장 확대한 휘트니미술관 [영감 한 스푼]

    요즘 미국은 국경을 더 강화하고, 관세를 높이며 정치와 경제 분야에서는 장벽을 더욱 탄탄하게 세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뉴욕 휘트니미술관이 최근 수 년간 관람객을 향한 문턱을 낮춰 눈길을 끌고 있는데요. 2024년에는 매주 금요일 밤(오후 5~10시), 매월 둘째주 일요일을 무료 관람일로 지정하더니, 최근에는 25세 이하 관람객이라면 거주지와 국적을 불문하고 누구나 입장료를 면제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휘트니 미술관 입장료는 30달러로 약 4만원. 뉴욕 현대미술관(MoMA), 메트로폴리탄미술관, 구

    • 2025-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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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네의 연못에는 수평선이 없다 [영감 한 스푼]

    바람에 따라 일렁이는 물결에 햇빛이 반짝이는 어느 연못. 이 연못 가장자리로 나이 든 화가가 일꾼과 함께 손수레를 끌고 다가옵니다.수레에 가득 실린 캔버스와 이젤이 차례로 물가로 내려지며 빈 캔버스들이 마치 조그마한 댐처럼 연못을 에워쌉니다.그림 그릴 준비를 마친 화가는 분주하게 8개의 캔버스를 오가며 각기 다른 장소에서 본 연못을 그려 나가기 시작합니다.화가는 이런 식으로 연못의 모습을 30년 넘게 그려 무려 250점을 남겼습니다. 바로 클로드 모네의 ‘수련’ 연작입니다.꽃이 핀 수족관에 있는 듯모네가 수련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1890년대. 모네는 파리를 떠나 약 75km 떨어진 근교의 농촌 마을 지베르니에 머물고 있었는데요.1883년 처음 지베르니에 정착할 때는 이 집을 임대로 살았지만 점점 형편이 나아져 집을 매입하고 그 옆 땅도 사면서 자신만의 정원을 가꾸기 시작했습니다.이 때 모네의 나이가 50세. 청년 시절엔 인상파 그림이 인정받지 못해 가난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루앙

    • 2025-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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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모네의 연못에는 수평선이 없다[김민의 영감 한 스푼]

    바람에 따라 일렁이는 물결에 햇빛이 반짝이는 어느 연못. 이 연못 가장자리로 나이 든 화가가 일꾼과 함께 손수레를 끌고 다가옵니다. 수레에 가득 실린 캔버스와 이젤이 차례로 물가로 내려지며 빈 캔버스들이 마치 조그마한 댐처럼 연못을 에워쌉니다.그림 그릴 준비를 마친 화가는 분주하게 8개의 캔버스를 오가며 각기 다른 장소에서 본 연못을 그려 나가기 시작합니다. 화가는 이런 식으로 연못의 모습을 30년 넘게 그려 무려 250점을 남겼습니다. 바로 클로드 모네의 ‘수련’ 연작입니다.꽃이 핀 수족관에 있는 듯모네가 수련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1890년대. 모네는 파리를 떠나 약 75km 떨어진 근교의 농촌 마을 지베르니에 머물고 있었는데요. 1883년 처음 지베르니에 정착할 때는 이 집을 임차해 살았지만 점점 형편이 나아져 집을 매입하고 그 옆 땅도 사면서 자신만의 정원을 가꾸기 시작했습니다.이때 모네의 나이가 50세. 청년 시절엔 인상파 그림이 인정받지 못해 가난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

    • 2025-0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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