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북미서 제2 라인 만들려”… 이해진, 네이버 의장직 사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21일 03시 00분


코멘트

등기이사-라인 회장직은 유지… 김상헌 대표도 8년만에 물러나
한성숙 총괄부사장이 ‘바통’
내년 3월 주총서 최종 선임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49)이 유럽 북미에서 ‘제2의 라인’을 만들기 위해 내년 3월 의장직을 사임한다. 또 김상헌 네이버 대표(53)가 물러나고 한성숙 네이버 서비스 총괄부사장(49)이 대표이사직을 이어받는다. 네이버는 20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인사를 발표했다.

 20일 네이버 관계자는 “이 의장의 의장직 사임은 북미 유럽 시장에 집중하겠다는 상징적인 의미”라며 “이 의장이 한국보다는 이들 해외 시장에 더 오래 체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의장이 직을 내려놓겠다는 결단을 내린 것은 9월 플뢰르 펠르랭 전 프랑스 디지털경제 장관이 설립한 코렐리아 캐피털의 유럽투자 펀드에 1억 유로(약 1230억 원)를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즈음이다.

 이미 두 차례 재신임을 받은 김 대표가 이 의장에게 연임 포기 의사를 밝히면서 3분기(7∼9월) 매출 1조 원 시대를 열 예정인 네이버의 ‘차기 리더십’에 대한 논의가 불거졌고, 자신도 의장직을 내려놓고 북미 유럽 시장에 더욱 전념하겠다고 결심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 의장은 책임경영을 위해 네이버 등기이사, 라인 회장직은 유지한다.

 이 의장의 향후 행보는 인수합병(M&A), 연구개발(R&D) 등에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는 7월 기자간담회에서 “미국 유럽은 꿈의 시장이자 라인처럼 새로운 브랜드, 또 다른 성공 사례를 만들 수 있는 도전의 장”이라고 말했다.

 이 의장은 1999년 6월 네이버를 설립해 대표이사를 지냈으며 한게임과 합병한 뒤 2001년 11월 NHN(옛 네이버) 공동대표이사 사장을 지냈다. 2004년부터는 네이버 대표이사직을 그만두고 NHN 최고전략책임자(CSO) 등을 맡았다.

 네이버를 이끌 이 의장의 오른팔 한성숙 대표이사 내정자는 인터넷 산업 초창기부터 오랫동안 정보기술(IT) 업계에 몸담아 온 전문가다. 숙명여대를 나와 엠파스 검색사업 본부장을 거쳐 2007년부터 네이버에 합류했다. NHN 검색품질센터 이사, NHN 네이버서비스1본부 본부장 등을 거쳐 현재 서비스 전반을 총괄하고 있다.

 한 내정자는 브이 라이브(V LIVE) 등을 통해 글로벌 서비스를 추진할 수 있는 동력을 마련했고, 합리적인 리더십으로 직원들을 이끌어 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네이버는 내년 3월 주주총회 승인과 이사회 결의를 거쳐 차기 대표이사에 한 내정자를 최종 선임할 예정이다. 선임이 확정되면 한 내정자는 시가총액 10위 대기업 가운데 첫 여성 CEO가 된다.

 한편 김 대표는 내년 3월 임기를 마치고 경영자문으로 네이버의 글로벌 성장을 도울 예정이다. 김 대표는 2009년 4월부터 네이버 대표를 맡아 약 8년 만에 물러나는 것이다.

신무경 기자 fighter@donga.com
#이해진#네이버#김상헌#한성숙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