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등산객 떨게 했던 ‘무등산 다람쥐’ 상점털이 전락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4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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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게 강도짓뿐” 출소후 또 범행

지난달 25일 오전 1시 광주 서구의 한 고깃집. 한 남성이 마스크를 쓴 채 식당 창문을 따고 들어갔다. 그러나 비상벨이 울리자 계산대의 동전 1500원만 챙긴 뒤 급히 달아났다.

광주 서부경찰서가 신고를 받고 고깃집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한 결과 이 남성은 ‘무등산 다람쥐’ 이모 씨(56)였다. 그는 전과 13범으로 1997∼98년 무등산 증심사 일대에서 아베크족을 상대로 여덟 차례나 강도행각을 벌인 뒤 빠르게 도주해 ‘무등산 다람쥐’로 불렸다.

이 씨는 2012년 광주 동구 한 금은방에서 5000만 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쳐 복역한 뒤 지난해 12월 출소했다. 그러나 나쁜 손버릇은 멈추지 않았다.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9일 사이 광주와 대전 편의점 3곳에서 현금 140여만 원을 빼앗았다.

경찰은 광주의 한 시내버스 CCTV에서 이 씨의 모습을 확인한 뒤 13일 오후 1시 광주 서구 양동시장 주변 하천에서 노인들과 화투를 치고 있는 이 씨를 발견했다. 형사 5명이 이름을 부르며 다가가자 이 씨는 강하게 저항하면서 한 형사의 어깨를 물기도 했다. 이 씨는 경찰에 붙잡힌 뒤 “25년을 감옥에서 살았다. 이젠 나이가 먹어 날품팔이도 어려웠다. 먹고살기 위해 강도짓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경찰은 이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좀도둑#무등산 다람쥐#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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