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정은 연내 답방 ‘결심’만 남았다지만…경호 문제 등 변수 많아

  • 뉴스1
  • 입력 2018년 12월 3일 14시 45분


코멘트

촉박한 일정에 비해 준비 사안 많아 현실적 어려움
北, 대내외 사정 모두 고려해야…美의 ‘긍정 시그널’ 일단 호재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 답방에 다시 ‘드라이브’를 거는 모양새다. 김 위원장의 ‘결심’만 남았다는 분석마저 나온다.

그러나 김 위원장의 ‘결심’까지는 고려해야 할 사안이 여전히 산적한 것이 사실이다. 정치적인 고려 사항 못지않게 물리적인 부분이 크게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일단 일정이 촉박하다. 북측의 국가 원수가 남측, 서울을 찾는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다. 경호와 의전 등의 문제에서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나는 것과는 또 다른 차원의 준비 사항이 필요한 일이다.

잦은 예행연습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김 위원장과 방남단 일행의 동선을 짜는 것부터가 과제다.

부대행사의 구체적 내용의 경우 판문점 회담과 평양 정상회담의 전례가 참고가 될 수 있다고 해도, 북측 대표단의 숙소 등 실질적인 문제에 있어서 준비시간이 넉넉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실제 정부는 김 위원장의 12월 방남을 염두에 두고 11월 중순부터 서울 시내 주요 호텔의 12월 10~15일께 숙박 가능 여부를 사전에 체크하고 남산타워, 북측 예술단의 공연 장소 등도 일정 부분 준비하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해당 기간에 숙박 예약이 불가능했던 시내 호텔의 숙박 예약이 다시 가능해지는 등 김 위원장의 방남과 관련한 준비 사항들이 무효화된 것으로 해석되는 정황이 포착됐다.

또 북측이 우리 측의 방남 요청을 이미 거절했다는 외신의 보도도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의 방남이 ‘결심’에 의해 다시 추진된다고 할 지라도 제반 사항 준비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제기되는 것이다.

북한 내부 사정도 고려해야 한다. 북한은 오는 17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7주기를 앞두고 있다. 주요 정치 행사가 진행되는 과거 최고지도자의 기일에 현 최고지도자가 평양을 비우는 것은 북한 체제의 특성상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현실적으로 17일 이후로 방남이 추진되더라도 올해 각 분야별 ‘총화’와 내년 신년사 준비를 앞둔 북한이 대대적 행사인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준비할 여력이 있을지 미지수다.

정치적인 면을 고려하더라도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북미 비핵화 협상 국면에서 북측에 어떻게 유리하게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당사국인 미국과의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남북 간 의미 있는 정치적, 경제적 합의를 내놓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직접 만나 김 위원장의 방남에 대해 긍정적 언급을 받아낸 것은 의미가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이 바라는 바를 이루어 주겠다’라고 언급한 것은 김 위원장의 입장에서는 북미 비핵화 협상에 있어 트럼프 대통령이 정상 간 합의를 통한 ‘탑다운’ 방식의 협상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 부분이다.

국제사회에 ‘약속을 지키는 정상’의 이미지를 각인하면서 지난 6월에 이어 또 한 번의 ‘대외’ 행보를 통해 자신감과 정상국가 이미지를 과시하려는 시도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의 방남 추진 ‘드라이브’가 꼭 연내 답방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관측을 내놓기도 한다.

남북 간 사전 접촉 과정에서 북측이 김 위원장의 방남 시점에 대해 구체적 언급을 하지 않자 일단 시점을 못 박기 위한 차원에서 전략적 접근을 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미 정상회담 후 트럼프 대통령이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의 시점을 내년 1~2월로 제시한 것은 김 위원장의 행보를 구체화시킨다는 한미 간 공감대 속에서 나온 전략적 행보라는 것이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