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궁 갔다 온 SK… 한동민, 험한 승부 끝냈다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1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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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에 극적 승리… 6년만에 KS
9 대 4 앞서다 9회초 동점 허용, 10회 역전당했지만 곧장 뒤집어
4일 두산과 잠실서 KS 첫판

한동민 10회말 끝내기포 한동민이 2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10회말 SK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짓는 끝내기 1점 홈런을 친 뒤 3루를 돌며 환호하고 있다. SK의 한국시리즈 진출은 2012년 이후 6년 만이다. 인천=뉴스1
한동민 10회말 끝내기포 한동민이 2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10회말 SK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짓는 끝내기 1점 홈런을 친 뒤 3루를 돌며 환호하고 있다. SK의 한국시리즈 진출은 2012년 이후 6년 만이다. 인천=뉴스1
9구째까지 가는 끈질긴 승부였다. 2스트라이크 이후 계속 파울을 쳐내거나 볼을 골라내며 3볼 2스트라이크로 풀카운트 접전을 벌이던 SK 한동민의 방망이가 힘껏 돌았다. 130m의 긴 궤적을 그린 홈런이 터지는 순간 기쁨에 겨워 펄쩍펄쩍 뛰었다. 거짓말 같은 추격전을 펼치던 넥센의 팬들에게는 믿기지 않는 장면이었다.

SK가 2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역전에 역전을 거듭한 끝에 연장 10회 터진 연속 홈런으로 넥센을 10-11로 물리치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SK는 10회말 김강민과 한동민의 연속 홈런으로 2점을 뽑아내며 재역전승을 거두고 3승 2패를 기록하며 대망의 한국시리즈 진출권을 따냈다.

넥센은 4-9로 뒤지던 9회 2사 후 박병호의 극적인 투런 동점 홈런 등 9회에만 5점을 뽑으며 동점을 만든 뒤 10회에는 10-9로 역전까지 성공했으나 마지막에 눈물을 흘렸다.

왜 이 승부가 끝까지 갈 수밖에 없었는지를 증명하는 경기였다. 넥센은 빠른 발과 다재다능한 공격 루트를 자랑했고 SK도 시원한 홈런포를 뽐냈다. 시즌 한때 홈런왕을 다툰 SK 로맥과 넥센 박병호는 부진에 빠져 있다가도 귀신같이 ‘딱 필요한 그때’ 한 방씩을 주고받았다.

5회까지 양 팀 선발 김광현과 브리검이 명품 투수전을 펼칠 때까지만 해도 그저 평범한 풍경이었다. 정적을 깬 건 또다시 넥센 임병욱이었다. 6회초 준플레이오프 최우수선수(MVP)로 활약했던 임병욱이 또 한 번 ‘크레이지 모드’를 가동했다. 임병욱의 선제 2타점 적시 2루타는 호투하던 김광현을 6회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기고 강판시켰다. 넥센은 6회에만 3점을 쓸어 담으며 앞서 나갔다.

그러자 6회말 곧바로 SK가 로맥의 ‘스리런’과 최항의 3타점 2루타로 6-3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하지만 9회에 넥센은 이날 경기 내내 무안타로 침묵한 테이블세터 김하성과 송성문이 나란히 연속 2루타를 치며 6-9까지 추격했고 당황한 SK 내야진에서 실책이 겹쳐 7-9까지 좁혀졌다. 9회 2사, 타석에는 거짓말처럼 시리즈에서 한 번도 손맛을 보지 못한 채 고개를 숙이고 있던 박병호가 섰다. 박병호는 시원한 헛스윙 두 번과 함께 1볼 2스트라이크로 몰리며 그대로 주저앉는 듯했다. 하지만 그는 9-9 동점을 만드는 투런포로 자신이 왜 박병호인지를 증명해냈다. 넥센 더그아웃의 선수들은 모두 튀어나와 절규에 가까운 비명을 질렀다.

넥센은 연장 10회초 임병욱이 선두 타자로 나서 2루타로, 9회 대타로 나왔던 김민성이 또 한 번 2루타로 쉽게 1점을 더 달아났다. 하지만 연장 10회말 SK 1번 타자 김강민은 이를 비웃듯 시원하게 방망이를 돌렸고 홈런임을 직감한 신재영은 그대로 주저앉았다. 홈런군단 SK는 이어 한동민의 끝내기 홈런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결국 SK는 잠실로 간다. 2012년 이후 6년 만에 한국시리즈 무대 복귀다.

인천=임보미 bom@donga.com·조응형 기자
#프로야구#포스트시즌#sk 와이번스#한동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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