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살풀이란… 진정한 춤꾼을 위한 ‘춤의 대화’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9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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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극 ‘사제동행’ 25, 26일 열려… 故 정재만 교수 추모영상 상영도

25, 26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예악당 무대에 오르는 ‘사제동행’ 공연 중 정재만 안무의 승무. 국립국악원 제공
25, 26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예악당 무대에 오르는 ‘사제동행’ 공연 중 정재만 안무의 승무. 국립국악원 제공
7월 불의의 교통사고로 생을 마감한 중요무형문화재 제27호 승무 예능 보유자 고 정재만 숙명여대 명예교수 등이 안무한 ‘사제동행’이 25, 26일 오후 8시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 국립국악원 예악당 무대에 오른다.

고인은 생전 이수자 4명과 함께 6월 중순부터 타계하기 며칠 전까지 공연 준비에 전력을 쏟고 있었다. 22일 만난 이수자 김혜영 씨(43)는 “선생님 발인이 있었던 7월 15일에는 원래 오전 10시부터 사제동행 공연 연습이 예정돼 있었다”며 “선생님은 유독 이번 공연 무대를 앞두고 이수자들에게 자신의 춤에 대한 철학을 깊이 있게 전달하려고 노력했다”며 흐느꼈다.

이 작품은 고인을 비롯해 한명옥 국립국악원 무용단 예술감독, 한국무용가 이흥구 김매자 국수호 이성훈 박은하 선생이 직접 국립국악원 무용단원들을 지도한 무용극이다. 승무, 살풀이, 동래학춤 등 다섯 가지 전통 무용별로 스승과 제자가 등장해 진정한 춤꾼이 되기 위한 자세와 의미에 대해 이야기한다.

다른 무대와 달리 고인과 이수자들의 승무는 제자들만 무대에 오른다. 대신 공연 직전 생전 국립국악원 무용단원들을 지도한 고인의 모습을 담은 영상을 1분간 상영할 예정이다.

“다른 선생님들이 열정적으로 제자들을 지도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왜 그렇게 서럽고 속상한지 이수자들끼리 선생님을 그리워하며 많이 울곤 했어요. 며칠 전 꿈에 선생님이 나타나셨는데 ‘혜영아. 나 죽지 않았어. 나 여기 있어’라고 말씀하더라고요. 신기한 건 저 말고도 다른 이수자들 꿈에도 선생님이 나와 같은 말을 했대요.”(이수자 김혜영)

사고가 있기 1개월 전에 마지막 이수자로 뽑힌 조은주 씨(33)는 “선생님과 함께 무대에 오르진 못하지만 선생님이 공연장 어딘가에서 유작을 지켜보고 있으리라 믿는다”며 “스승을 추모하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수자들에 따르면 고인은 생전 제자들에게 ‘춤을 출 때에는 춤꾼의 감정이 드러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단전에서 나오는 힘으로 담백하고 깊이 있는 춤을 춰야 한다는 게 고인의 철학이었다. 이수자들은 “스승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이번 공연에서 슬픈 감정을 숨긴 채 깊은 춤을 만들어내는 것이야말로 우리들의 숙제”라고 입을 모았다. 관람료는 1만∼3만 원. 02-580-3300

김정은 기자 kimje@donga.com
#승무#살풀이#사제동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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