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즈 불치병 아니다…줄기세포 이식으로 두번째 ‘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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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3월 5일 19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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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만에 두번째 사례…이식세포가 CCR5 유전자 차단

에이즈의 치료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에이즈에 감염된 환자가 줄기세포 이식을 통해 완치된 지 10년, 두 번째 완치 환자가 나왔다.

워싱턴포스트(WP)가 4일(현지시간) 학술지인 네이처를 인용해 에이즈에 감염된 런던의 한 남성이 바이러스 내성을 가진 줄기세포를 이식받은 후 약물치료 없이 1년 반 동안 차도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네이처에 따르면, 이는 앞서 ‘베를린 환자’라 불리던 티모시 브라운이 비슷한 줄기세포 이식을 통해 에이즈를 치료한 이후 10년 만에 나온 쾌거다.

네이처는 런던 환자의 경우 완치를 선언하기에는 이르지만 차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에이즈 연구 분야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하버드의과대학 부속 브리검 여성병원에서 전염병을 담당하고 있는 다니엘 쿠리츠크는 “이번 사례는 정말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는 베를린 환자의 사례가 일회성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베를린 환자의 사례가 발표됐을 때 아무도 그 사실을 의심하지는 않았지만, 유일한 환자였다”며 “그리고 그가 받은 많은 치료법 중 어떤 것이 완치에 기여했는지 알 수 있겠는가. 그것이 다시 재현될 수 있을지도 불확실했다”고 덧붙였다.

런던 환자의 경우, 혈액암의 일종인 호지킨 림프종을 치료하기 위해 기능하지 않는 돌연변이 CCR5 유전자를 가진 기증자로부터 골수 세포를 이식받았다. 그 결과 에이즈 증상도 나타나지 않고 있다.

연구팀은 에이즈 바이러스(HIV)가 혈액 세포에 침입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단백질을 만드는 것으로 알려진 CCR5 유전자를 이식받은 세포가 차단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WP에 따르면, 정상적으로 기능하는 CCR5 유전자를 보유한 기증자에게서 줄기세포를 이식받은 보스턴 환자들에서도 HIV가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줄기세포 이식 자체가 HIV 감소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국제에이즈학회는 성명을 통해 “이러한 새로운 발견들은 에이즈가 치료될 수 있다는 믿음을 재확인시켜주는 것”이라며 “이러한 사례들이 안전하고 비용 효율이 높으며 쉬운 치료법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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